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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소네트(Sonnet) 109- 셰익스피어(Shakespeare) 아, 서로 떨어져 있어 내 정열이 약해진 듯 보여도나를 부정하다 말하지 말라당신 가슴 속에 깃든 내 영혼에서나는 그리 쉽게 분리될 수 없도다 그곳은 내 사랑의 고향, 내 설령 방랑하더라도때가 되면, 변함없는 모습으로 제 시간에 돌아오는 여행자처럼나 역시 돌아와 내 오물을 씻으리다 결코 믿지말라, 온갖 핏줄에 흐르는모든 약점이 내 천성에 깃들어 있지만당신 전부를 헛되이 버릴 만큼내 그리 터무니없이 때 묻지는 않았도다 당신 없는 이 광활한 우주는 한낱 공허다나의 장미여, 당신은 나의 전부로다 O never say that I was false of heart,Though absence seemed my flame to qualify.As eas..
소네트(Sonnet) 108- 셰익스피어(Shakespeare) 내 참된 혼을 다 드러내 보였거늘글로 남길 만한 그 무엇이 더 머릿 속에 남아있겠는가?내 사랑, 혹은 당신의 미덕에 관해더 말할 게 무엇이며, 더 기록할 게 무엇이겠는가? 전혀 없도다, 아름다운 친구여, 그러나 신에게 기도하는 사람처럼나도 하나의 오래된 말을 오래되었다 생각지 않고 처음 당신의 아름다운 이름 거룩히 불렀던 날처럼 날마다, 한결같이 되풀이하리다. 당신은 내 것, 나는 당신 것이라고 그리하여 영원한 사랑은, 언제나 새롭고 젊어세월의 먼지와 상처에 신경쓰지 않으며반드시 오기 마련인 주름에도 괘념치 않으니노인을 영원한 청년으로 만드는구나 세월과 외모는 사랑이 죽었다 말하지만나는 당신에게서 사랑의 첫 느낌을 다시 발견한다 What’s..
소네트(Sonnet) 107- 셰익스피어(Shakespeare) 나 자신의 공포도, 다가올 날을 점쳐보는이 광대한 세계 속 예언자들도때가 되면 압수되어 종말이 닥칠거라는내 참된 사랑의 기한을 좌우하지는 뭇할 것이다 유한한 달이 마침내 빛을 잃고음울한 점쟁이들이 자신들의 점괘에 히죽거릴 때의심 속에서 새로운 확신이 왕관을 쓰고올리브 가지를 내밀어 영원한 평화를 선언하노라 이 향긋한 시대의 향유로 인해내 사랑은 새로워지고, 죽음도 내게 굴복하도다죽음은 글 모르는 이들이나 농락할 수 있을뿐나는 이 소박한 시 속에서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도 이 시에서 당신의 기념비를 찾을 수 있으리다폭군의 기억이 사라지고 황동의 무덤이 재로 변한 후에도 Not mine own fears, nor the prophetic ..
소네트(Sonnet) 106- 셰익스피어(Shakespeare) 흘러간 세월을 담은 어느 옛 책에는지극히 아름다운 사람들 적혀있다아름다움은 아름다운 옛 시를 낳아 지금은 죽고 없는 사랑스러운 여인들과 기사들이 찬미되고 있구나 손, 발, 입술, 눈, 이마,그들의 아름다움이 나열된 항목을 보는 순간나는 깨달았다 이 옛 시인이 표현하려 한 것이바로 당신이 지금 지배하고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그러니 그 모든 찬사는 우리 시대를 예견하고당신을 예시한 것에 불과하다다만 그들은 짐작하는 눈으로만 볼 수 있었기에당신의 진가를 충분히 노래할 수 없었구나 아, 당신을 직접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마저 경탄할 눈은 있어도 찬미할 혀는 없구나 When in the chronicle of wasted timeI ..
소네트(Sonnet) 105- 셰익스피어(Shakespeare) 지금까지 늘, 그리고 앞으로도 언제나, 내 모든 노래와 찬양이 한 사람에게 바치는, 한 사람만의 것이라 해서내 사랑을 우상숭배라 부르지 마라또한 내 사랑하는 이를 우상으로 의심하지도 마라 내 사랑하는 이는 오늘도 정답고 내일도 정다우니 찬탄이 나올만큼 한결같다그러니 불변하는 것만 다루는 내 시는다른 것은 다 버려두고 오직 하나만을 다룰 수밖에 없다 ′아름다움과 착함과 참됨′이 내 시의 전부요′아름다움과 착함과 참됨′을 다양한 표현으로여러가지로 변주하는 것이 내가 애써 쓰고자 하는 것의 전부이니한몸에 셋이 깃든 그는 시적 주제로서 놀랄만큼 광대한 영역이로다 ′아름다움과 착함과 참됨′이 간혹 혼자서 발견되는 때는 있었으나그 셋이 한자리에 모여 ..
소네트(Sonnet) 104- 셰익스피어(Shakespeare) 아름다운 친구여, 내겐 당신은, 결코 늙지 않는다내가 당신의 눈을 처음 들여다 보았던 그 날처럼당신은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다 그 사이 나는 보았다 계절이 바뀌어가는 것을 이제나 그제나 푸르고 싱싱한 당신을 처음 본 이래로세 번의 추운 겨울이 나뭇잎을 떨어뜨려 여름의 콧대를 세 번 꺾어놓았고세 번의 아름다운 봄이 세 번의 노란 가을이 되었으며세 번의 사월 향기가 세 번의 뜨거운 여름 속에서 불타 사라졌다 아, 그러나 아름다움은, 시계의 시침과 같아언제 발걸음을 옮겼는지조차 모르는 새 도망치는 법이다그러니 당신의 아름다운 자색도 나한테야 그대로지만그건 내 눈이 속는 것일뿐 실은 움직이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그것이 걱정이니, 들으라, 아직 태..
셰익스피어 소네트 #103|덧붙이지 않는 것이 더 아름답다|(Shakespeare Sonnet 103) 소네트(Sonnet) 103- 셰익스피어(Shakespeare) 아, 내 뮤즈는 얼마나 빈곤한 시만 써대고 있는가능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그토록 훌륭한 주제,아무 찬사도 덧붙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쓰기만 하면 더 빛나는 그런 주제를 갖고서 아, 내가 더 시를 쓰지 못한다 해도, 나를 나무라지 말라! 그저 거울을 들여다보라, 그러면 그곳에 내 시구를 진부하게 하고 나를 부끄럽게 하며내 무딘 창작력을 압도하는 하나의 얼굴이 나타나리다 그러니 죄를 짓는 일 아니겠는가, 괜스레 고쳐보려다이미 그 자체로 완전한 주제를 망쳐놓는 것이?내 시는 오직 당신의 아름다움과당신의 자질을 노래할 뿐이나 당신이 거울을 들..
셰익스피어 소네트 #102|사랑을 떠벌이지 마라|(Shakespeare Sonnet 102) 소네트(Sonnet) 102- 셰익스피어(Shakespeare) 내 사랑은 강해졌다, 보기엔 약해진 듯해도내 사랑은 줄지 않았다, 그렇게 보일지는 몰라도누군가 제 입으로 자기 사랑이 얼마나 고귀하지 사방팔방 떠들고 다닌다면 그 사랑은 한낱 싸구려 상품이 될 것이다 봄, 우리의 사랑이 시작되었을 때나이팅게일이 여름 들머리에 노래를 시작하듯이나는 노래하며 오는 사랑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여름의 절정이 오면 그녀는 노래를 멈춘다 애절한 노래로 밤을 그윽하게 하던 봄보다여름이 덜 즐거워서가 아니라나뭇가지마다 쏟아지는 음악 소리 요란해감미로움도 흔해져 그 귀한 기쁨을 잃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녀처럼 나도 때로는 입을 다물리..
소네트(Sonnet) 99- 셰익스피어(Shakespeare) 나는 남보다 일찍 핀 제비꽃을 이렇게 꾸짖었다아름다운 도둑아, 너의 그 향기를 어디서 훔쳤느냐내 사랑하는 이의 숨결에서가 아니냐? 네 보드라운 뺨에 물든 그 찬란한 보랏빛은 내 사랑하는 이의 혈관에서 너무 무례하게 가져온 것이 아니냐? 백합 역시 당신 손의 하얀 빛깔을 훔쳤고박하꽃 봉오리도 당신 머리칼의 향기를 훔쳤으니 유죄라고 판결하자장미는 가시 위에 서 두려움에 떨고 있구나빨간놈은 수치심에 얼굴을 붉히고, 하얀놈은 절망감에 하얗게 질린채로 그런데 붉지도 희지도 않은 놈은 둘 다 훔친 것도 모자라거기에 더해 당신의 숨결에서 향기까지 훔쳤도다그러나 그렇게 도둑질해 화려하게 꽃을 피워 자신의 절정을 뽐내봤자복수심에 불타는 꽃벌레가 장미를 먹어치..
「인간의 행로를 막는 것은 오직 거대한 장애물 ― 거대한 대양, 거의 통과가 불가능한 산맥, (아마존 지역, 북아메리카, 시베리아 등지의) 광활한 삼림, 광대한 사막 등 ― 뿐이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무리 거대한 대양이라고 하더라도 일찍부터 인간의 모험이 펼져지지 않고 그리하여 그 비밀이 드러나지 않은 바다는 없었고(예를 들면 고대 그리스 인들은 인도양의 몬순을 알고 있었다), 거기에 접근하고 통과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산맥이 없었으며, 인간이 이리저리 뚫고 들어가보지 않은 숲이나 인간이 통과해보지 못한 사막이 없었다. 이 세계가 "거주 가능하고 항해 가능한" 공간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1500년 이전, 아니 1400년이나 심지어 1300년 이전에도 아무리 작은 조각의 공간이라고..
셰익스피어 소네트 #98| 내 계절은 여전히 겨울| (Shakespeare Sonnet 98) 소네트(Sonnet) 98- 셰익스피어(Shakespeare) 당신에게서 떠나있던 계절은 봄이었다눈부시게 차려입은 사월이 만개해만물에 청춘의 기운을 불어넣고우울한 새턴마저도 신나게 웃고 뛰놀던 때 그러나 새들의 노래에도, 저마다 다채로운 색과 풍미를 지닌 다양한 꽃들의 달콤한 향기에도 내게선 여름날의 유쾌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고그 풍성한 꽃밭에 가 꽃을 따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나는 백합의 그 순수한 하얀 빛에도 감탄이 나오지 않았고장미의 그 짙은 붉은 빛에도 찬탄이 나오지 않았다그것들은 아름답고 기쁨의 표상이나그 모든 것은 봄의 원형인 당신을 그저 본뜬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이 없기에 내 ..
말하라, 모든 진실을, 하지만 비스듬하게 말하라성공은 에두르는 데에 있다우리의 허약한 기쁨에게 너무 밝은진실은 너무 큰 놀라움이니마치 친절한 설명으로 천천히아이들의 눈을 밝히듯진실도 차츰차츰 광채를 발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눈이 멀고 말 것이다 Tell all the truth but tell it slant BY EMILY DICKINSON(에밀리 디킨슨) Tell all the truth but tell it slant —Success in Circuit liesToo bright for our infirm DelightThe Truth's superb surpriseAs Lightning to the Children easedWith explanation kindThe Truth must d..
「겐유: 좌선의 뇌파에 대한 논문을 읽어보면 미간에서 나오는 세타파의 중요성에 대해 연구하는 분도 있더군요. 알파파도 좋고 세타파도 좋습니다. 하지만 머리를 갸우뚱하게 하는 것은, 좌선의 알파파를 리랙스relax한(편안한) 알파파라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아리타: 그래요? 저는 그것에 반대합니다. 겐유: 예를 들면 궁도에서 활을 놓는 순간의 그 직전에 알파파가 나옵니다. 확실히 리랙스할 때도 알파파가 나오지만, 그 차이는? 아리타: 무엇이 다른가 하면 ′빠른 알파파′는 졸린 기운이 아니라 상쾌한 것입니다. 물론 좌선을 하는 사람들은 끝난 후 졸린 기운을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좌선의 경우 리랙스한 알파파는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알파파는 리랙스한 알파파입니다. 그것은 눈을 감으..
「겐유: 또 저는 ′중용′과 ′중도′를 구별해서 사용합니다. ′중용′은 중국의 용어인데, 중국적인 ′중용′은 처음부터 중용입니다. 석가모니는 ′중용′이 아니라 ′중도′입니다. 양극단을 알기 때문에 자연히 그 중심점을 알게 됩니다. 아리타: ′중도′군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중도′라는 말을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겐유: ′중용′이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그러나 ′중용′은 처음부터 그만그만하다는 느낌이지요. 세상과의 관계에서 본다고나 할까요? 양극단을 시도해 보지 않은 그런 기분을 줍니다. 맹자는 공자를 평하기를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석가가 권한 것은 양극단을 알고 난 후의 도道입니다.」* 겐유 스님은 뭔가 잘 못 알고 있는 것 같..
겐유: "잠을 잘 수 없는 분들에게 하나의 처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눈을 감고 시선을 수평선보다 아래로 갖고 가면 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수평선 위로 시선을 갖고 가는 순간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됩니다. ′더구나 좌우로 시선을 흔들면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없습니다.′ 잠을 못 자는 사람들은 눈은 감고서 눈꺼풀의 뒤를 응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을 못 자는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 말고 시선을 수평선 위로 올리고서 천천히 시선을 좌우로 흔들면 순한 양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쉽게 잠들 수 있습니다."*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가벼운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도해봐서 나쁠 건 없을 것 같다. 17/09/10 * 아리타 히데오·겐유 소큐, 선과 뇌: 좌선은 위대한 뇌훈련법이다, 이성..
겐유: "제가 완전히 탈력되어 있을 때, 저는 우리가 사용하는 좌뇌, 즉 언어의 기능과 계산하는 기능을 하는 좌뇌를 완전히 휴식 상태로 두게 됩니다. 이것은 좌선의 섬매와 일맥상통합니다. 좌뇌의 기능이 쉬게 되면 우뇌는 움직여도 좋은 상태가 됩니다. 즉, 어떤 이미지를 묘사하거나 음악을 떠올리거나 경전의 구절을 생각하거나 무엇을 하든지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의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좌뇌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되면 몸이 수평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아주 놀랍게 여기는 것은 몸속에 기세 좋게 흐르는 ′기′라는 것이 있고, 이것을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이 좌뇌라는 사실입니다. 그때 우뇌가 작동한다는 것이 아무 걱정 없는 상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우뇌 우위의 상태가 되면..
"선생과 대화하는 가운데 등장하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은 에도시대에 비유하면 일종의 유흥가이고, 노르아드레날린은 파수꾼의 초소, 그리고 세로토닌은 절(사찰)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흥가와 초소도 필요하지만, 사실 아무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절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 절의 역할을 세로토닌이 한다."(겐유 소큐)* 17/09/10 * 아리타 히데오·겐유 소큐, 선과 뇌: 좌선은 위대한 뇌훈련법이다, 이성동 옮김. 에서.
도시의 사망률 감소, 위생과 의학의 발달, 천연두의 후퇴, 상수도 시설의 확대, 유아 사망률의 하락, 그에 따른 사망률의 전반적 하락, 결혼 연령이 낮아진 것 때문에? 하지만 그것은 서유럽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중국과 러시아, 18세기 아메라카 대륙에서의 인구 증가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18세기 경제 회복과 함께 생활 공간 확대 때문에? 그러나 그러한 팽창은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다. "기본적으로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이것이다: 공간은 결국 언제나 제공되어 있었는데 왜 같은 시기에 '지리적 콩종크튀르'(동시적 움직임)이 작용했는가? 바로 이 동시성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당시에 이미 효과적으로 작동하고는 있었지만 아직 허약했던 국제경제만으로는 그토록 일반적이고 강력한 움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