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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과 중도의 차이 본문

명문장, 명구절

중용과 중도의 차이

모험러


「겐유: 또 저는 ′중용′과 ′중도′를 구별해서 사용합니다. ′중용′은 중국의 용어인데, 중국적인 ′중용′은 처음부터 중용입니다.


석가모니는 ′중용′이 아니라 ′중도′입니다. 양극단을 알기 때문에 자연히 그 중심점을 알게 됩니다.


아리타: ′중도′군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중도′라는 말을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겐유: ′중용′이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그러나 ′중용′은 처음부터 그만그만하다는 느낌이지요. 세상과의 관계에서 본다고나 할까요? 양극단을 시도해 보지 않은 그런 기분을 줍니다. 맹자는 공자를 평하기를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석가가 권한 것은 양극단을 알고 난 후의 도道입니다.」*


겐유 스님은 뭔가 잘 못 알고 있는 것 같다. 유가의 중용이야말로 양극단을 포용한 중심점을 말한다. 맹자는 그래서 기계적 가운데인 ′중도′를 도에 가깝긴 하나 아직 진정한 도가 아니라고 아예 명시적으로 말했다. 또한 맹자가 언제 공자를 단순히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사람′이라 평했던가? 맹자는 공자를 나아가고 싶으면 나아가고, 물러나고 싶을 때는 물러나는 ′중용′의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리고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중용의 사람만큼은 아니나 그래도 그 아래 위치시킬만큼 후하게 평가했었다. 반대로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사람은 ′향원′이라 부르면서 도를 해치는 사람이라고 아주 하찮게 봤다. 


한편, 석가는 중도를 거문고에 비유해서 말했다. 즉, 너무 팽팽하지도 않게, 너무 느슨하지도 않게 하라고 맜했다. 


자, 그렇다면 유가가 과연 처음부터 그만그만한 중용을 말했는가?


17/09/10


* 아리타 히데오·겐유 소큐, 선과 뇌: 좌선은 위대한 뇌훈련법이다, 이성동 옮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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