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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연구에 따르면 부모는 아이가 잉태되기 몇 달 전부터 이미 유전공학자의 역할을 시작한다. 난자와 정자 성숙의 마지막 단계에서 "게놈 각인"이라는 과정이 특정한 집단의 유전자 활동을 조절하는데, 이 유전자 집단들은 나중에 잉태될 아기의 형질을 결정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게놈 각인의 시기에 부모가 어떤 삶을 살았는가는 앞으로 태어날 아기의 몸과 마음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는 참 무서운 얘기다. 『출산 전 부모 노릇: 수정의 순간부터 아이 키우기』라는 책에서 버니는 이렇게 쓰고 있다. "어떤 사람이 사랑, 성급함, 증오 및 그 밖의 어떤 감정의 지배를 받을 때 잉태되었는가는 큰 영향을 미치며, 어떤 엄마가 원하는 임신을 했는가 그..
「"비유전적 방법을 통해 형질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일은 실제로 일어난다. 라마르크는 옳았다. 물론 후천적으로 획득한 형질이 다음 세대에 전될되는 메커니즘은 그가 살던 시대에는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말이다." - 나다니엘즈(Nathanielsz 1999), 『자궁 속의 삶: 건강과 질병의 기원 Life in the Womb: The Origin of Health and Diease』 중」* 16/06/30 * 브루스 립턴, 에서 재인용 2016/06/15 - 유전자는 변한다2016/06/16 - 당신의 행동이 당신 유전자의 운명을 결정한다2016/06/16 - 스트레칭을 한 순간 당신의 유전자는 바뀌었다2016/06/16 - 여왕벌의 유전자는 다르지 않다, 다만 발현이 다를 뿐이다2016/..
「세포막과 컴퓨터 칩이 상응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세포의 작용을 컴퓨터에 비교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접근방법으로부터 얻는 첫 번째 깨달음은 컴퓨터도 세포도 모두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서 또 한 가지의 깨달음은 프로그래머가 컴퓨터와 세포 "외부"에 있다는 사실이다. 생물학적 행동과 유전자의 활동은 세포에 다운로드된 환경으로부터의 정보와 역동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핵은 단순한 메모리 디스크 내지는 하드 드라이브로, 단백질의 합성을 암호화하는 DNA 프로그램이 들어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억장치를 이중나선 메모리 디스크라고 부르자. 컴퓨터의 경우 워드프로세서, 그래픽 프로그램, 스프레드 시트 같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담은 메모리 디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유전학자 중 하나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는 인간의 복잡성이라는 문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간 게놈 안에 컴퓨터가 풀어내지 못한 유전자가 많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곤충이나 식물보다 엄청나게 복잡한 인간의 성질이 유전자 수가 많다는 데 기인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인간의 복잡성, 이를테면 놀랍도록 다양한 행동, 의식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 절묘하게 몸의 균형을 잡는 능력, 외부 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켜 적응해가는 탁월한 능력, 학습 능력, 기억력, 뭐 더 나열할 필요도 없이 이러한 복잡성이 어디서 나오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과제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한편에서 몇몇 과학자들이 '후성유전학(..
"결국 슈퍼히어로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물려받은 유전자에 달렸다기보다, 하루하루 슈퍼히어로가 되기로 선택하는 데 달린 것이 아니겠는가."* 16/06/20 * 샤론 모알렘, 2016/06/15 - 유전자는 변한다2016/06/16 - 당신의 행동이 당신 유전자의 운명을 결정한다2016/06/16 - 스트레칭을 한 순간 당신의 유전자는 바뀌었다2016/06/16 - 여왕벌의 유전자는 다르지 않다, 다만 발현이 다를 뿐이다2016/06/17 - 정신적 외상도 유전될 수 있다2016/06/18 - 유전자는 당신의 선택과 경험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2016/06/19 - 쓰지 않으면 빨리 잃는다샤론 모알렘
「사용하지 않는 것들은 잃어버린다. 그것도 꽤 빨리. 가장 효율적인 사업이 공업적 생산을 시기적으로 수요에 딱 맞아떨어지게 하는 실시간 전략들을 펴는 것처럼, 종으로서의 인간은 필요하지 않을 때는 저장량을 낮추어 삶의 비용을 절약하고 필요할 때는 과량 생산하도록 유전적으로 진화해왔다. 이는 나이가 지긋한 비만인 사람들에게 마른 사람들보다 일상적 골절이 덜 일어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들은 무게추를 가지고 다니던 고대의 궁수들을 닮았다. 몸무게로 인해 그들 골격에 더해진 닳음과 해어짐이 조골세포와 파골세포가 부수고, 고치는 공격적인 사이클을 반복하게 해서 더 강한 뼈를 갖게 된 것이다. 대조적 예를 들자면, 수영 선수들은 중력이 작은 곳에서 운동을 함으로써 무게를 감당하는 훈련을 요하는 다른 운동선수들..
「이런 결과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재까지 밝혀진 실험동물 연구들과 함께 고려해보면, 우리가 치료를 마치고 이제 다 잊어버리고 괜찮아졌다고 느끼고 난 오랜 후에도 우리의 유전자는 그 경험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유전자는 충격적 사건들을 그대로 기록하여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주 주목할 만한 질문이 남는다. 우리가 겪은 끔직한 경험들은(집단 따돌림이나 9·11 테러나)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가, 전해지지 않는가? 이전에는 우리가 유전자 서열에 남긴 대부분의 모든 후성유전학적 표지나 주석들(마치 악보 여백에 있는 표시들처럼)은 임신 전에 깨끗이 지워져서 제거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멘델을 뒤로하고 떠날 준비를 하면서 이런 생각은 틀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또한 태..
「하지만 우리의 후성유전체는 우리가 물려받은 DNA와 마찬가지로 전혀 정적이지 않으며 우리 스스로가 유전자에 하는 일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메틸화와 같은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우리가 영향을 끼치기가 놀랍도록 쉽다는 것이 빠른 속도로 발견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유전학은 메틸화된 유전자를 연구하는 방법, 심지어는 재프로그램하는 많은 방법들을 고안해냈다. 이는 유전자를 켜거나 끄거나, 혹은 그 발현량을 조절하는 방법들을 뜻한다. 유전자 발현량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양성 종양이냐 악성 종양이냐가 결정될 만큼의 큰 차이를 의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우리가 먹는 알약들, 우리가 피우는 담배, 우리가 마시는 음료수, 우리가 하는 운동, 그리고 우리가 찍는 엑스레이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이런 믿기 어려운 차이들을 고려하면 여왕벌이 일벌들과 유전적으로 다를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면 맞아떨어진다. 결국 여왕벌의 신체적 특성은 자매인 일벌들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보면 아주 다른 이야기가 된다. 여왕벌과 일벌들은 같은 부모로부터 태어나며 심지어는 완전히 동일한 DNA를 가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 간의 행동적, 생리학적 그리고 해부학적 차이는 매우 현저하다. 왜일까? 그건 유충 상태의 여왕벌이 훨씬 좋은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단지 그뿐이다. 먹는 음식이 여왕벌과 일벌의 유전자 발현에 차이를 가져온다. 이 경우는 특정 유전자가 꺼지거나 켜지게 되는 기작으로서, 우리는 이를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 부른다. 꿀벌 군집이 새 여왕을 정해야 할 시기가..
「같은 유전자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같게 행동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완전히 똑같은 DNA를 가진 사람들에게조차도 그러하다. ... 이 모든 것은 우리에게 왜 발현이 이렇게 다른지를 묻게 만든다. 그 이유는 유전자가 우리 삶에서 단순히 이원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알게 되겠지만 멘델의 발견과는 반대로, 우리가 물려받은 유전자가 마치 돌에 새겨진 것 같다고 해도 그것이 발현하는 방법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처음에는 유전을 흑백의 멘델 렌즈를 통해 이해했을지 몰라도 오늘날 우리는 유전 발현을 유전학적 총 천연 색으로 보는 힘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의사들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맞이했다. 환자들은 우리가 깔끔하게 분리된 해답을 주기를 기대한다. 양성이냐 악성이냐, 치료 가능하냐 희망..
「하지만, [유전적 유산이 고정되어 있다는 생각] 이건 틀렸다. 왜냐하면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든지 간에(책상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든지, 집에서 안락의자에 푹 퍼져 있든지, 헬스클럽에서 페달 밟기 운동을 하고 있든지, 아니면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궤도를 돌고 있든지) 당신의 DNA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수천 수만 개의 전구 스위치처럼, 당신의 DNA도 어떤 것들이 꺼지는 사이 어떤 것들은 켜지고 있다. 이 꺼짐과 켜짐은 모두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혹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반응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바로 당신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선택하느냐), 어디에 사느냐, 어떤 스트레스와 맞닥뜨리느냐,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이런..
「그런데 이렇게 생겨난 파생종들이라도 하나의 독립된 정체성을 지닌 개체들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면, 그것도 여전히 하나의 자연종으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무엇이 고유한 정체성을 규정하는가이다. 생물학적 의미의 종species 개념은 형태학적, 혹은 생태학적, 유전학적 개념으로도 사용된다. 이런 점에 비추어보면 어떤 일군의 개체들이 고유한 형태학적 특성과 생태적 특성을 공유하고, 유전적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면 하나의 '종'으로 불릴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물리적이고 자연적인 세계와는 다르다고 여겨지는 문화의 세계나 예술의 세계는 파생종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하나의 자연종이다. 그리고 그런 한에서 문화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함께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 세계다. 우선 우리가 살고..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이다 - 제리 코인 진화심리학은 확실히 증명된 것과 사변적인 것을 구분하지 않는다. 진화심리학은 과학이 아니라 신념에 관한 학문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뇌는 육체 없는 마음이 될 수 없다 - 앨런 앤더슨 뇌를 육체와 분리하는 생각, 뇌가 당신의 모든 것(생각, 느낌, 정서)이라는 생각은 신화다. 생각과 느낌은 뇌가 육체와 상호작용하고, 육체가 뇌에게 말하는 것을 뇌가 듣게 될 때 일어난다. 육체와 분리된 뇌는 생각과 느낌을 만들지 못한다. 뇌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까닭은 뇌가 육체를 통제하는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성은 통제되어야 한다 - 케빈 켈리 익명이 보편화되는 순간, 모든 시스템은 작동을 멈춘다. 익명은 가끔 유익하며 따라서 소량 필요하다. 그러나 프라이버시는 신..
「우리 생물학적 유전자에 깊이 박혀 있는 '위로 올라가고 싶은 열망', 이 필요는 자연의 뜻, 자연의 가장 근본적인 힘, 즉 중력에 거스를 때에 비로소 충족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자연은 자신의 뜻에 가장 크게 저항하는 인간에게 가장 큰 보상을 해준다는 것이다. 세속적 진화 장치의 발전 원칙을 봐도 마찬가지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자연은 자신의 뜻에 가장 크게 저항하는 인간을 가장 사랑한다. 진정한 자연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자연은 어떤 모습이었고, 또 어떤 모습일 수 있는가? 자연은 우리에게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그대로 보전하라고 요구한다. 동시에 자연은 또 우리에게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라고 요구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쪽이 진정한 자연의 모습이란 말인가? 우선..
「현재의 진화 이론은, 각 개체는 자손을 최대한 많이 가질 때만이 "유능하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뛰어난 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조차 근본적인 개체는 독자 여러분이나 필자가 아니라 우리 각자의 내부에서 우리를 가차없이 몰아대는 유전자이며, 그 유전자는 극도로 이기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네트워킹의 보편적인 특성을 무시하는 생각이다. 가짜 진공이 이 우주를 낳고 1초도 지나지 않아서, 쿼크와 렙톤 같은 존재들은 서로 모이고 흩어지며 정체성을 결정하는 경계들을 세웠다. 그러나 그들의 자주성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함께 이어져 있었다. 강력, 약력, 전자기력이 그들을 잡지 못하더라도, 항상 중력이 있었다. 사회적 시스템에서 결합력은 좀더 복잡한 양상을 띠지만, 원칙은 똑같다. 즉, 달릴 수는 있으되..
「사람들의 행동이 모두 기계처럼 어떤 조건을 따른다고 해보자. 보통 이 생각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인간이 유전자 구성의 산물이라는 견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이 환경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는 견해다. 유전자 결정론을 믿는 이라면 나는 그러한 믿음이 그저 유전자의 산물은 아닌지 묻고 싶다. 다시 말해 유전자 구조 때문에 그런 말을 하게 되는가? 마찬가지로 누군가 환경 결정론을 말한다면 나는 그 말이 어떤 환경 조건 아래 내뿜는 단어는 아닌지 물을 수 있다. 분명 두 경우 모두 (유전자 더하기 환경이 인간을 결정하는 경우에도) 아니라고 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답변자 자신이 의미 있는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슨 말을 해도 화자는 슬기로운 지각을 빌어 말하고 있으며, 이때 그러한 ..
「지금은 미명의 시대다. 그 어슴푸레함이 일몰 후의 것인지, 일출 전의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미명은 특이하다. 이어질 미래의 비결정성-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하는 낮은 어두움, 혹은 흐릿한 빛, 이를 우리는 미명이라 부르기로 한다. 이 미명은 특이했던 한 시대의 종언, 즉 '종언의 시대'의 종언에서 비롯한다. '역사의 종언', '의미의 종언' 또는 '정치의 종언', 심지어 '문학의 종언'까지. 역사가 끝난 종언의 시대는 영원할 듯하였다. '무정한 이기주의', '워싱턴 컨센서스' 그리고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등은 종언의 시대를 상징하는 키워드들이었다. '종언의 시대' 담론은 삶의 지평, 역사의 지평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 미지를 지운다. 모든 것이 알려져 있고, 아무것도 새로울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