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 앞에서 그렇게 살짝 열린 작은 사건 앞에서, 두 가지 결단 사이에 놓여 갈팡질팡하다가, 사건을 별안간 닫아 버리는 운명에 의해 으스러지는 위험을 자초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사람은 고양이 같음에도 또한 고양이 같은 태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대담한 사람보다 오히려 더 많은 위험에 부닥치는 수가 있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앞에서 어느 정도 윤곽을 보여준 저 엄격하고 우울한 수도원 생활은 결코 거기에 생명이 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 그것은 자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 완성이 아니기 때문에 무덤도 아니다. 그것은 아주 독특한 장소로, 거기서 보면 마치 높은 산 위에 서서 보듯, 한편으로는 현세의 심연을 볼 수 있고 다른 한 편으로는 내세의 심연을 볼 수 있다. 또 그것은 양쪽에서 동시에 빛이 비치고 어둠이 몰려들어 두 세계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안개 자욱한 좁은 경계이기도 하다. 거기에는 너무나도 약한 생명의 빛과 희미한 죽음의 빛이 뒤섞여 있는데 그것은 무덤이 갖는 어슴푸레한 빛이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오직 믿음만으로 몸을 신께 바치고 있는 그 여자들이 믿고 있는 것을 우리가 믿는 것은 아니나, 그 여성..
「신앙, 그것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니 그 어떤 신앙도 갖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진정 불행한 것이다! 노동에는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있으니 사람이 가만히 있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관조한다는 건 경작한다는 것이며 생각에 몰두해 있다는 건 행동한다는 뜻이다. 팔짱 낀 두 팔도 일하고 있는 것이며, 합장한 두 손도 무엇인가를 한다는 말이다. 하늘을 우러러 보는 것도 일종의 일이다. 탈레스는 4년 동안 정좌하고 있었으며 그리스 철학의 기초를 쌓아올렸다. 작자의 생각은 수도자가 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은둔자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도 아니며, ′그림자′를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진지한 일이라는 것이다. … 우리는 물질적 생장을 원하며 또 정신적인 위대성에 집착한다. 생각이..
"인간은 빵으로 산다고 하기보단 훨씬 더 많은 긍정으로 산다. 보는 것과 보여 주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충분하지 않으니 철학은 하나의 에너지가 아니면 안 되며, 그것은 그 노력의 결과로 인간을 향상시키는 어떤 것으로 삼아야만 한다. 소크라테스는 아담 속에 들어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낳게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지복(至福)의 인간으로부터 현명한 인간이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에덴동산을 리세움 동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학문은 하나의 강심제가 되어야 한다. 향락을 위해서라는 건 얼마나 비열한 목적이며 얼마나 시시한 야심이란 말인가! 향락은 새나 짐승들이나 하는 짓이다. 생각한다는 것, 바로 그것에서 인간 영혼이 진정한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갈증에 사상을 제공하고,..
「무한한 부정은 그대로 허무주의에 빠져들고 모든 것이 ′사람의 정신의 한 개념′이 되어 버린다. 허무주의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논리적인 허무주의자는 토론 상대의 존재부터 의심하려 하며,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그 자신조차도 그 자신에 대해서 ′자기 정신의 한 개념′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그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실은, ′정신′이라는 말을 썼기 때문에 자기가 부정한 모든 것을 모두 한꺼번에 포함시켜 긍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지극히 이상한 것은, 어림짐작하는 철학이 신을 보는 철학에 대해서 오만하고 우월적이며 불쌍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마치 두더지가 이렇게 외치는 걸 듣고 있는 것 같다. "저것들이 태양, 태양하고 떠들어대는 것을 보면 정말 불쌍하다니까!" 우리는 명성 높은 무신론자들 중에 큰 세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힘에 의해서 진실한 것으로 되돌아 온 경우이므로, 사실은 무신론자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그들의 경우 다만 정의만이 문제가 될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신을 믿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대개의 경우 반대로 신을 증명해 보인다. 우리는 그들이 갖고 있는 철학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변별하지만, 그들 내면에 깃든 철학자에 대해서는 존경을..
「상념에 의해 아래 있는 무한한 것을 위에 있는 무한한 것과 만나게 하는 일, 그것이 바로 기도드리는 일이다. 인간의 정신에서는 아무것도 배제하지 말자. 없앤다는 건 별로 좋지 않다. 개혁하고 변혁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인간의 어떤 능력은 상념이나 몽상, 기도라고 불리는 ′미지의 것′을 지향한다. ′미지의 것′은 하나의 대양이다. 인간의 양심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미지의 것′에 대한 나침반이다. 상념, 몽상, 기도, 이 안에야말로 위대한 신비의 광채가 들어 있는 것이다. 이것들을 존중하자. 영혼에서 우러나는 이들 엄숙한 빛은 어디로 향해 갈까? 그것은 그림자를 향해, 바꿔 말하자면 광명을 향해 가는 길이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진리의 특성은 결코 정도를 넘어서지 않는다는 것인데 진리에 무슨 과장이 필요하겠는가?"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과거가 이미 죽어 버렸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만 해도 우리는 과거의 어떤 것은 존중하기도 하고, 또 전체적으로 관대하게 보아 주기도 할 테지만 만일 과거가 살아 있기를 원한다면 공격을 하고 숨통을 끊어 놓으려 할 것이다. 미신이나, 완고한 신앙, 거짓 신앙심, 편견의 허깨비는 그야말로 허깨비이면서도 생명에 끈덕지게 달라붙어 그 요상한 기운 속에 이빨과 발톱을 드러내 보인다. 그러한 것에는 마구 덤벼들어 싸워야 하며 그 싸움의 기세를 늦춰서도 안 된다. 허깨비들과의 끊임없는 싸움은 인간의 정해진 숙명 가운데 하나이다. 환영의 목덜미를 쳐서 땅바닥에 쓰러뜨리는 것은 지극히 힘든 일이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수도원 제도는 문명 초기에는 유익하여 정신적인 것에 의해 동물적인 본능을 길들이는 데 소용이 닿았지만, 민중의 씩씩한 활력을 북돋우는 데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이 제도가 퇴폐기에 들어설 때는, 그래도 여전히 본보기 행세를 하게 되므로 그 순결하던 시대에 유익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이번에는 유해한 것이 되어 버린다. 수도원의 은폐된 생활이 가치 있었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근대 문명의 초기 교육에는 수도원 생활이 큰 도움이 되었지만, 문명의 성장에는 불필요한 것이 되었으며, 그 발전에도 해로운 것이 되었다. 교육 기관이나 인격 형성의 수단으로서 수도원은 10세기에는 유익했지만, 15세기에는 문제점을 갖게 되었고, 19세기에 이르러서는 배척해야 할 존재가 되었다. …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또 어..
「이 책은 하나의 드라마이며, 그 주인공은 ′무한′이고 인간은 조연이다. 그러므로 지나는 길에 한 수도원을 발견하자 우리는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수도원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교에도 불교에도 이슬람교에도 그리스도교에도 모두 본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다시 말해 인간이 무한을 향해 조절한 렌즈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 인간 안에서 무한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옳게 받아들였거나 잘못 받아들였거나 우리는 늘 경의에 사로잡히는 법이다. 유대 교회나, 이슬람 사원, 불교의 사찰, 흑인의 사당 그런 곳에는 반드시 우리가 증오하는 추악한 면과 우리가 숭배하는 숭고한 면이 있다. 인간이라는 벽 위에 비쳐진 신의 모습은 사람 마음을 얼마나 깊이 관찰하게 만들고, 얼마나 끝도 없는 몽상으로 ..
「이튿날 새벽녘에도 장 발장은 코제트의 침대 곁에서 조용히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가, 아이가 눈뜨는 것을 지켜보았다. 뭔가 새로운 것이 그의 영혼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장 발장은 여태껏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었다. 25년 전부터 그는 이 세상에서 오로지 혼자였기에 아버지도, 애인도, 남편이나 친구였던 적도 없었다. 감옥에서는 험악하고, 음울했으며, 순결하고 무지했고, 남과 어울리기 어려운 사나이였을 뿐이었다. … 그랬던 그가 코제트를 보았을 때, 코제트를 손에 넣고 구출해 냈을 때, 자기의 심장이 힘차게 뛰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에게 숨어 있던 정열과 애정이 모두 눈을 떠 이 아이에게로 날아갔다. 그는 코제트가 잠들어 있는 침대 곁으로 가서 기쁨으로 몸을 떨었다. 그는 마치 어머니와 ..
"어린아이들은 본디 그 자신이 행복이며 기쁨이기 때문에 곧 거리낌 없이 기쁨과 행복을 받아들인다." "말하기조차 가엾지만,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코제트는 여덟 살에 벌써 차가운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만 코제트가 나쁜 아이라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 아이에게 없는 건 사랑하는 능력이 아니라 슬프게도 사랑할 기회였던 것이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비열함과 순진함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손바닥을 뒤집듯 돌변한다는 것이다." "테나르디에는 이중성격의 소유자였는데 그런 사람들은 그 성격의 한쪽밖에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므로 사람들과 한데 섞여 있어도 때로는 아무 눈에도 띄지 않고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자취를 감추는 것이었다. 테나르디에는 변화 없는 평온한 생활에서는 정직한 장사꾼, 선량한 시민이라고 세상이 불러줄 만한 인간 ― 실제로 그렇다고는 할 수 없어도 ― 이 될 만큼의 자질을 충분히 갖고 있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춰진 성질을 일으켜 세울 만한 기회가 생기면 그는 악당이 될 자질도 역시 충분했다. 말하자면 몸 안에 괴물이 들어앉아 있는 장사치였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1816년 6월 17일에서 18일에 걸쳐 밤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유럽의 미래가 달라졌을 것이다. 비가 몇 방울 더 많았냐 적었냐 하는 것이 나폴레옹의 운명을 가름했다." "운명이라는 저 신비로운 피고에 대해서는 순박한 재판관인 민중의 판단에 따를 것이다." "역사인 이 밝은 빛은 참으로 무자비해서 불가사의하고 신성한 어떤 것을 지니고 있으며, 빛이면서도, 아니 빛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빛만 보려는 자리에 그늘을 던지는 일도 허다하다." "기하학은 오류를 가져오고, 폭풍만이 진실을 전한다." "아우스터리츠에서 침울했던 그[나폴레옹]가 워털루에서는 명랑했다. 위대한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도 그런 실수를 한다. 우리들 인간의 기쁨은 그림자에 불과할 뿐 최상의 미소는 신의 것이다." "농부가 머리를 한 번 가..
"운명의 격렬한 힘은 아무리 품위 있고 냉정한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이 지닌 본성을 폐부의 밑바닥에서 끌어내어 밖으로 드러나게 하는 특성이 있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청렴, 강직, 진지, 결백, 확신, 의무감 등은 잘못 사용되면 혐오스러워진다. 그러나 혐오스러워도 위엄은 남아 있다. 인간의 양심만이 갖는 그러한 특별한 위엄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면서도 의연히 존속한다. 그것들은 착오에 빠질 수도 있는 하나의 결점만을 지닌 미덕이다. 흉악하기 이를 데 없는 광신자의 무자비하고도 외곬으로 달리는 희열 속에는 비통하면서도 존경할 만한 광채 같은 것이 있다. 자베르는 스스로 깨닫지 못했으나, 승리를 뽐내는 모든 무지한 인간처럼 그 포악한 행복 속에서 가엾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선이 갖는 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드러난 그의 얼굴만큼 무섭고 또 가슴을 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그녀는 지금 죽어 간다기보다 차라리 날아가려는 듯했다. 꽃을 꺾으려고 손을 내밀 때 가지는 떨고 몸을 빼는가 싶다 동시에 몸을 내미는 것처럼 여겨진다. 죽음의 신비로운 손가락이 영혼을 꺾으려 다가오는 순간에 인간의 육체도 때로 그처럼 떨린다. … 그 둘은 지금도 똑같은 자세였다. 그녀는 자고 그는 기도한다. 다만 두 달이 지난 지금, 그녀의 머리는 잿빛이고 그의 머리는 새하얘져 있었다. … 죽음, 그것은 거대한 빛 속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법정 안에는 더 이상 판사도 검사도 헌병도 없었다. 다만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과 감동에 떠는 마음만 있을 뿐이었다. 자기의 직무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검사는 자신이 구형하기 위해 거기 있다는 것을 잊었다. 재판장은 재판을 주재하기 위해 거기 있다는 것을 잊었다. 변호사는 변호하기 위해 거기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 신기한 것은 아무 질문도 없고, 아무 권력도 개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숭고한 광경은, 모든 사람의 영혼을 사로잡고 모든 목격자를 방관자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그 본질이다. 아마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 모두 감탄을 마음속 깊이 느끼고 있었다. … 그가 그의 발걸음을 문 쪽으로 향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를 잡기 위해..
『지상의 만물은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눈부신 빛 뒤에는 그늘이 따라온다. 사람들은 그것을 바라보며 붙잡으려고 애를 쓴다. 크고 작은 사건들은 길모퉁이와 같다. 사람은 빠르게 늙어 간다. 그리고 어떤 두려움을 느낀다. 주위는 어두컴컴해진다. 어둠의 문이 보인다. 사람을 태운 인생의 검은 말이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복면의 사내가 말을 풀어 준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케이스의 세계에서 권력이란 기업의 힘을 뜻했다. 인류사의 진로를 결정짓는 다국적 기업, 즉 재벌은 오랜 장벽들을 초월했다. 유기체로 본다면 일종의 불사를 획득한 것이다. 핵심 경영진을 열 명 정도 암살한다고 해서 재벌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공석을 노리고 차근차근 사다리를 오르며 기업의 거대한 메모리 뱅크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케이스는 특정 사업의 두목급이나 우두머리는 보통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다를 거라고 생각해 왔다. 그는 멤피스에서 자신을 망가뜨린 사내들에게서 그런 면을 보았고, 밤의 거리에서 활동하던 웨이지에게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았다. 무미건조함이나 감정의 결여도 마찬가지다. 케이스는 언제나 그것이야말로 기계, 시스템, 상위 조직이 차츰 자발적으로 적응하도록 만드는 요..
"정신은 인간 내면의 숨은 빛과 어둠을 찾아낸다. 인간의 마음보다 더 무섭고 복잡하며 신비롭고도 무한한 곳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바다보다 더 넓은 것은 하늘이고, 하늘보다 더 넓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의 양심으로 지은 시는 미천한 한 인간의 것일지라도 모든 서사시를 모은 것보다 더 훌륭하고 이룩하기 어려운 것임이 틀림없다. 인간의 양심은 환상과 욕망과 유혹이요, 몽상이며 부끄러움의 도가니다. 그것은 궤변과 정욕의 전쟁터이기도 하다. 깊은 생각에 빠진 인간의 창백한 얼굴에서 그 내면을 찾아보라. 그 깊은 영혼 속을 암흑 속을 들여다보라. 겉보기에는 평온하지만 호메로스의 작품에 나오는 거인들이 싸우고, 밀턴의 작품에 나오는 용과 머리 일곱 달린 뱀의 혈투가 있고 요괴들이 들끓으며 단테의 작품에 나..
"팡틴의 이야기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사회가 여자 노예를 사들였다. 누구에게서? 가난과 굶주림, 추위와 고독, 버림받음과 곤궁함에게서. 얼마나 비극적인 거래인가? 빵한 조각과 영혼의 교환. 빈곤은 자신을 내놓고 사회는 그것을 산다. … 유럽에서 노예제도가 사라졌다고 말하지만 그건 끝나지 않았다. 노예제도는 계속 존재한다. 그리고 불쌍한 여성들은 더 고통받는다. 매춘이라는 탈을 쓰고서."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세상에는 자기와 아무 상관 없는 일에 지나치게 참견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 사람은 왜 항상 저녁에 찾아올까? 저 사람은 왜 꼭 목요일에 외출할까? 저 사람은 왜 골목길만 골라다닐까? 저 사람은 왜 집에 도착하기 전에 마차에서 내렸을까? 그 여자는 왜 편지지를 한가득 갖고 있으면서도 편지지를 사려고 할까? 그런 의문을 풀기 위해 진정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좋은 일을 하고도 남을 시간과 돈을 써 가면서 사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있다. … 대체 왜 그럴까? 거창한 이유는 없다. 그저 못 견디게 알아내고 싶고, 끝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다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면 거기서부터 비극이 시작되어 결투가 일어나고 파산을 하며 집안이 몰락하고 인생은 파멸한다. 아무 관계 없이 그저 호기심의 본능..
"장 발장은 엎드려 울었다.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또 흘렸다. 어떤 여자보다도 연약하고, 어떤 아이보다도 무서워하면서. 끝없이 울면서 그의 머리는 차차 맑아졌다. 신비로움과 깨끗함, 그리고 충격적인 밝음이었다. 그의 과거와 처음 저지른 도둑질, 후회, 짐승처럼 변한 그의 모습, 차갑게 굳어간 내면, 복수를 기다린 시간, 주교의 집에서 있었던 일, 그리고 그가 저지른 일들, 소년의 40수를 빼앗은 일, 주교의 용서 뒤에 있었던 사악한 일이 한꺼번에 머릿속에 되살아났다. 그는 자신의 모든 과거를 떠올렸다. 그것은 무척 피폐했다. 그는 자신의 영혼을 바라보았다. 너무나 무서웠다. 그러나 신비롭고 밝은 기운이 그에게 내리쬐고 있었다. 마치 천국의 빛줄기를 쪼이는 사탄처럼. 얼마나 울었던가? 그 후로 그는 ..
"사회는 그에게 얼마나 무자비했는가. 사회가 정의의 탈을 뒤집어쓰고 약자들에게 가하는 무서운 횡포, 장 발장은 그런 것들에 무방비로 당해 왔다. 누군가 그에게 다가왔다면 그것은 그를 해하기 위함이었다. 모든 이와의 만남에서 그는 상처를 받았다. 어릴 적 어머니 품에서조차 누이의 손에서 자랄 때조차 그는 따뜻하고 다정한 눈길 한번 받아 보지 못했다. 끝없는 괴로움 속에서 그는 나름의 깨달음을 얻었다. 인생은 싸움의 연속이며, 자신은 패배자였던 것이다. 그는 끓어오르는 적개심 외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는 적개심이라는 무기를 감옥에서 날카롭게 갈아 사회에 나갈 때 갖고 가리라 다짐했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지금 그가 가진 너그러움은 태생적인 기질이라기보다는 굽이친 인생길을 따라 살아오면서 맑은 물처럼 그의 마음에 깃들고, 사랑의 정신으로 인해 그의 내부에 맺힌 신념 때문이었다. 사람의 성격이란 바위처럼 물방울로 그 속에 구멍을 낼 수 있다. 그 구멍은 채워지지 않으며,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닥터 녹녹 - "베티 로스가 누구야?" 호텔 접수원 - "너 몰라? 왁스 페이스가 권력을 잡은 지 얼마 안 가, 아캄의 가장 용감한 남자와 여자 ― 혹은 가장 멍청한 남자와 여자겠지 ― 들이 대놓고 갱단에 저항했지. 그들은 자경단을 꾸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목숨을 걸고 게릴라 활동을 했어. 아캄에 다시 희망을 가져오려고. 이 반란자들은 한명 한명 사냥 당했어. 최후에 베티만이 남을 때까지. 옛시절의 영광으로 자신을 무장한 두려움이 없는 여인이었지. 그 몇개월 동안 베티는 나머지 우리 모두에게 결여돼 있던 용기를 보여줬고, 우리 모두가 소망하던 정의에 대한 희망을 제공했어. 하지만 캐리온 잭이 그녀 머리통에 총알을 박아넣고 시체는 구울에게 던져줬지.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아캄에 남아 있던 마지막 희망..
"내가 죽었으면 아무 일 없다는 듯 그저 내 시체를 밟고 지나갔겠지. … 코미디는 결국.. 주관적이야." - 조커(2019) 아서에게 조롱이 아닌 순수하게 웃어준 건 결국 어린 아이뿐.
노돔: 잠깐, 모트. 질문이 하나 있어. 너도 사명이라던가.. 목표가 있니? 모트: 안나가 아직도 옷을 입고 있니? 노돔: 분명히. 모트: 그럼, 내 대답은 예스야. Nordom: Attention, Morte. I have a question: do you have a destiny... a purpose? Morte: Is Annah still wearing clothes? Nordom: Affirmatory. Morte: Then, the answer is yes. - 게임,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Planescape: Torment)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