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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집중적으로 반복해 시간을 들이면 공부가 잘 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착각하고 있다. '반복'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반복할 것이냐다. 우선 무엇을 반복해야 할 것인가? 반복해야 할 것은 '배운 것을 떠올리려고 해보는 것'이다. 당장은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아도 좋다. 무얼 읽고 무얼 훈련 했는지 떠올리려는 노력 자체가 그저 반복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기억력을 강화하고 성장을 빠르게 한다. 반대로 책을 덮고 떠올리려고 해보는 노력 없이 그저 집중적으로 반복해 읽는 것은 내용을 '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렇게 공부한 내용은 순식간에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이 방법을 처음 책을 읽을 때부터..
마루야마 겐지의 『천년 동안에』를 읽다 보면 마치 요즘 돌아가는 세계 정세를 보고 작가가 엊그제 쓴 소설이라는 착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서지정보를 찾아보면 1996년 최초 출간이다. 그만큼 이 소설의 어떤 부분은 마치 2017년 오늘날의 세상을 보여주는 양 예언서를 방불케 한다. 마루야마 겐지는 사자가 되지 못하고 낙타, 혹은 양떼에 머물 뿐인 인간 군상을 끊임없이 질타하고 조롱한다. 삶의 참된 맛은 야성적으로 사는 데서, 아무도 지배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지배받지 않는 자유를 추구하는 데서 솟구쳐나오며, 안주하고 무리짓는 순간 짐승의 눈빛을 잃고 노예로 전락한다는 게 그의 핵심 사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그의 에세이집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나는 길들지 않는다』에 나온 중심 메시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