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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흰 그림자|윤동주|'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20 본문

시낭송

[오디오북]흰 그림자|윤동주|'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20

모험러

* https://youtu.be/8xUJtunPEJ4


흰 그림자

- 윤동주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

하루 종일 시들은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소리


발자취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던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던 수많은 나를

하나, 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던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

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


17/02/12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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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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