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을 이해하는 관건
「동양철학을 하는 사람들의 착각, 혹은 오해 가운데 하나가 "한문을 오래 읽고 많이 외우고 있으면" 그만큼 이해도 깊어지고, 체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한문의 뜻은 그 텍스트 안에 있지 않고 바깥에 있다! 유교는 유교 밖에 있고, 불교는 불교 밖에 있다. 오래 읽은 사람이 그 텍스트를 가장 모를 수 있다. 이것은 역설이지만, 또한 진실이다. 소설가 이병주의 『허망과 진실』이라는 책이 있었다. 사마천과 루쉰, 다산, 니체 등을 읽고 느낀 감상과 평을 적은 에세이였는데, 그 가운데 다산 편을 읽은 어느 학자는, 자신이 그보다 나은 글을 쓸 수 없어서 연구를 포기하겠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철학 이야기』로 유명한 듀런트는 『문명 이야기』 첫 권에서 중국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