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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학의 엄격주의 본문

명문장, 명구절

주자학의 엄격주의

모험러
「또 주희는 '정'을 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적어도 원래 주자학에는 비인간적인 엄격주의는 아직 없었다. 정을 거슬러 올라가면 성이라는 본원에 도달하며, 성(=정)은 정을 통해 자기를 현재화하는 것이고 또 정을 제외하고는 동적인 장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논리 이전에 정념은 인간의 생리적 자연이라는 건전한 상식이 그에게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은 본래 좋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이고의 멸정론은 석로釋老의 설이다."

"이고가 성을 회복하고자 한 것은 옳지만 정을 멸함으로써 성으로 돌아가고자 한 것은 잘못이다. 정을 어떻게 멸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곧 석씨의 설이다."

정념의 움직임 그 자체를 악으로 보았던 것은 여산의 혜원이나 그와 동시대를 살아간 불교자들에게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혜원은 정을 윤회전생의 원흉이라 비판하고 있다. 주희에게는 '정'이 발현하는 방식이 문제였다.

"(화和를 물었더니 말씀하시기를) 다만 마땅히 즐거워하고 마땅히 분노해야 한다. 만약 이 일이 마땅히 즐거워해야 할 것이 5정도인데 내가 즐거워한 것이 7이라면 그것은 지나친 것이며, 즐거워한 것이 3, 4라면 미치지 못한 것이다."

진순은 『북계자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만약 마땅히 기뻐할 일에 기뻐하고 마땅히 분노해야 할 일에 분노하며 .. 마땅히 시비해야 할 것을 시비하면 당연의 법칙에 맞고 발현하여 절도에 맞다."」*

14/10/24

* 미우라 구니오, <주자어류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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