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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상과 이데올로기 주변으로 모여든다 본문
「인간은 사상 주변으로 모여든다. 사상이 문제의 해결과 통제의 환상이라는 생물학적 축복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사상이 초유기체의 거대한 네트워크에서 인간을 묶어 놓고, 흩어진 개인들을 융합시켜 무서운 힘을 지닌 협력적 존재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는 우호와 공조라는 위안감을 통해 인간을 밈의 세력으로 끌어들이려는 하나의 유인책이다. 그러나 이데올로기는 다른 사회 집단으로부터 힘과 자원을 빼앗으려는 고매한 가면이기도 하다. 그것은 밈, 다시 말해 다른 이의 몸체를 먹고 살찌는 사상의 집합이다. 이데올로기는 패배자를 새로운 서열의 위치로 몰아넣는 횃불로 작용한다. 밈의 거미줄은 밑바닥 사람들의 굴종을 정당화하여 정상의 권세를 지지하고, 때로는 특화된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변화 없는 사회를 만든다.
정치 이론가인 한스 모르겐타우(Hans Morgenthau)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간 본성, 특히 정치 본성을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정치의 목적은 인간의 행복 증진이나 고통 감소가 아니라, 개인 또는 집단의 권력을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비해 키워 주는 것이라고 모르겐타우는 말하고 있다. 우리의 적은 결코 우리가 주장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 생각만큼 선하지 않다. 우리는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확신하면서, 우리의 적은 탐욕스러운 세력 확장과 자원 갈취를 요구하는, 전혀 도덕적이지 못한 존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도 세력과 자원을 원한다. 그리고 우리의 적도 우리와 같은 도덕 관념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적도 우리처럼 도덕 관념을 이용해 의식의 구멍을 좁히면서 권력의 욕망을 가리고 있다고 모르겐타우는 말하고 있다.」*
1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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