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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仁)이란 느낄 줄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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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선생은 인(仁)을 느낄 줄 아는 상태로, 불인(不仁)을 마비되어 무감각한 상태로 해석한다. 탁월한 해석이다. 느낄 줄 아는 자만이 인(仁)하다.

「인(仁)을 부정하면 "불인(不仁)"이라는 단어가 된다. 그런데 "불인"이라는 말은, 의가에서 잘 쓰는 말인데 결코 "인자하지 않다"는 식의 뜻이 아니다. 그것은 단순히 "마비"나 "무감각"상태를 지칭하는 것이다. 마비란 느낄 수 없는 상태이다. 다시 말해서 불인이란 느낄 수 없는 상태를 지칭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불인의 뜻에서 인의 의미를 역산해낼 수 있다. 인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느낄 줄 아는 상태"이다. ...

 인(仁)은, "Benevolence"로 번역되는 따위의, 인자함의 규범적 윤리덕성이 아니다. 그것은 윤리 이전의 느낌이다. 그것은 심미적 세계를 느낄 줄 아는 감수성이다. 공자에게 있어서 윤리는 아름다움으로 환원되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마음은 궁극적으로 윤리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윤리는 맹자의 말대로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그것은 규범적 윤리이기 전에 우주와 인간에 대한 아름다움의 느낌이다. 인간은 인간이기에 아름다움에 대하여 차마 어떻게 할 수 없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우주 자체가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는 에로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며,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 또한 그 우주의 에로스적 충동을 차마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공자가 말하는 인을 요새말로 단적으로 표현하라면, "심미적 감수성"이라 서슴치 않고 답할 것이다. 심미적 감수성은 원초적인 것이며 상황적인 것이며 포섭적인 것이며 유동적인 것이다. 그것은 고정불변의 선험적 체계가 아닌 것이다.」*

- 도올

「사람이 인하지 못하다면 예가 무슨 소용이며, 사람이 인하지 못하다면 음악인들 무슨 소용이리오?」*

- 공자

1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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