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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철학의 출발점은 미적 느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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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철학의 출발점은 미적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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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우주론을 계승한 고대와 중세는 '선의 가치'에 기반을 둔 종교적 사유가 지배적이었다면, 반면에 사실과 가치를 이분화한 17세기 우주론은 자연과학적 탐구를 가능하게 만든 '진리의 가치'에 토대를 둔 이론적 사유가 지배적이었다. 이와는 달리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우주론은 진리의 가치나 선의 가치보다는 '미의 가치'에 근거를 둔 예술적 사유가 가능한지를 탐구한다. 


"철학을 위한 출발점으로서, 가장 무시되었기 때문에 가장 생산적인 출발점은 현재 우리가 미학이라고 부르는 가치론이라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인간 예술의 가치들에 대한 우리의 향수, 혹은 자연미에 대한 향수, 어떤 명백한 야만과 파괴에 직면하여 느끼는 우리의 공포. 우리에게 밀려오는 이것들, 경험의 모든 양식들은 분명 충분히 추상화된 것들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것들은 분명 사물의 바로 그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화이트헤드, <Essays in Science and Philosophy>) 


듀언 보스킬은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 혹은 우주론의 체계는 스피노자가 자신의 체계를 윤리적이라고 간주하였던 것처럼, 기본적으로 미적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 데이비드 홀에 의하면, 화이트헤드의 궁극자의 범주는 자유, 덧없음, 새로운 목적이라는 성질을 지닌 '미적 사건'(aesthetic event)이다. 화이트헤드는 현실 세계의 가장 작은 단위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존재는 미적인 가치를 실현한다고 본다. 모든 경험의 시작은 '정서적'이다. 그는 이것을 모든 문화 현상에까지 확대한다. 화이트헤드는 인간의 모든 문화를 미학적으로 보는 것이다.


또한 화이트헤드의 신은 전지전능한 신의 의미가 아니라 '미적인 질서'의 양상을 지니고 있다. 궁극자의 범주인 창조성이 미적인 범주로 구성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의 질서 역시 미적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해명되는 형이상학적 학설은, 칸트가 말하는 인지적이고 개념적인 경험과는 달리 미적 경험에서 세계의 기초를 발견한다. 그러므로 모든 질서는 미적 질서이며, 도덕적 질서도 미적 질서의 어떤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적 세계는 미적 질서의 결과이며, 미적 질서는 신의 내재에서 도출된다."(화이트헤드, <Religion in the Making>)


그리하여 우주에 어떤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미의 생산'에 있다. 유기체철학에서 신의 역할은 미적인 가치에 대한 충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유기체 철학에서 최종적인 '만족'의 단계는 미적인 가치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존재>란 미적 종합"을 이루는 것이고, 이러한 "<미적 종합>은 다른 모든 현실적 계기들에 대한 내적 관계에 의해서 받게 되는 여러 한정 속에서 자기 창조로서 간주되는 <경험적 종합>"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 종합은 '대비' 혹은 '대비들의 대비'를 통해서 구성되는 복합성에 따라서 강도(intensification)의 차이가 발생한다.」*


14/12/15


* 김영진, <화이트헤드의 유기체철학: 위상적 세계에서 펼쳐지는 미적 모험>에서 발췌, 수정,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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