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누님 본문

명문장, 명구절

누님

모험러
김훈 선생은 우리나라 시 속에 수많은 '누님'이 있고 그 '누님'들만 모아놓아도 사전 한 권은 나올 테지만, 김용택의 '누님'이 빠진다면 그 사전은 성립할 수 없다고 말한다.* 김용택 시인의 시 <섬진강 4>에서 누님은 누군가를 몹시 기다리지만, 누님이 기다리던 것은 그 누구도 아니다. 우리의 모든 서러움과 외로움, 그리움은 모두 기다림에서 나온다.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참된 사랑은 시작된다.

「비로소 나는 누님의 따뜻한 세월이 되고, 누님이 가르쳐준 그 그리움과 기다림과 아름다운 바라봄이 사랑의 완성을 향함이었고 그 사랑은 세월의 따뜻한 깊이를 눈치 챘을 때 비로소 완성되어 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누님, 오늘밤 불빛 하나 오래오래 내 가슴에 남아 있는 뜻을 알겠습니다. 
누님, 누님은 차가운 강 건너온 사랑입니다. 
많은 것들과 헤어지고 더 많은 것들과 만나기 위하여, 오늘밤 나는 사랑 하나를 완성하기 위하여 그 불빛을 따뜻이 품고 자려 합니다.」**

12/12/25

* 김훈, <내가 읽은 책과 세상: 김훈의 시 이야기>에서 봄.
** 김용택, <섬진강 4 - 누님의 초상> 중에서

 

'명문장, 명구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은 외로운 고행  (0) 2012.12.26
이순신의 꿈  (0) 2012.12.26
홀로가기  (0) 2012.12.25
누님  (0) 2012.12.25
기형도가 죽었을 때  (0) 2012.12.25
독서의 기술, 이론과 실제  (0) 2012.12.25
레미제라블  (0) 2012.12.24
시, 언어, 몸의 삼위일체  (0) 2012.12.24

모험러의 책방

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