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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사람 냄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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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사람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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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사람 냄새>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유미 씨와 그 가족의 이야기다. 억울하고 서럽고 복창이 터지고 눈물이 나고 욕이 나와 도대체 차분히 읽을 수가 없다, 읽을 수가. "삼성 이 #$새끼야!" 라고 목청 터지게 욕이라도 하고 싶었다. '또 하나의 가족, 삼성.' 정말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선전문구다. 혹시 우리는 너도나도 삼성의 가족이 되지 못해 안달인 건 아닐까? 욕망은 사람 냄새를 어디까지 씻어낼 수 있는 걸까?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삼성이 10억을 준다며 회유했는데도 거절했다. 진상을 밝히겠다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돈으로 살 수 없고, 돈으로 회유할 수 없고, 돈으로 되지 않고,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 삼성의 지배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대한민국을 통째로 다 소유한다 한들 황상기 씨의 그 선한 눈빛과 아름다운 향기를 가지지는 못할 것이다. 사람 냄새,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사진은 고 황유미 씨와 그의 아버지 황상기 씨)

"꽃이 있잖아요. 이게 피어나면 보기는 이쁜데 향이 없어요, 향이······. 이 꽃이 질 때쯤 되면 최고의 향이 나거든. 사람도 똑같애. 애들 때는, 한창 클 때는 인간미가 없거든. 그냥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행동할 때는 인간미가 좀 없지. 사람은 나이가 먹을수록, 늙을수록 사람 냄새가 나는 거야. 그 나이 먹으면 사람으로서는 향이 아주 한창 날 때 아니겠어? 인간으로서 향이 아주 한창 나는 나이라구. 근데 사람 냄새라고는 요만큼도 없어. 나이가 좀 먹으면······ 다른 사람이 좀 안되어 보이면 마음이 편치 않아. 그게 인간미야. 그 사람이 뭐라고 말을 하면, 귀를 기울여야 돼. 안 들어주면 내가 불편해서 못 배겨. 그게 사람에 대한 예의잖아. ... 항상 뭐든지 맛이 있잖아. 맛과 향이······. 이 송이도 맛과 향이 있잖아.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맛과 향이 나야 돼. 맛과 향······." 
-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의 말.*

12/08/24

* 김수박 만화,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사람 냄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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