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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일단 자연과 진화에는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패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이 책의 저술 동기가되고 내 삶도 바꿔놓은 세포의 삶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사실도 깨닫게 될 것이다. 수십 억 년 동안 세포의 모임은 스스로의 생존 가능성을 높임과 동시에 생물계에 사는 다른 유기체의 생존 가능성도 높여주는, 매우 효과적인 평화의 메커니즘을 가동해왔다. 몇 조나 되는 개체가 한 지붕 아래 모여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러한 공동체는 존재하며, 건강한 인체라고 불린다. 분명히 세포 공동체는 인간 공동체보다 더 잘 돌아간다. 세포 공동체에는 "왕따" 세포도, "노숙자" 세포도 없다. 물론 세포 공동체가 심각한 불협화음에 빠져 일부 세포가 공동체와 협력할 수 없게 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다. 암은..
「이제 논의를 정리해보자. 원칙적으로 우리는 다양한 세계를 구성해(만들어) 볼 능력을 갖고 있으며, 그렇게 구성된 세계들은 그것이 '이' 세계를 얼마나 잘 설명해주는가에 따라 '살아남을' 것이다. 아울러 세계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이른바 문화적 세계들의 존재론적 근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일종의 파생세계로서의 다양한 세계는 자신의 존재 근거를 가장 근원적인 토대세계이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생활세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한에서 이떤 종류의 파생세계들은 새로운 학문적 탐구 영역으로 주어질 수도 있다. 가능세계의 형이상학은 하나의 제안이다. 그것은 이 세계에 대해 구성 가능한 설명 모델들 일반의 구조적 특성을 해명하는 일, 그리고 개개의 학문 탐구가 그려내는 세계들을 하나의 통합적..
「학문을 진화의 관점에서 해명하는 일은 자칫 또 다른 종류의 환원주의를 표방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무엇보다 진화는 생물학적 개념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화가 생물학적 개념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생물학적 진화는 오히려 진화라는 개념의 특수한 한 가지 사례일 뿐이다. 진화는 한 체계가 주변 환경과 상호 작용하면서 변화하는 시간적(역사적) 과정 전체를 일컫는 개념일 뿐이다. 그 체계를 설명하는 방식이 생물학적이라면 생물학적 진화가 될 것이고, 물질의 변화를 다룬 것이라면 물리 화학적 진화가 될 것이다. 적어도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진화 개념은 중립적이다. 더욱이 환원주의가 다양한 것을 근원적인 어떤 하나의 것으로 번역하는 일이라면, 여기서 제안하고자 하는 새로운 형이상학은 정반대다. 새로..
「우선 후설은 당대 학문의 상황을 '위기'로 진단한다. 그리고 그 위기는 근대 철학의 잘못된 문제 설정 때문이라고 규정짓는다. 그 문제설정이란 의식의 영역과 대상의 영역을 교량 없는 두 세계로 구분한 것이라고 한다. 그것이 결국은 우리가 경험되는 이 세계를 하나의 수수께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후설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과 대상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본질적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 즉 우리 의식은 언제든지 그 어떤 '무엇', 즉 대상을 향해 있고, 우리에게 대상으로 주어지는 모든 것은 그런 의식의 매개를 통하지 않고서는 결코 대상으로 주어질 수 없다. 후설은 이를 의식의 지향성이라고 말한다. 이 지향성이야말로 인식 대상이 대상으로서 주어지는 인식의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다. 후설의 전략은 명료했다. 근대..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이다 - 제리 코인 진화심리학은 확실히 증명된 것과 사변적인 것을 구분하지 않는다. 진화심리학은 과학이 아니라 신념에 관한 학문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뇌는 육체 없는 마음이 될 수 없다 - 앨런 앤더슨 뇌를 육체와 분리하는 생각, 뇌가 당신의 모든 것(생각, 느낌, 정서)이라는 생각은 신화다. 생각과 느낌은 뇌가 육체와 상호작용하고, 육체가 뇌에게 말하는 것을 뇌가 듣게 될 때 일어난다. 육체와 분리된 뇌는 생각과 느낌을 만들지 못한다. 뇌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까닭은 뇌가 육체를 통제하는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성은 통제되어야 한다 - 케빈 켈리 익명이 보편화되는 순간, 모든 시스템은 작동을 멈춘다. 익명은 가끔 유익하며 따라서 소량 필요하다. 그러나 프라이버시는 신..
연구자가 학문을 통해 세상을 바꿔보려는 '강박관념'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김경만 자신이 학문세계에서 더 나은 상징자본을 획득하기 위한 투쟁과 상징폭력을 피할 수 없었듯이, 연구자의 이론은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서로 격렬히 충돌하는 힘들 사이의 투쟁에서 어떠한 경우든 자유로울 수 없다. 김경만의 말대로 완벽한 해방의 상태는 그려낼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을 더 낫게 설명하는 새로운 스토리를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그 중 어느 스토리가 앞으로 선택되고 펼쳐지고 변형될지 예측할 수 없다. 진화에서 어떤 변이가 종의 생존과 번영에 유리할지 미리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그러나 새로움에의 시도는 멈출 수 없으며, 멈춰지지도 않을 것이다. 「『담론과 해방』은 행위자들이 구..
「우리 자아가 무의식의 바다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원형의 세계가 들려주는 진실한 목소리를 감지하는 것이 융이 말한 개성화와 자기실현이다. 인간의 삶은 자아가 자기를 향해 가는 과정이고, 더 나아가서 인류의 문명 또한 세대를 이어 진행되어 온 기나긴 깨달음의 과정이다. 인간은 지금의 문명화된 상태에 도달하기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월들을 거쳐 서서히, 그리고 힘들여 의식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인간의 진화가 온전히 완성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인간의 본성은 허다한 부분이 아직 무의식이라는 어둠에 싸여 있다. 우리는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고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이성'이 가진 능력은 지극히 불완전하기 때문에 결코 정신의 전체성을 파악할 수..
「보험 통계표에서 60세를 맞이한 사람처럼, 거주 가능한 행성으로서의 지구의 기대수명은 이미 4분의 3이 지나갔다. 지구의 나이는 약 45억 7,000만 년이며, 천체물리학 법칙에 따르면 앞으로 10억 년이 더 지나면 태양은 지구의 생명을 바짝 구워버릴 만큼 팽창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생명은 지구가 형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즉 겨우 몇 억 년 뒤에 출현했다. 다세포로 이루어진 몸이 출현하기까지는 그로부터 약 25억 년이 걸렸다. 그 뒤에 머리, 손, 의식은 차례차례 점점 더 빠르게 출현했다. 24개월마다 실리콘 칩의 성능이 두 배로 증가한다는 유명한 무어의 법칙처럼, 생물 세계도 기하급수적으로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목격해왔다. 커다란 뇌를 가지고 도구를 쓰는 종은 우리 행성이 기대수명의 대..
「수백만 년에 걸쳐서 보면, 생존과 번식은 동물이 얼마나 잘 먹고 움직이고 번식하는가 등에 달려 있다. 하지만 격변이 일어나면, 종종 그렇듯이 그런 형질들은 거의 무용지물이 된다. 격변이 일어날 때에는 그 개체가 어디에 살고 있느냐가 중요해진다. 이 드문 사건은 기존 게임을 완전히 뒤엎고 단숨에 게임의 규칙을 바꾼다. 격변에서 살아남는 생물이 반드시 '더 나은' 생태학적 비결을 지닌 것은 아니다. 궁극적인 승리가 격변에서 살아남는 것이라고 한다면, 승자는 전 세계에 분포한 종이 될 것이다. 창조적인 파괴는 경제에 좋을 뿐 아니라 생물에게도 좋다. 지구적인 재앙에서 살아남은 생물들은 새로운 지구를 물려받는다. 경쟁자가 훨씬 적은 행성이다.」* 15/07/19 * 닐 슈빈, 진화
「(화이트헤드) "뉴턴의 『프린키피아』가 최종적인 것이 아닌 것처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도 최종적이라고 생각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위험한 것은 독단적 사고입니다. 그것이 종교를 타락시킵니다. 과학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나는 철저한 진화론자입니다. 수억만 년 전에 지구가 냉각하기 시작하고 가장 단순한 형태로 생명체가 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대체 어디서 왔을까요? 그것은 사물의 전 체계 내에 내재해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불을 이루고 물을 이루고 지구를 이루는 극미한 입자 내에 가능태로 존재했을 것입니다. 우리 몸 크기를 물리적 측정 단위의 출발로 삼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입니까?" 리빙스턴이 그리스어로 인용하면서 말했다.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는 과장된 생각이지요." 화이트..
「성性, 성星, 성聖, 성誠은 다 같은 뜻으로 볼 수 있다. 종교, 철학, 예술, 과학을 옛날 사람들은 인, 의, 예, 지라고 하였으며 이것이 바로 성性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성性을 발전시켜 인, 의, 예, 지가 되면 그것이 성聖이다. 그리고 이 성聖이란 말은 귀(이耳)는 종교, 눈(목目)은 철학으로, 입(구口)은 과학으로 코(비鼻)는 예술로 연결시켜 종교와 철학과 예술과 과학을(이목구비) 완성시켜 왕이 된 것이 성聖이라는 뜻이다. 주자나 퇴계가 말하는 성性이란 바로 인, 의, 예, 지라고 보면 되겠다. 인, 의, 예, 지가 인간이 갖고 있는 영성, 이성, 감성, 오성이며 이것이 발전되면 종교, 철학, 예술, 과학이 되어 인간의 문화와 문명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성性이라는 것이 무..
「우리 생물학적 유전자에 깊이 박혀 있는 '위로 올라가고 싶은 열망', 이 필요는 자연의 뜻, 자연의 가장 근본적인 힘, 즉 중력에 거스를 때에 비로소 충족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자연은 자신의 뜻에 가장 크게 저항하는 인간에게 가장 큰 보상을 해준다는 것이다. 세속적 진화 장치의 발전 원칙을 봐도 마찬가지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자연은 자신의 뜻에 가장 크게 저항하는 인간을 가장 사랑한다. 진정한 자연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자연은 어떤 모습이었고, 또 어떤 모습일 수 있는가? 자연은 우리에게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그대로 보전하라고 요구한다. 동시에 자연은 또 우리에게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라고 요구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쪽이 진정한 자연의 모습이란 말인가? 우선..
나는 맹자, 육상산, 왕양명으로 이어지는 유가의 심학(心學) 라인도 진화론적 신비주의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이 진화론적 신비주의를 가장 분명하고 종합적으로 세상에 전하고 있는 인물은 켄 윌버일 것이다. 「세상에는 본질적으로 두 종류의 신비주의가 존재한다. 오직 초월과 신성(the Light)과의 합일만을 가르치는 신비주의가 있고, 초월적인 것과의 합일을 존중하면서도 물질 속에서 은총으로 변형되는 신성이 탄생함을 강조하는 '진화론적 신비주의'가 있다. 역사는 첫 번째 신비주의가 계급제도, 불평등, 부정의와 손쉽게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신비주의에서는 세상은 필연적으로 불완전하거나 환상이고, 그런 세상에서 초월적인 자유를 누리는 방법은 오직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신비..
「고대의 별들은 죽음의 고통을 겪으면서 이 우주에 존재한 적이 없던 철과 같은 원자를 토해 냈다. 새로운 파편은 유아기의 태양들에 흡수되었고, 그 태양들은 수명이 다했을 때 다시 훨씬 더 많은 원자들을 만들었다. 늙은 신성이 마지막 기침과 함께 토해낸 철은 지금 우리의 혈액 안에서 붉게 흐르고 있다. 골수 생태주의자들과 근본주의자들은 우리가 과거를 향해 돌아서서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인간이 만든 지옥을 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별들은 계속해서 위를 향해 나아가는데, 어째서 인간을 비롯한 미생물·식물·동물들로 이루어진 지구상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는 계속하여 위로 움직이면 안 되는 것인가? 우리가 나아갈 지평은 지금 우리 내부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우리의 상상 밖으로 빠져 나오기를, 그래서 새로운 현실..
「현재의 진화 이론은, 각 개체는 자손을 최대한 많이 가질 때만이 "유능하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뛰어난 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조차 근본적인 개체는 독자 여러분이나 필자가 아니라 우리 각자의 내부에서 우리를 가차없이 몰아대는 유전자이며, 그 유전자는 극도로 이기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네트워킹의 보편적인 특성을 무시하는 생각이다. 가짜 진공이 이 우주를 낳고 1초도 지나지 않아서, 쿼크와 렙톤 같은 존재들은 서로 모이고 흩어지며 정체성을 결정하는 경계들을 세웠다. 그러나 그들의 자주성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함께 이어져 있었다. 강력, 약력, 전자기력이 그들을 잡지 못하더라도, 항상 중력이 있었다. 사회적 시스템에서 결합력은 좀더 복잡한 양상을 띠지만, 원칙은 똑같다. 즉, 달릴 수는 있으되..
「사회 집단 형성, 사회 유기체 흡수, 밈의 등장, 협동의 증가 등은 모두 우주적 질서의 단계를 올라서는 것이다. 더욱 새롭고 복잡한 구조를 향해 전진하는 자연의 본능에는 도덕감이란 없다. 상처로부터 자식을 보호하는 어머니 같은 자연은 없다. 그러한 상처는 자연의 창조물을 갈고 다듬는 자연의 기본 계획이다. 우리는 독불장군이 아니며 그렇게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우리는 더욱 큰 사회의 작은 부속물, 초유기체의 세포이다. 태양에 그슬린 팔에서 벗겨지는 피부 세포처럼, 우리는 전체의 한 부분이며 전체를 위해 헌신하며, 때로는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인간 악의 세 가지 요인인 초유기체, 사상, 서열은 서양 사회, 소비주의, 자본주의, 텔레비전 폭력, 폭력 영화, 로큰롤 등에 의해 "짜여진" 최신 작품이 아니다...
「인간은 인간으로서 용광로에 들어가지만, 나올 때는 신이 된다.」* 14/10/22 * 미하일 나이미, 2014/06/23 - 의식의 4단계 2014/08/01 - 자유의지는 환상인가 실재인가? 미르다드의 서
「진화는 단순한 개인간 경쟁이 아니다. 그것은 네트워크간, 집단 정신간 경쟁이다. 세계관의 문제 해결 능력은 네트워크의 힘에 있다. 사회 집단을 형성하는 상호 작용, 보이지 않게 사회를 묶어 놓는 연결성, 문화를 만드는 네트워크 구조 등은 개인의 존재를 초월하는 힘이며 사회 유기체의 정신이다. 사회 신경 그물의 연결 지점에서 사회적 학습 장치를 움직이는 소모품인 남성이 나타난다. 남성의 소모성은 연구·개발이라는 자연의 계획 가운데 하나이다.」* 14/10/22 * 하워드 블룸, 하워드 블룸
「진화는 생물만의 특성이 아니다. 진화하는 것은 생물 부분과 무생물 부분을 치밀하게 결합시킨 하나의 실체인 지구 시스템 전체다. 우리가 진화하는 시스템을 합리적이며 의식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은 어리석다. 우리가 의식적인 생각을 무의식적인 이해로 번역하려면 '비유'라는 엉성한 도구를 써야 한다. ... 언제나 그렇듯이 ('살아 있는 지구'라는 비유인) 가이아는 결국 자신의 규칙을 깨는 자들을 추려내고 제거할 것이다. 우리는 이 운명을 받아들여 가이아 내에서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쪽을 택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우리는 늘 물어봐야 한다. "어떤 결과가 빚어질까?"라고.」* 14/09/30 * 제임스 러브록, 진화 제임스 러브록
「―인간은 왜 그런 착각(자유의지가 있다는 착각)을 하도록 만들어졌나.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착각이 없다면 '나'와 '자아'가 연결될 수가 없다. 매 순간마다 수백 가지 다른 이유들로 선택을 하게 되는데 '나'라는 '자아'가 있고 그 '자아'가 이런저런 이유로 선택을 했다는 스토리를 만들면 그 스토리를 통해 연관이 없는 점들을 연결시킬 수 있다. 이렇게 점들을 연결시켜주는 선이 결국 '나'라는 자아다. 따라서 '나'라는 존재 자체도 사실은 착각이다. 진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 김대식(뇌과학 전공 카이스트 교수) 인터뷰 중 「자유 의지란 단연코 환상이다. 우리의 의지는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고와 의도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도 없는 배경 원인으로부터 ..
근대성은 인류문명의 합작품이지, 서구문명의 독점 발명품이 아니다. 이 주장을 담은 김상준 선생의 책 은 유교와 동아시아를 포함, 세계 역사와 문명을 바라보는 내 관점을 뒤흔들어놓았다. 켄 윌버 저서들 이후로 가장 강렬한 지적 자극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허무주의와 비관주의를 넘어 근대성의 의미를 새로 발굴·해석하고 인류 문명의 공생적·윤리적 진화를 다시금 꿈꿀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켄 윌버와 김상준의 프로젝트는 공명하는 부분이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론(쉽게 말해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스토리)은 삶의 태도와 방향을 규정한다. 밝은 비전을 품고, 더 건강하고 쾌활하게 살아가고 싶다. 큰 학자들의 좋은 스토리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근대문명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도 일종의 유럽물신주의..
「도의 견지에서 보면 과도한 것은 종국에 가서 그 반대의 결과를 낳게 된다. 인류는 의식의 확장이라는 거대한 압력을 받고 있다. 우리는 인간 서로의 조화와 자연과의 조화를 회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위기를 창조했다. 의식의 상승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사례 중 하나는 과거에는 선택된 소수만이 누리던 육체와 정신의 비밀들이 보통 사람들에게까지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과학자 슈발러 드 루빅(Schwaller de Lubicz)은 이렇게 말한다. "사상의 혁명은 변덕의 소산이 아니다. ...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지진 운동, 기후변화,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도 인류에게 영감을 주는 정신이 이 새 시대를 예고할 것이다." 위기가 의식의 진화를 추동하지만, 의식의 변화 역시 현존 질..
도 닦는 업계, 즉 강호의 건강법 중에 인지도가 있는 것으로 , , *, , 등이 있다. 서로 (때론 격렬히) 충돌하는 주장들을 하고 있지만 결국 이러한 건강법에 공통된 합리적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소식과 간헐적 단식. 2) 늘 몸속을 따뜻하게. 3. 최소 투입, 최대 (소화) 효율로 생명 에너지(氣) 극대화하기. 강호의 건강 전도사들은 저마다 꼭 자기만의 방법만이 옳고 그대로 안 하면 큰일 난다고 하는데, 그런 사이비 교주스러운 이야기는 그냥 흘려듣고 합리적인 핵심에 해당하는 실천만 자기 몸에 맞는지 조심스럽게 실험해보는 것이 좋다. 참고로 위에 나열된 건강법 중 앞에 두 개는 생채식·생과일을 멀리하고 화식을 강하게 주장하고, 가운데 도 물도 데워먹고 심지어 과일도 구워먹으라 하는 화식파이고, 뒤..
* http://youtu.be/9Rhvxy0r2Do "생각해보면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상태는 두 단계 밖에 없어요. 제일 처음인 '무의식적 무지'와 마지막인 '무의식적 앎'. 즉, 처음 레벨을 벗어나면 행복하게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마지막까지 가는 수 밖에 없어요." - 영상 중 위의 강의는 음악 외의 분야에도 적용될 뿐 아니라, 의식 일반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인간은 아직도 에덴동산 안에서 의식이 행복하게 잠들어 있는 짐승과 의식이 완전히 깨어나 지복(bliss) 상태에 있는 신 사이 어디쯤 있다. 그래서 인간의 '간'자가 '사이 간間'자인 걸까? 괜히 니체가 사자의 단계를 넘어 인간 의식의 최종 단계를 어린아이로 비유한 게 아니다. 그러나 합리적인 의식과 이성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지의 단계..
Enlightenment, Self, and the Brain. How the brain changes with final liberation from Todd Murphy on Vimeo. 신경신학자 토드 머피의 강의 세 번째. '나'라는 개인의 실체가 있다는 느낌, 즉 '자아'의 감각은 뇌가 만들어내는 신경학적인 환영(hallucination)임을 설명하며 '무아'를 주장한 붓다의 의견이 과학적으로 옳았음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윤회하는 '나', 개인(individual)이 있느냐는 질문의 답은 '없다'이다. 깨달음은 바로 이 '나'라는 자아의 느낌이 소멸하는 과정이다. 강의는 뇌의 어떤 변화가 이런 과정을 만들어내는지 뇌 각 부위의 역할과 상호작용을 통해 깨달음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
Rebirth in Human Evolution - The New Science of Darwinian Reincarnation. from Todd Murphy on Vimeo. 신경신학자 토드 머피의 강의 두 번째. 윤회가 진화적 적응의 산물이라는 가설을 진화의 법칙과 물리적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방식으로 인류학적 근거를 가지고 제시하고 있다. 이제 왠만해서는 도 닦는 업계의 이야기들에 놀라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새롭고 신선한 주장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나'라는 실체가 끊임없이 윤회하는 걸까? 그 질문의 대답은 다음 강의에. 토드 머피의 다윈주의 윤회론(진화론적 윤회론)에 관한 논문은 에서 읽어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윤회론을 믿지는 않는다. 인간의 문화나 관습, 윤리관(..
"So the whole war is because we can’t talk to each other.” - 엔더의 대사 중 “Welcome to the human race. Nobody controls his own life, Ender." - 발렌타인의 대사 중 마지막 챕터를 읽기 전까지 유치하고 시시한 SF로 느껴졌다. 마지막 챕터에서 조금 만회가 되었다. 인간은 서로 얼마나 연결된 존재인지, 얼마나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존재인지, 얼마나 진화의 길을 이탈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존재인지,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14/03/08 * Orson Scott Card,
「문화 진화에 대해 생각할 때 특정 사람이나 특정 민족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사람들과 민족들은 태어나고 죽고, 오고 가는 것이다. 그러나 밈은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남는다. 모든 거래니 약탈, 전쟁이 지나간 후에는 사람들의 시신이 여기 저기 널려 있고, 사회 구조는 혼란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화, 즉 사회가 의존할 수 있는 밈의 집합체로서의 문화는 진화해나간다. 결국 사회구조도 그 뒤를 따를 것이다. 새롭게 이용 가능해진 기술적 기반에 말착된 채로. 사회구조가 기술을 따라잡는 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결국 따라잡게 된다.」* 13/12/29 * 로버트 라이트, 에서 봄. 로버트 라이트
「사람이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는, 즉 지위도 필요하고 섹스도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수렵·채집이 원시적 농업보다 호구지책의 기술로 훨씬 나은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그런데 수렵·채집 방식의 우월성에 대한 주장이 애초에 그릇되거나 적어도 과장된 것임이 드러난다면 농업을 뒷받침하는 논리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 주장은 잘못된 것이거나 과장된 것일 수 있다. 쿵족의 노동시간에 대한(하루에 두세 시간 일하고 나머지는 여가 시간이라는) 초기의 계산을 엄밀하게 재조사해본 결과 결함이 발견되었다. 노동 시간을 계산한 사람들은 음식을 가공하고, 창을 만드는 것과 같은 활동을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이 수렵·채집인들은 적어도 원예사회의 구성원들만큼 힘들게 일하는 ..
「어떻게 해야 플로우를 경험하고 더 복합적인 자아를 형성하면서 동시에 진화에 공헌할 수 있는가? 우선 무엇보다 '인생을 즐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삶을 최대한 음미하지 않으면서 그저 마지못해 살아가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어떤 사람이 내적 불행 때문에 폭발할 듯한 상태라면, 비록 그가 정의롭다고 해도 그를 믿기란 어렵다. 그의 행동은 모범이 될지 모르지만, 그 의식의 부조화는 위험하다. 플로우는 그 자체로 보상일 뿐 아니라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최고의 비책이다. 그러나 자아의 지평을 넓혀주는 활동에서 플로우를 발견하지 않는한, 즐거움만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화를 이끌어나가지 못한다. 따라서 '복합성을 추구'해야 한다. 지속적인 호기심과 관심, 늘 새로운 도전을 발견하려는 마음이 적절한 기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