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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화의 전통은 이념의 전통 본문
「서구 전통 사상은 모델화의 역사다. 서구적 전략은 모델화의 치밀성에 달려 있다. 실현할 대상을 행동하기 전에 관념적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모델화의 전통은 이념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념의 전통은 그리스 사상이 불완전한 현실을 넘어선 초월적 세계를 지시하기 위해 선험적 관념을 설정한 것에 뿌리를 둔다. 이념은 실천해야 할 이상이고 목적이다. 이념 추구 성향은 기독교로 계승되고 서양 근대에 와서 과학과 자유주의의 확립으로 이어졌다. 약 2세기 전 중국은 이념 또는 모델화 전통을 앞세운 서구적 근대성 앞에 무릎을 꿇었다. 현대 중국의 위상은 세계 전체의 미래와 직결될 정도로 중요해졌지만 동시에 중국은 전통사상과 서구적 이념 간의 갈등을 처리해야 할 과제를 떠안고 있다. 줄리앙의 전략론은 이런 문제의식을 관통하고 있다.
... 모델화 구조를 이루는 이론-실천의 쌍은 서양 근대의 가장 특징적인 표시들 중 하나다. 나아가 근대성이 서양에 따라 표준화된다면 모델화는 세계의 가장 특징적인 표시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줄리앙은 모델화의 인위성을 시사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혁명가는 건설할 사회의 모델을, 군사가는 수행할 전쟁의 도식을, 경제가는 실현할 성장 곡선을 그리는 등 모두가 방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아서 한다. 세계에 투영되고 관념성이 각인된 구도들이 있는 만큼, 그렇게 투영하고 각인한 후에 그것들을 사실들 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16/02/17
* 역자 해설(이근세). in 프랑수아 줄리앙. (2015). 전략: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 중국까지. (이근세, Trans.). 파주: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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