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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이해하지만 지혜는 깨닫는다 본문
「흔히 말하듯 철학은 이해한다. 철학은 진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지혜는 깨닫는다. ...
식물의 성장도 마찬가지다. 맹자가 말했듯이 돋아나는 싹을 잡아당기는 것은 무익한 것이다. 오히려 싹이 스스로 자라도록 내버려두면서, 종종 그 밑부분의 땅을 '부드럽게 김매주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인식은 객체를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이기에 (사람들이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과 관련된 반면에, 깨달음은 간접적으로 항상 우회(깨달음을 용이하게 해주는 충고라는 우회)를 통해서 실행되기 때문에 잠복과 함축에 관련된 것으로서, 그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결코 완벽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으며 "기회가 닿으면" 돌출되는 결과에 의해서 드러난다. "보라", "갑자기", 나는 "깨달았다". 적어도, 나는 시작은 했던 것이다.
싹이 땅에서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 그 싹을 잡아당길 수는 없다.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그 싹에 온기와 습기와 빛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싹이 성장하리라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비트겐슈타인, 1942).
따라서 '깨닫다'는 단순히 '이해하다'(이는 또한 인식과 관계가 있다)보다 더 분명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깨닫는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혹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보고 있는 것,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즉 우리가 상당히 잘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 눈앞에 있는 것에 대해 자각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깨닫는다는 것, 그것은 명증성에 대한 자각을 말한다. 혹은 그 단어를 가장 엄밀한 의미로 이해한다면, 깨닫는다는 것은 현실의 실제적인 특성을 자각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시간이 흐르는 것, 늙어가는 것, 혹은 단순히 '살아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도 자신이 죽도록 예고되어 있다는 것을 정말로,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완벽하게가 나을 듯한데,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그 사실을 알고는 있다.
우리는 이러한 말에서 위와 같은 사실에 대한 하나의 예시를 발견한다. 우리는 앞에서 스승이 도를 보여주기 위해서 어떻게 처신하는지를 보았다. 즉, "선생님께서는 차근차근히 사람을 잘 이끄시어 문(文)으로써 나의 지식을 넓혀주시고 예(禮)로써 나의 행동을 요약하게 해주셨다". '이와 같은 지도 방식'은 식물의 싹틈과 마찬가지로 전개가 필요하다. '문'과 '예'는 스승이 정신의 성장을 용이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일상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도를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승이 일상적으로 다루고 있는 글과 전례를 통해서, 글과 전례가 확장과 대립 사이에서 야기하는 긴장을 통해서, 스승이 제자에게 깨닫도록 일깨워주는 것은 바로 더 본질적인 하나의 욕구, 즉 '도' ― 어쨌든 우리가 끊임없이 눈앞에 보고 있는 '도' ― 에 대한 욕구이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그 말이 결론을 내리고 있는 바와 같다. 여기서,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그 말은 예시적인 것이며, 제자는 단지 자신이 깨달아야 할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15/09/05
* 프랑수아 줄리앙. (2009). 현자에게는 고정관념이 없다: 철학의 타자. (박치완 & 김용석, Trans.). 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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