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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본성은 한 점의 불꽃과 같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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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본성은 한 점의 불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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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희에 동의한다. 맹자의 성선설은 사람의 본성이 마냥 선하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선을 행할 수 있는 싹이 바깥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 내면에 이미 심어져 있다는 것으로 읽어야 한다. 과제는 그 싹을 어떻게 하면 짓밟지 않고 키워나가느냐이다. 이는 진화 생물학의 견해와도 조응한다.

「황종희는 '본래 완전한 본성' 이론에 반기를 들었다. 그 선한 본성은 완전한 것이 아니고 성장해야 할 작은 싹과 같으며, 진정 선한 본성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을 흔들고 가로막는 현실의 환경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황종희에 의하면 인간의 선함은 어둠 속의 한 줄기 빛과 같은 정도이다. 

황종희는 완전한 본성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왕수인 역시 정주성리학과 마찬가지로 관념론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선한 본성'은 인간이 왜 윤리적인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맹자 이래 유학 전통의 대답이다. 신의 명령 때문도 아니고 이익 계산 때문도 아니고, 본성적으로 인간이 선을 행하도록 생겼다고 이 전통은 대답한다. 황종희 역시 이 전통 위에 있다.

그러나 황종희는 타고난 선한 본성을 '전광석화' 혹은 '한 점의 영명함' 등으로 묘사했다. 즉 그 선천적인 선함은 후천적인 노력 없이는 튼튼한 것으로 유지되지 못하며 어둠 속에 묻혀버릴 수도 있는, 불완전하고 허약하기까지 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그 한 점 영명함을 활활 타는 밝음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후천적인 조건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리하여 그에게 '성장'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한 줄기 선한 본성을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어 평화로운 세상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동시대 사람들의  상호성장뿐 아니라 시대를 넘어선 상호성장 역시 필요한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학문에 대한 특별한 강조와 역사에 대한 남다른 의식, 학문의 도반에 대한 열정과 학파 형성의 의미에 대한 숙고 등, 황종희를 특징짓는 여러 요소들은 그의 선한 본성관과 연결되어 있다.」*

14/04/02

* 황종희 지음, 이혜경 주해, <맹자사설>의 해제에서 발췌, 편집.

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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