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는 도

「무릇 음식을 먹는 도는 너무 배불리 먹으면 손상되어 몸에 좋지 않고, 너무 굶주리면 뼈가 마르고 피가 마른다. 배불리 먹거나 굶주림의 사이, 이를 혈기가 조화롭고 몸이 건강하여 정기가 의지하는 곳이라 하니, 지혜가 생기는 곳이다. 굶주리거나 배불리 먹어 절도를 잃으면, 죽음에 이른다. 배부르면 즐겁게 움직이고, 굶주리면 생각을 쉬고, 늙으면 생각을 아껴야 한다. 배부른데 즐겁게 움직이지 않으면, 기가 사지에 통하지 않는다. 굶주렸는데 생각을 쉬지 않으면, 배불러도 떨쳐 일어나지 못한다. 늙었는데 생각을 아끼지 않으면, 피곤하여 생기를 다한다. 

마음은 넓히고 외부 사물은 막으며, 기는 너그럽게 하고 생각은 넓게 하며, 몸은 안정시키고 옮겨 다니지 않으며, 전일함을 지키고 온갖 잡다한 일을 버리면, 이익을 봐도 유혹되지 않고, 해를 봐도 두려워하지 않고, 너그러움이 펼쳐져서 사랑이 가득하고, 그 몸속에서는 이것을 홀로 즐기게 된다. 이것을 일러 운기의 공부라 하니, 뜻을 행함이 하늘에 오르는 것과 같이 자유롭다.」*

- 관자, '내업內業' 중

14/03/29

* 김필수 외 옮김, <관자>에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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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