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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데이비드 봄의 홀로그램 이론에 의하면 전체(우주)는 부분들의 조합이 아니며, 부분은 전체의 일부가 아니다. 부분은 전체를 담고 있고, 전체는 모든 부분에 자신을 현상한다. 아래 긴 발췌는 책 내용의 '일부'이지만 책 내용 '전체'를 포함한다. 「양자장은 모든 공간 속에 스며들어 있으므로 모든 입자들은 초공간적으로 상호연결되어 있다. 데이비드 봄이 펼쳐가고 있는 실재상은 아원자 입자들이 허공 속에 저마다 뿔뿔이 흩어져 떠도는 모습이 아니라, 그 속을 움직이고 있는 물질만큼이나 실제적이고 활발히 살아 있는 공간 속에 만물이 불가분의 그물망의 일부분으로서 아로박혀 있는 모습이다. 봄의 가장 놀라운 주장 중의 하나는, 우리의 일상 속의 감각적인 현실이 사실은 마치 홀로그램과도 같은 일종의 환영이라는 주장이다. ..
나는 전에 현대 물리학의 빅뱅이론이 장재 기철학의 각주에 불과하다는 좀 과장된 비유를 한 적이 있다. 같은 비유를 또 써먹어 말하자면, 현대 물리학의 다중우주론은 불교 화엄사상의 각주에 해당할 것이다. 「일부의 고대 사상가들은 한낱 말에 만족하지 못하여 더욱 정교한 비유를 동원하여 실재의 홀로그램적 본질을 표현했다. 힌두 아바탐사카 수트라의 저자는 우주를 신화 속의 인드라 신의 궁전 위에 걸쳐져 있는 진주그물에 비유하여 이렇게 말한다. "이 그물은 정교하게 짜여 있어서 하나의 진주를 들여다보면 다른 모든 진주들이 그 속에 비쳐 보인다. 마찬가지로 우주 속의 모든 대상은 그 자체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대상들과 연결되어 있다. 아니, 사실상 그것은 곧 다른 모든 것들이다." 7세기에 창시된 ..
「아인슈타인은 "나를 항상 궁금하게 만드는 문제는 이렇다"라면서 "창조를 하면서 신은 선택을 했을까?"라고 물었다. 아인슈타인이 알고 싶었던 것은 왜 자연법칙과 자연상수, 이를테면 기본 입자의 질량이나 중력의 크기가 바로 지금 그대로의 값을 가지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다른 자연법칙과 자연상수도 생각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익히 아는 물음이 다시금 고개를 든 셈이다. '왜 우주는 바로 지금 이대로의 모습일까?' 아인슈타인은 더 심오한 자연원리가 세상의 모든 우연함을 말끔히 제거해주리라 희망했다. 이 심오한 원리가 곧 모든 것을 위한 단 하나의 이론, 우주공식이다. 생애 말년의 30년 동안 아인슈타인은 우주공식을 찾으려 안간힘을 썼으나 허사였다. 우주공식의 탐색은 후계자들에 의해 계속 이어졌다. 이들..
0:00:00 대폭발. 이 순간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설명하는 데 성공한 이론은 지금껏 없다. 자연의 네 가지 기본 힘들, 물론 중력도 포함한 이 힘들이 아마도 단 하나의 힘으로 결합한 모양이다. '모든 것을 위한 하나의 이론'이 나타난다면 대폭발의 순간을 설명할 수 있을까?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초 시간과 공간이 생겨났다. 에드윈 허블은 1920년대에 '후커 망원경'으로 빅뱅이론의 가장 중요한 증표를 발견했다. 우주의 성단들이 서로 간격을 벌려간다. 공간이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에 공동의 출발점을 가졌어야 마땅하다.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초 우주는 콩알보다 작았다. 그런 다음 급팽창..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당신은 물리학의 궁극적인 법칙을 찾고 있는가?" 아니다. 나는 그저 이 세상을 조금 더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을 설명하는 궁극의 법칙이라는 것이 단순한 형태로 존재한다면 물론 다행스러운 일이고 그것을 내가 발견한다면 더없이 행복하겠지만, 자연의 법칙이 수백만 겹의 양파껍질처럼 겹겹이 쌓여 있어서, 그것을 벗기는 작업이 점점 지루하게 느껴진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나의 관심은 이 세상에 대해 조금 더 많이 알아내는 것이며, 많이 발견할수록 기쁨도 크다. 나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이 좋다. 그뿐이다.」* - 리처드 파인만 15/02/09 * 로렌스 크라우스, 에서 봄. 2014/08/08 - 양자역학, 왜냐고 묻지 마라 2013/08/04 - 양자..
「그동안 우주론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들은 "대부분의 에너지가 빈 공간에 존재하고, 눈에 보이는 물질은 총에너지의 1퍼센트가 채 되지 않으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입자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평평한 우주"를 꾸준하게 지지해왔다. 이 모든 현상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적절한 조건이 갖춰지면 무(無)는 유(有)로 변환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이쯤에서 특별히 힘을 주어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우주가 무(無)에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필연적으로 탄생했다는 주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이 세계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사실들과 점점 더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이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것은 경험에 기반을 둔 우주..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현대 천문학을 이루는 거의 모든 개념을 이미 찾아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심지어 오늘날 물리학자들이 진지한 가능성으로 연구하고 있는 '다중우주론'마저도 그 당시 모색되었다. 그들의 놀라운 통찰력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모르긴 모르되, 특정 종교, 특정 사상만이 배타적으로 사람들을 옭아매지 않았던 자유로운 지적탐구의 분위기도 한몫했으리라. 「(데모크리토스가) 가르치기를, 사물들은 끊임없이 허공을 헤매고 있으며 무수히 많은 서로 다른 세계들이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 몇몇 세계들에는 해도 달도 없으며, 또다른 곳의 해와 달은 우리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다시금 다른 세계들은 심지어 여러 개의 해와 달을 자랑한다. 세계들 사이의 간격은 똑같지 않아서 때로는 멀고 때로는 가깝다. 일부 계..
「물리학에 적용된 데카르트적 주관주의는, 사물이 단지 외적 관계만을 갖는 개체적 존재라는 뉴턴의 가설이 되었다. 우리는 데카르트가 물체의 원초적 속성으로 기술했던 것이 실제로는 현실적 계기들 간의, 그리고 현실적 계기들 내부의 내적 관계의 형식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와 의견을 달리한다. 이러한 사고의 변화는 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사상의 전환, 즉 유물론으로부터 유기체론으로의 전환이다. 물리학의 언어로 말하면, 유물론으로부터 '유기체적 실재론'(organic realism)으로의 변화는 정태적인 물질이라는 개념이 유동적인 에너지라는 개념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에너지는 작용과 유동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구조를 떠나서는 이해될 수 없다. 이는 또한 '양자'(量子)의 요건들로 조건지어져 있다..
불확실성의 세기, 문명의 운명마저 장담할 수 없는. 「철학자 메리 미질리는 명료한 저술을 통해 20세기가 데카르트식 과학이 승리한 시대였음을 상기시킨다. 지나치게 오만한 시대였으며 자칭 '확실성의 세기'라고도 했다. 그 세기가 시작될 때 저명한 물리학자들은 "이제 발견할 것이 세 가지밖에 안 남았다"고 말했고, 그 세기가 저물 무렵에는 '만물의 이론'을 추구하고 있었다. 21세기인 지금 우리는 진정으로 위대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이 양자론에 대해 했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있다. "그것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말로 아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다." 우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곳이다. 나는 가끔 우리 의식이 우주의 극히 일부분밖에 이해하지 못할 것이며, ..
「현대 물리학은 미분리된 전체인 흐름 속 형성 활동을 중시하는 관점을 거부한다. 물리학자 대다수가 상대론이나 양자론에서 그런 관점의 필요성을 무시하거나 거의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이것을 주로 수학 형식에만 등장하는 특징으로 여기고 사물의 진정한 모습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리학에 상상력을 불어넣고 이론을 피부에 와닿게 하는 비형식 언어나 사고방식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대다수 물리학자는 옛날 원자론자들처럼 우주 만물이 기본 구성 요소인 소립자로 만들어진다고 굳게 믿는 가운데 말하고 생각한다. 생물학 같은 다른 과학 분야에서 이런 확신은 더 강하다. 이들은 현대 물리학이 이룬 혁명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현대 분자생물학자는 DNA 분자 구조나 기능에 대한 연구를 확장하면 생명이나 마..
양자역학을 확률(불확정성)이 아닌 내재적 법칙성으로 해석하는 이론도 있다. 데이비드 봄의 '숨은 변수 이론'이다. 그 외에도 양자역학을 해석하는 이론으로 폰노이만, 윌러 등의 프린스턴 해석, 아인슈타인의 앙상블 해석, 에버렛 등의 다세계해석, 결흩어짐을 중심으로 한 정합적 역사 관점, 머민의 이타카 해석, 장회익 등의 서울해석 등이 있다고 한다. 표준해석으로 여겨지는 것은 코펜하겐 해석이다. 「현대 물리학의 전일적 실재관의 특성은 이 우주가 부분들의 단순한 조합이 아니라 유기적 통일체이며 우주 만물은 개별적 실체성을 갖지 않고 전일적인 흐름(holomovement) 속에서만 파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봄은 에너지, 마음, 물질 등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초양자장으로부터 분화된다고 보고 초양자..
양자역학이 동양철학의 음양론과 통한다니 흥미롭다. 「과학주의자: 관측이 어떻게든 대상에 간섭한다는 이야기이군요. 매우 이해하기 쉬운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상보주의자: 아니요, 탐조처럼 단순히 관측이 대상을 간섭한다는 소박한 시점으로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의 본질을 나타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본래 결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관측 정도의 한계에 따라서 그것을 동시에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당신은 불확정성 원리를 그렇게 해석합니까? 과학주의자: 네, 그렇습니다. 저는 그것만이 불확정성 원리라고 해석합니다. 아인슈타인도 그처럼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상보주의자: 아인슈타인이 그처럼 '실체적 해석'을 근거로 마지막까지 양자론에 강하게 반발한 것은 잘 ..
「그(아인슈타인)는 초보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재검토에서 출발하여 중학생이라도 알 수 있는 초등대수나 기하학을 이용하여 상대성이론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공식을 이끌어낸다. 그 설명은 출발점이 되는 전제에서부터 지향하는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양자를 잇는 최단 코스를 거치는 참으로 판명하면서도 설득력 넘치는 논지로 독자를 목표점으로 이끌고 간다. 이 논문은 물리학 논문의 모범이며, 이 학문에 뜻을 둔 사람은 반드시 일독해야 하리라고 본다. 이는 과학논문으로서는 최고의 걸작이며, 그 논지 전개의 아름다움은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 우치야마 다쓰오,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 머리말 중 14/06/05 * 다치바나 다카시, 에서 봄. 2013/08/04 - ..
「생명의 존재는 이토록 물리학 법칙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힘과 입자들은 왜 지금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는가?"하고 질문을 던진다면 다음과 같은 대답이 가능하다. 다중우주 전체에 걸쳐서 각 우주들의 특성은 서로 다를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우리의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입자들과 힘의 특성은, 그들이 생명체의 존재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적능력을 가진 생명체가 있어야만 "우리의 우주는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이어야 했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가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우주가 지금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을 인지할 만한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13/08/06 브라이언 그린..
정해진 운명에 따라 흐르는 우주와 그 필연에 따라 운동하는 만물들.. 이러한 개념은 양자역학의 탄생과 함께 폐기처분 되었다고 한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우주의 사건은 오직 확률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양자역학에 대해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말했다. "상대성이론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전 세계에 12명뿐이라는 기사가 뉴스로 보도되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그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믿는다.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논문을 세상에 발표하기 전에, 그 내용을 이해하는 사람이 전 세계에 단 한 명뿐이었던 시절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논문이 공개되고 난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12명은 분명 과소평가된 수치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사정이 전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