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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정성 원리와 음양론

모험러
양자역학이 동양철학의 음양론과 통한다니 흥미롭다.

「과학주의자: 관측이 어떻게든 대상에 간섭한다는 이야기이군요. 매우 이해하기 쉬운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상보주의자: 아니요, 탐조처럼 단순히 관측이 대상을 간섭한다는 소박한 시점으로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의 본질을 나타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본래 결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관측 정도의 한계에 따라서 그것을 동시에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당신은 불확정성 원리를 그렇게 해석합니까?
  
과학주의자: 네, 그렇습니다. 저는 그것만이 불확정성 원리라고 해석합니다. 아인슈타인도 그처럼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상보주의자: 아인슈타인이 그처럼 '실체적 해석'을 근거로 마지막까지 양자론에 강하게 반발한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큰 문제입니다! 불확정성 원리는 전자의 위치나 운동량은 본래 결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상태가 '공존'하고 어떤 상태를 측정하게 되는지는 결정되어 있지 않은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결국 불확정성 원리는 '라플라스의 악마'가 '원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죠. 그것은 전자 1개만을 생각해보아도 그 위치와 운동량은 '원리적'으로 '불확정'이고 미래의 위치와 운동량을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마이크로의 세계는 근본적으로 불확정하고 미래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것이 나의 '상보적 해석'이고 현대물리학에서도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양자적 해석'이기도 합니다.

사회자: 그 상보적 해석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 거죠?

상보주의자: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가 이끌어낸 개념인데, '코펜하겐 해석'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보어는 1927년 '양자의 요청과 원자이론의 최근 발전'이라는 강연을 하고, 그 가운데 고전물리학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양자론이 제시하는 새로운 개념을 '상보성'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상보성이란 상반하는 2개의 개념이 서로 보완함으로써 하나의 새로운 개념을 형성한다는 사고방식입니다.

예컨대 전자는 '파동'인 동시에 '입자'이고, 고전물리학처럼 한쪽 개념으로 환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불확정성 원리가 나타내는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도 상보성의 관계에 있습니다. 보어는 상보성을 나타내는 상징으로서 '음'과 양'이라는 대립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세계를 해석하는 중국의 음양사상을 도입했습니다.

저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나 물질과 정신의 관계도 상보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쪽이 다른 쪽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상호 서로에게 보완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이해하기는 불가능합니다.」*

14/08/06

* 다카하시 쇼이치로, <이성의 한계: 극한의 지적 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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