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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론에서 유기체론으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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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론에서 유기체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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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 적용된 데카르트적 주관주의는, 사물이 단지 외적 관계만을 갖는 개체적 존재라는 뉴턴의 가설이 되었다. 우리는 데카르트가 물체의 원초적 속성으로 기술했던 것이 실제로는 현실적 계기들 간의, 그리고 현실적 계기들 내부의 내적 관계의 형식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와 의견을 달리한다. 이러한 사고의 변화는 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사상의 전환, 즉 유물론으로부터 유기체론으로의 전환이다. 

물리학의 언어로 말하면, 유물론으로부터 '유기체적 실재론'(organic realism)으로의 변화는 정태적인 물질이라는 개념이 유동적인 에너지라는 개념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에너지는 작용과 유동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구조를 떠나서는 이해될 수 없다. 이는 또한 '양자'(量子)의 요건들로 조건지어져 있다. 이러한 요건들은 하나하나의 파악들과, 이 파악들이 속해 있는 하나하나의 현실적 존재들이 물리학 속에 반영된 것이다. 수리물리학은 "모든 사물은 흐른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격언을 자기 자신의 언어로 번역한다. 그래서 이 격언은 '모든 사물은 백터다'가 된다. 수리물리학은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도 수용한다. 그것은 그 원자론을 "에너지의 모든 흐름은 '양자' 조건에 따른다"는 말로 번역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과학 개념에서 사라진 것은 수동적으로 지속되고, 원초적으로 개체적 속성을 가지며, 일시적이고 우연적인 모험을 겪는 공허한 물질적 존재(vacuous material existence)라는 개념이다. 물리적 세계의 몇몇 특징은 이러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개념은 과학과 우주론의 궁극적 관념으로는 쓸모가 없다.  

본질적으로든 우연적으로든 간에 영속적인 성질들을 유지하고 있는 존속하는 실체라는 단순한 관념은, 생활상의 많은 목적에 있어 하나의 유용한 추상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사물의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진술로서 이용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그릇된 것으로 판명되게 마련이다. 그것은 일종의 오해에서 생겨난 것이고, 그 어떤 적용에 있어서도 결코 성공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 한 번의 성공을 거둔 적이 있었다. 즉 그것은 언어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에서, 그리고 형이상학에서 진을 치고 자기의 입장을 고수해 왔던 것이다.」*

14/11/30

* 도널드 셔번, <화이트헤드의 『과정과 실재』 입문>에서 발췌, 편집,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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