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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인(仁)하지 않으면 명상이 다 무슨 소용이고, 기공이 다 무슨 소용인가. 깨달음을 이뤘다는 둥, 한 소식 했다는 둥, 생사관문을 뚫었다는 둥, 쿤달리니를 깨워 차크라를 열었다는 둥, 사람의 오로라를 보고 미래를 본다는 둥 폼 잡아보지만, 끝내는 그저 괴팍할 뿐인 자신의 기질적 충동을 이기지 못하는 철부지들. 뭔가 이뤘다고 착각하여 배움을 멈추고 탐구를 멈추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눈에는 지성의 빛이 없고 몸에는 대장부의 품위가 없으며 가슴에는 공손한 덕이 없으니, 사람들이 무얼 보고 '도인'들을 본받을 것이며 무얼 보고 명상의 길에 선뜻 들어설 것인가. 아,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수행과 깨달음이 아닌 일상에서 차곡차곡 이루어지는 지극히 평범한 중용의 도(道)에 뜻을 둔 학인이야말로 참으로 귀하구나. 그러..
아흔 연세 김무경 할머니의 가르침, "평상심이 도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몸건강과 정신건강이 조화를 이룬 보기드문 고수, 큰도인이시다. (* 주의: 광고와 함께 자동재생. 어떻게 끄는지 모르겠다.) ("무소처럼 당당하게, 차향처럼 은은하게" 영상 링크.) 14/07/29 대장부 고수들 평상심 홀로서기 2014/08/10 - 장자(莊子) 오광봉 할아버지
「위와 같은 하강적 과정에 반해서, 사람이 일생동안에 생명력이 '거슬러 흐르는'(역행의) 상승운동을 이끌어 들일 수만 있다면, 다시 말해서 아니무스(혼魂)로 하여금 아니마(백魄)의 힘을 자유로이 지배할 수 있게 한다면, 심령은 외면적인 사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 된다. 외계의 사물은 인식의 대상은 되지만 이미 욕망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이로써 미망은 그 힘을 잃어버리게 되고, 여기에 내면적이면서도 상승하여 가는 힘의 회전이 일어난다. 자아는 세계의 사물과의 갈등 상태로부터 벗어나며 그래서 사후에도 이어 살아간다. 그것은 내면화에 따라서 생명력이 밖으로 새어나감을 막기 때문이다. 그것은 누출 대신에 신체적 존재양식에 의존하지 않는 생명의 중심이 일자一者(모나드)의 내적인 회전운동 안에서 만들어 지는 것..
불로장생이나 윤회의 근절을 추구하는 요기나 도인, 소승은 삶을 두려워하거나(윤회) 혹은 죽음을 두려워한다(불로장생)는 점에서 똑같다. 그래서 이들 수행의 핵심은 성(性)이다. 성은 삶과 죽음을 낳는 근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을 초월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성을 철두철미하게 억압한다. 그들이 차크라를 정수리로 끌어올렸든, 대주천으로 사리를 이루었든, 마음장상을 이루었든 다 마찬가지다. 관념과 육체는 하나이기에, 이들은 실제 성욕이 절멸해 남자는 성기가 오므라들고, 여자는 때가 한참 남았는데도 생리를 끊는 등의 목표를 이룬다. 성욕이 절멸하면서, 오욕칠정도 같이 절멸한다. 물론 여기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지독한 인내와 고행이 필요하여서, 실제로 저 목표에 도달하는 수행자는 극히 소수다. 그 소수는 대도인으로..
세상에, 나는 어제 일부 딜러를 도인에 견주었는데,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도를 닦는 양반도 있었다! "내가 아는 분 중에 지난 1998년과 2000년에 국내에서 벤처 주식 투자로 수천억 원을 벌고 최근에는 벤처회사까지 인수해 경영을 하는 분이 있다. 이 분은 예전에 외환 딜러였다. 그는 딜러로 근무할 당시 5분 후의 시세의 움직임을 내다보기 위해 단전호흡으로 운기조식하고, 생식을 하며 정신을 맑게 하곤 했단다. 외환시장에서 10분이나 한 시간 후의 시세 변동 예측은 포기하고, 5분 후의 시세 정도는 수련에 따라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차트분석을 통한 과학성과 다소 초자연적인 통찰력까지 연마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예측해야 하는 시간 지점이 멀수록 불가측성은 높아지고 확..
언젠가 어느 글에서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려면 월평균 300만 원 이상의 소득이 필요하다는 글을 봤다. 그러나 연 수입 80만 원으로도 천하에 아쉬운 것 없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경남 창녕에서 폐가를 수리하여 사는 석청산 씨가 바로 그렇다. 그의 주업은 '정신수련'이다. 부업은 다양하다. 기왓장이나 쌀가마니 등 등짐 지어 나르기, 부산역 광장에서 하모니카 불기, 전 세계를 누비며 그 나라 사람들을 상대로 단소 불어 주기, 손금 봐주기, 지압해주기, 영화 엑스트라 출현 등등. 석청산 씨는 산으로 도를 이루었다. 단순히 산에 들어가 도 닦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산' 자체를 탐구한다. 어느 한 분야의 궁극을 탐구하는 사람은 누구나 도인이며, 그들이 깨닫는 무언의 지혜는 그 분야의 테두리 내로 ..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것으로 유명한 이국종 교수가 의대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제목은 "외상과 나". 이국종 교수는 이 강연 제목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외상과 나'라는 제목은 신파다"라면서 "신파에 빠지면 안 된다. 영원한 것은 없다. 지금 외과의를 꿈꾸는 당신의 생각도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 분야든 최고수의 경지에 오르면 거의 도인이다. 이러한 경지에 있는 사람은 전세계를 누비든, 좁은 서가에 틀어박혀 있든, 수술실에서 삶을 보내든, 그곳에서 인생을 배우고, 통찰하고, 진리를 발견한다. “외과의들의 인생은 수술복을 입고 수술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이 끝나 폐기물이 가득한 수술방을 보고 있노라면, 인생이 안갯속에 있는 것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 그러나 까마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