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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장, 명구절

소년 왕양명

모험러
소년 왕양명은 할아버지와 함께 여행하다가 경치가 기막힌 금산사라는 사찰에 들르게 된다. 할아버지는 절경을 앞에 두고 시 하나를 지어보려 했지만, 시구가 나오지 않아 전전긍긍했다.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어린 양명이 다음과 같이 시를 읊었다.

  금산은 한 점 주먹만 하지만
  유양의 물 아래 드리운 하늘을 깨뜨리네
  묘고대 위의 달은 취한 듯 떠 있으니
  옥피리 소리가 동굴 속의 용을 재우네
  
할아버지를 비롯해 주위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사람들은 양명의 재능을 시험해 보고자 어린 양명에게 즉석에서 새로운 시제를 던져주어 보았다. 폐월산방 ― 달을 가리고 있는 산속의 방이란 뜻의 시제였다. 시제가 떨어지자마자 양명은 붓을 놀렸다.

  산은 가깝고 달은 먼 곳에 있으니 달이 작다고 여겨
  문득 이 산이 저 달보다 크다고 말한다
  만약 사람의 안목이 하늘같이 크다면
  도리어 산이 작고 달이야말로 광활한 것임을 보게 될 텐데
  
이때 양명의 나이 열한 살이었다.

1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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