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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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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견은 태생적으로 몸이 몹시 허약했고, 또 가난했다. 친구가 이를 동정하자, 당견은 그 동정은 매우 고마운 것이나, 사실 그것은 축하할 일이라고 답하며 이렇게 말했다.

“몸이 강한 사람이 필시 먼저 피폐해지고, 기운이 성한 사람이 필시 먼저 위축됩니다. 기운이 강함을 믿고 주저함도 없이 혹 색에 빠지고, 혹 과음하고, 혹 과식하여 겉으로는 몸을 심약하고 쇠약하게 갉아먹고, 안의로는 의지를 미혹시킵니다. 강성한 사람은 그래서 스스로 몸을 해치는 것입니다. 생명을 보양하고 죽음을 늦게 맞이한 사람은 항상 질병이 있기 때문이고, 욕심을 버리고 도에 가까운 사람도 질통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질통은 마땅히 축하할 일이지요. 

또한 옛날 사람들은 억압을 받아 뜻을 더욱 분발할 수 있었고, 곤경에 처해서 학문에 성취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근심은 마땅히 축하할 일입니다. 마음을 비운 사람은 도에 거하는 자이고, 외물에 구애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평안한 자입니다. 밖으로는 아름답고 귀한 것들이 가득 차있고, 안으로는 정욕의 쾌락을 만끽하는 것으로 넘쳐난다면, 본 마음은 잃고 도는 없어질 것입니다.

욕망이 없는 사람은 최고의 사람이고, 욕망이 적은 사람은 그 다음이요, 욕망이 많은 사람은 최하의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욕망을 탈취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이에 욕망을 좇습니다. 이 것을 좇다보면 중간정도의 과욕자에서 최하의 사람이 될 것이고, 이것을 좇지 않는다면 최하의 단계에서 최고의 단계로 옮겨질 것입니다. 이러한 빈곤은 마땅히 축하할 일입니다.

외모가 위대하면 사람들이 존경하고, 자태가 아름다우면 사람들이 사랑하고, 말을 잘하면 사람들이 탄복합니다. 이 세 가지는 덕행과 재능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은 아니며, 오히려 이것을 가지고 다른 이들을 멸시하며 스스로 만족해 할 수 있습니다. 외모와 언변이 떨어지는 경우라면 일을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더욱 수양하여 반드시 외모상의 단점과 덕행과 재능의 단점을 단점으로 여기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못생긴 모습은 마땅히 축하할 일이지요.“

13/04/01

* 당견, <잠서>에서 발췌,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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