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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이라는 만병통치약, 아니 돌팔이약 본문

명문장, 명구절

사형이라는 만병통치약, 아니 돌팔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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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당시에는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사형이 업종과 직종을 불문하고 성행했는데 그중에서도 텔슨 은행이 특히 심했다. 죽음이란 조물주가 만물을 치유하는 방법이었고, 그런 면에서 법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었다. 그래서 판결은 이랬다.

 

′저 지폐 위조범을 사형에 처한다, 위조 어음을 유포한 자를 사형에 처한다. 편지를 불법적으로 뜯어본 자를 사형에 처한다, 동전 위조범을 사형에 처한다, 범죄에 사용된 어음의 4분의 3 유통시킨 자를 사형에 처한다, 등등.

 

방법은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반대였다. 하지만 사건에 따라 달리 보아야 골치 아픈 문제들을 간단하게 만들어 주고 집행 후에 남는 문제들을 뒤끝 없이 처리해 준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래서 은행들이나 동시대인들처럼 전성기를 구가하던 텔슨 은행도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죽인 사람들의 머리를 은밀하게 처리하지 않고 템블 위에 줄지어 매달아 놓으면 텔슨 은행 1층에 들던 얼마 되는 햇빛조차 완전히 막혀 버릴 정도로 희생자의 수가 많았다."

 

- 찰스 디킨스, 도시 이야기, 더클래식 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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