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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행해진 것은 무엇이든 옳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이미 행해진 것은 무엇이든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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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에게도 올드 베일리는 ′죽음′의 여행길에 놓여 있는 여인숙으로 통했다. 창백한 여행객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와 그곳에 머물렀다가 수레나 마차를 타고 ′저세상′으로 가는 험난한 여행길에 올랐다. 그들은 도로를 4킬로미터씩이나 끌려가며 시민들에게 모욕을 당했지만, 시민들 중에도 선량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모름지기 쓸모가 있는 것은 힘을 얻고, 매우 쓸모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세상의 인정까지 얻기 마련이다. 올드 베일리는 예로부터, 앞을 내다볼 없게 죄수의 머리나 허리에 씌우는 ′칼′이라는 아름다운 형벌 도구와, 볼수록 인간다워지고 심성이 고와지는 ′태형 기둥′이라는 사랑스러운 형벌 시설로도 유명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지혜의 유산인 ′피 묻은 돈′이 두루두루 유통되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돈의 유통 과정에서 돈을 노린 천하에 둘도 없이 끔찍한 범죄들이 불가피하게 일어나곤 했다.

 

요컨대 당시의 올드 베일리는 "이미 행해진 것은 무엇이든 옳다."라는 교훈의 살아 있는 표본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이면서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명제는 ′행해진 적이 없는 것은 무조건 옳지 않다′는 엉터리 같은 결론으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했다.

 

-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더클래식 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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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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