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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구경거리에 대한 흥미의 뿌리 본문

명문장, 명구절

잔혹한 구경거리에 대한 흥미의 뿌리

모험러

「이 청년에게 쏠려 있는, 냄새 가득한 관심은 숭고한 인간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관심이었다. 그가 조금이라도 끔찍한 형벌을 선고받는다면, 예의 야만적인 집행 과정에서 가지 절차라도 빼먹을 가능성이 생긴다면, 사건에 대한 흥미도 대폭 줄어들 것이었다. 가차 없이 토막 운명에 처한 몸뚱이는 좋은 구경거리였다. 사람들의 감각은 도륙당하고 갈기갈기 찢겨나갈 미약한 몸뚱이에 사로잡혀 있었다. 자신을 기만하는 온갖 재주로 아무리 거창하고 다양하게 구실을 갖다 붙인다 해도, 구경꾼들이 느끼는 흥미의 뿌리를 따라가 보면 거기에는 ′오그리시′(사람을 잡아먹는 괴물_옮긴이) 웅크리고 있었다.

 

이미 장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매달리고 잘리고 사지가 잘려 나간 피고는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겁을 먹거나 뭔가 내보이려고 애쓰지 않았다.

 

-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더클래식 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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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1 Comments
  • 프로필사진 그린필드 2019.08.23 02:58 정말 대단한 표현력입니다. 우리가 믿고 싶어하는 인간애, 휴머니즘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에리히프롬은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마저도 조건적인 사랑이라고 하지요. 하물며 타인에게야.. 언제든지 틈만 보이면 투척하리라 돌을 든 군중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이웃들이겠지요. 초야에 묻혀 간간이 찾아오는 다람쥐와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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