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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살인사건 독서기 #2 본문
ABC 살인사건 독서기 #2
다음 인용문에서 포아로는 죽음이 편견을 만들어 낸다고 말한다. 죽은 자는 착한 사람이라는 그런 종류의 편견말이다.
"아가씨, 죽음이란 불행하게도 편견을 만들어 냅니다. 죽은 이를 위한 생각이라는 편견이지요. 나는 이제 방금 아가씨가 내 친구 헤이스팅즈에게 한 말을 들었습니다. '남자 친구 따윈 없는 쾌활하고 좋은 아이였어요'라고 한 말을. 당신은 신문이라는 것을 우습게 알고 그렇게 말했겠지요. 그리고 이건 사실 그대로입니다. 젊은 아가씨가 죽으면, 화제가 되는 건 그런 종류의 일입니다. 그녀는 쾌활했고 행복했고 온순한 성격이었으며, 이 세상에 아무런 근심 걱정 없었고 비난받을 만한 교제 같은 것도 없었다. 죽은 이에 대해 누구나 이런 판에 박힌 위대한 자선을 베풉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아십니까? 일리저버스 버너드를 알고 있지만, 아직 그녀가 죽은 것을 모르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러면 틀림없이 도움이 되는 일을 알게 되리라 여겨집니다. 바로 진실이지요."
미건 버너드는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며 잠시 그의 얼굴을 보고 있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 말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베티는 처치 곤란한 바보였어요"
ABC에게서 온 세 번째 편지는 다음과 같다.
"가엾은 포아로여, 이 조그만 범죄 사건은 네 생각만큼 잘되지 않는 모양이지? 이미 너의 전성 시대는 끝난 것일까? 이번에야말로 한층 초라해진 네 솜씨를 보여다오. 이번에는 아주 쉽다. 처스턴, 30일. 어디 한 번 해봐! 상대없는 씨름은 아무래도 맥빠지니까! 이만."
포아로가 그동안 맡아온 사건은 내부의 범죄였다. 즉, 개인적인 원한이나 이해관계가 얽힌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번 것은 외부로부터의 범죄, 즉 비개인적인 살인이다. 포아로와 그의 동료 헤이스팅즈는 이 범죄가 평범한 범죄보다 더 악한 것인지 아닌지 논쟁을 벌인다. 헤이스팅즈는 ABC 살인이 광적이므로 더 악하다고 주장한다. 포아로는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인용 시작.
"아니, 헤이스팅즈, 보다 악하다는 것은 없네. 다만 보다 어렵다는 것뿐일세. "
"아니, 난 동의할 수 없어. 한층 더 무서운 일이야."
에르큘 포아로는 생각에 잠겨 말했다.
"광적인 것이라면 발견하기 더 쉬울 걸세. 똑똑한 제정신의 인간이 저지른 범죄 쪽이 훨씬 복잡하지, 여기서 그 개념을 생각해 낼 수 있다면.. 이 알파벳 사건에는 여러 가지 들어맞지 않는 데가 있어. 만일 그 개념이 파악된다면 모든 것은 명료하고 단순해질 걸세."
ABC에게서 온 네 번째 편지는 다음과 같다.
"아직 성공하지 못하는가? 흐흐! 흐흐! 너와 경찰은 뭘 하고 있느냐? 그야말로 재미있군. 자, 그럼, 다음에는 어디로 하면 좋을까?
가엾은 포아로여, 정말 안됐군그래.
처음에 성공 못했으니, 몇 번이고 되풀이해 봐.
길은 아직 멀다.
티팰러리? 아니, 그건 훨씬 뒤의 일, T의 차례가 되었을 때에.
다음 차례의 조그만 사건은 9월 11일 던캐스터에서 일어날 것이다. 그럼, 안녕.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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