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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란 언제나 도박꾼| ABC 살인사건 독서기 #3(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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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란 언제나 도박꾼| ABC 살인사건 독서기 #3(종결)


"살인자란 결국 자신의 돈 대신 목숨을 거는 도박꾼일세. 도박꾼은 지금까지 이겨 왔으니 계속 이긴다고 생각하고 있네. 바로 적당한 때 주머니를 불룩하게 채우고 테이블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네. … 그러나 여러분, 아무리 용의주도하게 계획된 범죄도 운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살인자란 언제나 도박꾼입니다. 많은 도박꾼과 마찬가지로 살인자도 언제 그만둬야 할지를 모릅니다. 범죄를 거듭할수록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이 커지지요. 균형의 개념이 무너집니다. 그는 '나는 똑똑하다. 그리고 운도 좋았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는 똑똑하다!'라고 말할 뿐입니다. 그리하여 그 똑똑함에 대한 자신이 점점 커져서…"


「수사과장이 말했다. "흠, 그것은 요즘 흔히들 말하는 잠꼬대야. 옛날엔 미치광이는 미치광이였을 뿐이지,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적인 용어같은 것을 찾는 일 따윈 하지 않았어. 요즘 유행하는 의사 나리들은 ABC 같은 남자를 요양소에 넣어 45일만 지나면, 훌륭한 인간이 되었다며 사회의 책임 있는 한 사람으로 서슴지 않고 다시 내보낼 것이네."」


"사건이 끝났다고? 이 사건이? 헤이스팅즈, 사건은 이 남자일세. 이 남자에 대해 모든 것을 알기까지는 수수께끼가 마냥 깊은 걸세. 그를 잡았다고 해서 이긴 건 아니야!"


"모르겠나, 헤이스팅즈, 그가 얼마나 모순덩어리의 남자인지를? 어리석으면서 교활하고, 가혹하면서 너그럽네. 그의 이 두 가지 성격을 융합시킬 수 있는 어떤 지배적인 인자가 없으면 안 되는 걸세."


"나는 ABC를 만나러 갈 걸세. 우리는 마침내 대결하는 거야. ABC와 에르큘 포아로, 적과 같이."


"그는 왜 그들을 죽여야 했는가? 왜 그는 나를 적수로 골랐는가? 이 남자가 정신적으로 미쳤기 때문이라는 것은 대답이 되지 않습니다. 미치광이이기 때문에 광적인 짓을 한다는 것만으로는, 단순히 무지와 어리석음을 나타내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미치광이는 그 행동에 있어 정상적인 사람과 마찬가지로 논리적인 이유를 갖고 있는 법입니다. 그 기묘한 편파적인 생각만 밝혀 낼 수 있다면,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허리만 가리고 밖에 나가 웅크리고 있겠노라고 고집을 부린다면, 그 행동은 아주 기이하게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그 남자가 자기는 마하트마 간디라고 믿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행위는 논리적이고 이유가 있는 게 됩니다."


"나는 처음부터 그 몇 통의 편지에 어떤 이상한 것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마치 그림 전문가가 그림의 이상한 점에 생각이 미치듯.. 나는 잘 생각해 보려고도 하지 않고, 그것들에 이상한 점이 있는 것은 미치광이에 의해 씌어졌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에와서 잘 생각해보니, 이번에는 아주 다른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것들이 이상한 까닭은 정상적인 사람에 의해 씌어졌기 때문입니다."


「"빨강, 홀수, 졌다! 당신의 승리입니다, 포아로 씨! 하지만 이것은 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지요!"


믿을 수 없을 만큼 재빠르게 그는 주머니에서 조그만 자동 권총을 꺼내 머리에 댔다.」


"당신은 다분히 섬 나라 근성을 지닌 것 같은데, 나에게 말하라면 당신의 범죄는 영국적인 것도 아니고, 공정하지도 않고 스포츠적인 것도 못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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