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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함부로 지도자 행세하지 마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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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함부로 지도자 행세하지 마라

모험러

「그렇지만 매우 포괄적인 이런 문제들에 관한 논의는 이 정도로 해둡시다. 그런데 우리 젊은이들 중의 일부가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것에 대해서 <예,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쨌든 단지 분석과 사실확인만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체험하기 위해서 강의실에 들어가는 것입니다>라고 대응한다면, 이들은 교수에게서 교수로서의 자질과는 다른 어떤 것을 찾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이들은 교수가 아니라 지도자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교수로서만 강단에 섭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별개의 것입니다. 그리고 교수와 지도자가 별개라는 것은 쉽게 여러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여러분! 여러분은 이와 같이 우리들에게 지도자 자질을 요구하면서 우리의 강의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100명의 교수 중 99명은 결코 스스로를 인생의 축구명장, 또는 삶의 영위 문제에 대한 <지도자>라고 여기고 있지 않으며, 또 그래서도 안 된다는 점을 여러분은 잊어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한번 숙고해 보십시오. 인간의 가치는 그가 지도자 자질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어쨌든 어떤 사람을 뛰어난 학자와 대학교수로 만들어주는 자질은 실천적 삶의 지향목표 설정 문제 또는 특히 정치의 영역에서 그를 지도자로 만들어주는 그런 자질이 아닙니다. 교수 중 누군가가 지도자 자질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입니다. 강단에 서게 되는 사람마다 자신이 지도자 자질을 발휘하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매우 우려되는 일입니다.


더 우려할 만한 것은 강의실에서 자칭 지도자 행세를 하는 것이 모든 교수에게 방임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지도자로 가장 적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야말로 흔히 지도자 자격을 가장 적게 소유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단에서의 상황은 그들이 지도자인지 아닌지를 검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전혀 제공해 주지 않는 그런 상황입니다.


자신이 젊은이의 조언자로 소명을 받았다고 느끼며 또 그들의 신뢰를 받는 교수는 그들과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개인적 교제에서 이 소명에 헌신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가 세계관 및 당파적 견해들의 투쟁에 개입해야 한다는 소명감을 느낀다면 그는 바깥 인생의 시장에서는 그렇게 해도 좋습니다. 신문 지상이나 집회에서, 협회들에서 또는 그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말입니다. 그러나 참석자들, 그것도 어쩌면 자신과는 달리 생각할 수도 있는 참석자들이 침묵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곳에서, 즉 강의실에서 교수가 신념 고백자로서 용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안일한 태도입니다.」*


15/09/01


* 막스 베버. (2006). 직업으로서의 학문. 나남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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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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