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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짊에 뜻을 두면 이 세상에 악은 없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어짊에 뜻을 두면 이 세상에 악은 없다

모험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적어도 어짊에 뜻을 둔다면 악은 없다."(이인/4)


「어짊에 관한 언급으로서 논어 전편에 걸쳐 이 단편은 가장 위대한 한마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너무나도 짧은 단편도 역시 잘못된 읽기에 가려져 왔는데, 이는 다른 많은 단편의 잘못읽기와 마찬가지로 공자의 독특한 사유체계를 간파하지 못한 데에서 빚어진 것이었다. 일반적인 번역은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적어도 어짊에 뜻을 둔다면 악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제임스 렉(James Legge)도 無惡也를 "there will be no practice of wickedness"라 번역하여 惡을 악행으로 보는 전통적 견해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이 단편이 가진 빛나는 진실을 무미건조한 상식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인/4는 이런 미적지근한 상식의 선에서 말해지고, 기억되고, 기록된 것이 아니다.


無惡也는 악의 실체성을 부정한 것이다. 즉, 적어도 어짊에 뜻을 둔다면 그가 바라보는 한 "이 세상에 악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독자들은 공자가 안연에게 들려 주었던 말, "자신을 이겨내고 예를 되찾는 것이 어짊이다. 하루라도 자신을 이겨내고 예를 되찾는다면 천하가 어짊에 돌아올 것이다. 어짋을 행함이 자기에게서 비롯되는 것이지 남에게서 비롯되겠는가?"라고 했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나에게서 비롯되는 어짊의 실천이 천하를 어짊에 돌아오게 한다. 어짊에 뜻을 두는 것만으로 악이 없는 세상이 구현된다. 어짊에 단지 뜻을 두기만 하는데도 그 순간 세상은 이미 완성된다. 어찌 감격할 메시지가 아닐 수 있는가!


모든 위대한 종교가 가진 역설의 자리가 바로 이 곳이다.」*


15/01/12


* 이수태, <논어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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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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