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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말하는 사람의 발전 과정 본문
「미대성신(美大聖神)은 『맹자』의 <진심>편에 나오는 말이다.
가욕지위선可欲之謂善, 사람이 누구나 다 가지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면 바로 선善이다.
유저기위신有諸己謂信, 이 선이 자꾸자꾸 쌓여 내 속에 굳어지면 그것을 신信이라고 한다.
충실지위미充實之謂美, 신이 자꾸 커지면 그것을 미美라고 한다.
충실이유광휘지위대充實而有光輝之謂大, 미라는 것이 차고 넘쳐 빛나게 되면 그것을 대大라고 한다. 우리가 대인大人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쓴다.
대이화위성大而化謂聖, 대라는 것이 무르익게 되면 그것을 성聖이라고 한다.
성이불가지지위신聖而不可知之之謂神, 성이라는 것이 한없는 능력을 드러내게 되면 그것을 신神이라고 한다.
이렇게 맹자는 사람은 선에서부터 신으로, 신에서 미로, 미에서 대로, 대에서 성으로, 성에서 신으로 발전해간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택선고집擇善固執이다.
무엇이든지 선이라는 것을 꽉 붙잡고 놓지 않는 것이다. [선善]
그렇게 하여 오래가면 차츰 자신이 생기게 되고, [신信]
이 자신이 더 커지면 그것이 자기의 얼굴에도 나타나게 되고, [미美]
그것이 더 넓어지면 자기의 몸에도 나타나고, [대大]
그래서 결국은 다른 사람에게도 감화를 주게 되고, [성聖]
자기도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어떤 역사를, 능력을 행할 수 있게 된다. [신神]」*
왕양명 선생의 선악 이론에 의하면, 선을 꽉 붙잡고 놓지 않는 것(택선고집)은 자기 생각(사욕)으로 세상의 선과 악을 나누어 이른바 '선'을 고집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운에 의해 움직여지지 않은 고요함이 '지극한 선'이오, 자기 의사를 덧붙여 좋아하고 싫어함을 나누어 기운을 움직인 것이 '악'이다. 그러므로 택선고집은 마음을 항상 명경지수처럼 맑고 고요하게 유지하라는 말이 된다. 좋아하고 싫어함을 없애라는 말이 아니다. '억지로' 혹은 '일부러' 좋아하거나 싫어함을 만들지 말라는 말이다. 이것을 양명학에서는 '양지'를 따른다고 한다. 사물 자체에는 선악이 없다. 오직 마음에 있을 뿐이다.
이제 위 맹자의 구절들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사람이 누구다 가지고 싶어하는 것은 바로 마음의 깨끗함과 고요함이다. [선善]
이 깨끗함이 오래가면 마음의 못은 차츰 더 넓고 깊어지고,
순자가 말했듯이 못에 깨끗한 물이 차츰 쌓이면 신령한 용이 생겨난다.
이것이 변화(化)이다.
14/11/02
* 김흥호 전집, <양명학 공부 1>에서 발췌,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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