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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는 선하지만 도덕은 아니다 본문
「
당신이 평범한 진리를 얻고 싶다면,
옳음과 그름에 대해 잊어버려라.
옳음과 그름 사이의 갈등은
마음의 병이다.
사람들이 위의 말에 각기 다르게 대응을 한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어떤 사람들은 위의 구절이 아름답고, 멋지며, 매우 현명하며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그 구절을 끔찍하고, 사악하며,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으며, 가장 파괴적이라고 한다. 내가 한 친구에게 그 구절을 읽어주었더니 그는 "그것은 사디즘으로 유명한 사드가 쓴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친구의 말은 옳다! 그 구절은 사드가 쓴 것일 수도 있다. 한편 그것은 노자가 쓴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의도에는 큰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도덕의 초월'이라는 말이 어떤 사람의 마음에는 공포를 일으키지만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는 굉장한 고요함과 희망을 주기도 한다. 언젠가 한 친구가 아주 현명하게 다음과 같은 말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를테면, 사람은 도덕을 상향적으로 초월할 수도 있고, 혹은 하향적으로 초월할 수도 있다. 노자는 분명히 상향적으로 도덕을 초월한 반면, 사드는 하향적으로 초월했다."
(중략)
아마도, 도덕의 초월은 도덕의 부정 내지는 거부와는 중대한 차이점이 있다. 도덕을 거부하는 것은 어떤 점에서는 도덕에 몰두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도덕에 자유로운 사람은(사드는 여기에 분명히 해당되지 않는다) 도덕을 거부할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은 자유로우며 단순하고 선한 생활을 한다. ... 장자의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의 찬미가 아니라 도가들이 존중한 삶의 방식이며, 이것이 미래에는 더 번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상에서의 삶이 충만되어 있는 시기에는 아무도 가치 있는 사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며, 능력 있는 사람을 뽑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지배자들은 단순히 나무에 있는 가장 높은 가지일 뿐이며, 사람들은 숲 속에 있는 사슴과 같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무를 다한다'는 것을 깨우치지 않고도 정직하며 당당하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그것이 '이웃에 대한 사랑'인지를 모른다. 그들은 아무도 속이지 않지만, 자신이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들은 서로를 신뢰할 수 있지만 그것이 '미덕'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들은 자유롭게 서로 주고받지만, 자신들이 관대하다는 것은 모른다. 이러한 이유에서 그들의 행위는 이야기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들은 역사를 만들지 않는다.」*
14/10/17
* 레이먼드 스멀리언, <도는 말이 없다>에서 발췌, 수정,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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