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마비와 감정초월
「사람에게는 팔과 다리가 있듯 '감정'이 있다. 누군가 나에게 모욕을 주고 협박을 하면 수치심, 모멸감, 분노, 공포 등의 감정이 자연스레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감정이 자꾸만 느껴져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이 정상적인 감정을 정지시킨다. 결국 힘든 일도 없고 기쁜 일도 없는, 일상적인 희로애락의 리듬을 모두 잃게 된다.」* 감정이 마비되는 것과 감정을 넘어서는 것은 외견상 얼핏 비슷해보일 수 있으나 그 내면에서는 전혀 다르다. 전자는 감정 이전으로 후퇴하는 것이고, 후자는 감정을 끌어안으면서도 그것에서 자유로운 것이다. 전자의 평소 징후는 무의미함, 무신경함, 무감각함, 권태, 허무 등이고, 후자의 평소 징후는 기쁨, 즐거움, 감사, 관심, 호기심, 경이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