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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 https://youtu.be/lo2tyZexbVY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별 하나에 동경(憧憬)과별 하나에 시와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
* https://youtu.be/j9l3FEAFrb8 길-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17/02/08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XUzrXgJUOQQ 또 다른 고향- 윤동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백골을 들여다보며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백골이 우는 것이냐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백골 몰래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17/02/06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BiqlghWRMi0 눈감고 간다 - 윤동주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부리에 돌이 체이거든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17/02/04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MP9XO6S0ynk 슬픈 족속- 윤동주 흰 수건이 검은 머리를 두르고흰 고무신이 거친 발에 걸리우다 흰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흰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17/02/03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Q2bqJkXmRhg 바람이 불어-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17/02/02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9ltFsl1rlmE 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든 햇빛인데지금 교회당 꼭대기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데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꽃처럼 피어나는 피를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조용히 흘리겠습니다. 17/02/01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DreMoUgYkGM 무서운 시간-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몸 둘 하늘이 있어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이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 텐데…… 나를 부르지 마오 17/01/31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소네트 낭독(오디오북), https://youtu.be/MBYAtDpNHok 또 태초의 아침- 윤동주 하얗게 눈이 덮이었고전신주가 잉잉 울어하나님 말씀이 들려온다. 무슨 계시일까. 빨리봄이 오면죄를 짓고눈이밝아 이브가 해산하는 수고를 다하면 무화과 잎사귀로 부끄런 데를 가리고 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겠다. 17/01/28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5zvB8M-tJjw 간판 없는 거리- 윤동주 정거장 플랫포옴에내렸을 때, 아무도 없어 다들 손님들뿐.손님 같은 사람들뿐. 집집마다 간판이 없어집 찾을 근심이 없어. 빨갛게,파랗게,불붙는 문자도 없이 모퉁이마다자애로운 헌 와사등에불을 켜놓고, 손목을 잡으면다들, 어진 사람들.다들, 어진 사람들. 봄, 여름, 가을, 겨울순서로 돌아들고. 17/01/25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D9fgzd9N4kA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오늘도...... 내일도 ...... 내를 건너서 숲으로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17/01/24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bvm3F9CM3QY 병원- 윤동주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 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 곳에 찾아 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
* https://youtu.be/qc5KrdnHrbA 돌아와 보는 밤- 윤동주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두는 것은 너무나 피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이옵기에―― 이제 창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 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던 길이 그대로 비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 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17/01/22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h7CqIFdaXFM 소년-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17/01/19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RID_dNLeDZc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17/01/18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험러의 오디오북
* https://youtu.be/oXaPWXVMdiY 서시(序詩)-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7/01/15 * 시낭송: 모험러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셰익스피어의 소네트모험러의 오디오북
「1982년 여름이었다. 광화문의 한 허름한 식당에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관련자들이 모여 석방을 자축하고 있었는데 아까부터 구석자리에 앉아 조용히 설렁탕 국물을 떠넣는 신사가 있었다. 김영삼씨였다. 아무도 그에게 알은체를 하지 않았다. 냉혹한 정치의 계절이었다.」* - 이시영 15/11/24 * 이시영 시집, , 「정치의 계절」 이시영
「따라서 현자는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덕 너머에 자리한다. 자강불식의 정신으로 자신을 하늘처럼 쉼없이 새롭힘으로써 현자는 모든 순간과 상황을 거쳐 보편에 이르게 된다. 욕망과 의도가 부정적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그 방향 자체가 사물의 본성과 상반되기 때문이 아니라 고정된 경향을 초래할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된 경향이 의식의 확장을 막고 만물을 통해 나아가는 소통력을 저하시켜 의식 자체를 끊임없는 상관관계로부터 고립시키면서 마침내 의식을 매몰시키고 만다. 그리고 우리가 감각에 종속됨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감각 자체가 본래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감각이 의식을 개별성에 파묻어 변화능력을 상실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외부세계와의 금욕적인 단절을 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럴수록 외부세계는 결코 ..
영화를 보고 나자 아래의 시가 생각났다. 오슬로의 이상한 밤 - 박정대, 2011, 『모든 가능성의 거리』 비도 눈도 내리지 않는 밤이었다 오슬로로 향하던 야간열차였다 흑백의 깊은 밤이었다 졸다가 가끔 눈을 뜨면 삶의 빛깔들이 희미하게 지나갔다 눈도 비도 내리지 않는 이상한 밤이었다 오슬로의 깊은 밤이었다 기억의 깊은 백야였다 담배를 피울 때마다 어떤 희미한 빛깔들이 삶의 가장자리로 흘러갔다 15/03/27 시
"The fact is the sweetest dream that labor knows." (실재는 노동이 알고 있는 제일 달콤한 꿈이다.) - Robert Frost, 중 「이 구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수수께끼이다. ... 하지만 이 구절과 이 시에서 프로스트가 찾아낸 것은 삶과 앎을 위해서는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이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일을 통해서만 우리는 존재, 즉 '실재'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이해가 아니다. 이것을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 이것은 속삭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속삭임을 듣기 위해서는 그 속삭임이 들리는 곳에 아주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 15/03/24 * 니콜라스 카. (2014). 유리감옥: 생각을 통제하..
선생님(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시를 통해 일어나고, 예를 통해 서며, 음악을 통해 이룬다."(태백/9)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공손하면서 예가 없으면 노고로와지고, 신중하면서 예가 없으면 겁약해지고, 용맹하면서 예가 없으면 세상을 어지럽히고, 곧으면서 예가 없으면 냉혹해진다."(태백/2) 「오늘날에 이르면 예의 강조점이 옮겨졌다기보다는 차라리 예 자체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인하여 각 개인의 행동양태가 바람직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창출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문명의 권역들이 그 경계를 허물고 바야흐로 하나의 문화권으로 혼융되어 나가는 단계에 있어서 이같은 현상은 불가피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본질 속에서 우리는 예의 소..
「시는 살아있는 활물이다. 그 언어에는 애초부터 정해진 의미가 없다. 그 의미에도 처음부터 정해진 기준이 없다. 끊임없이 흘러 통하고 변화하면서 천만가지의 다양한 모습을 지니며 아무리 퍼내도 조금도 마르지 않고 물으면 물을수록 더욱 끝이 없고 다함이 없다. 식견이 높은 사람이 보면 높게 보이고 낮은 사람이 보면 낮게 보인다. 위로는 왕공과 귀족으로부터 아래로는 농민과 노예에 이르기까지 길흉과 우락(憂樂), 비환(悲歡)과 영욕에 걸쳐서 각각 그 사람의 마음에 통하여 공감되지 않는 바가 없다.」* 14/12/25 * 이토 진사이, 이토 진사이
해마다 꽃은 서로 닮았는데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않구나 - 유희이, 「백두음白頭吟」의 한 구절* 14/05/02 * 홍자성 지음, 신동준 옮김, 에서 봄.
「시는 근본적으로 우리의 정서적 본성을 말하는 것이니 그렇게 크게 외칠 필요가 없다. 사물의 이치가 평범함과 담백함에 있음을 깨닫는 순간부터 저녁부터 아침까지 그대는 드넓은 빛 가운데 있을 것이다.」* 14/04/16 * 프랑수아 줄리앙, 에서 인용, 수정. 담백함
「내일 아침에 할 산책이 그리워서 잠을 설치지 못하고, 파랑새 우는 소리에 전율을 느끼지 못하거든, 깨달아라. 너의 봄날이 가고 있다는 것을.」* - 헨리 데이비드 소로 14/04/09 * 최진석, 에서 봄. 봄
「하루 종일 봄 찾아 허둥댔으나 보지 못했다. 짚신이 닳도록 먼 산 구름 덮인 곳까지 헤맸다. 지쳐 돌아오니 창 앞 매화 향기 미소가 가득 봄은 벌써 그 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 작자미상 14/04/07 * 최진석, 에서 봄. 봄
칼을 들어 물을 베지만 물이 다시 흐르듯이 술잔 들어 근심을 없애려 하나 오히려 근심은 더 깊어진다 - 이백* 13/07/05 * 사라 알란, 에서 봄. 2012/12/14 - 사람의 경지 2013/02/26 - 정신의 칼날
평일 - 이시영 후농 김상현 선생이 방북했을 때의 일이라고 한다. 사오십 도짜리 평양소주가 몇순배 돌고 나자 거나해진 후농이 입을 열었다. "우리 전라도 사람들은 말이여, 헐 말이 있으면 우선 참지를 못혀. 그러고 말투가 좀 거칠어뿌러. 그러니 먼저 양해를 구해야겄구먼." 그러고 나서 그가 터뜨린 말이 걸작이었다. "야 이 빨갱이새끼덜아! 육이오 때 말이여, 쳐들어올려면 평일을 골라서 와야제 해필이면 남들이 다 잠든 일요일 새벽을 골라서 올 건 뭐여? 이 순 빨갱이새끼덜 겉으니라구! 그때 우리가 월매나 고생들 했는지 알어?" 동석했던 북측 인사들은 물론 함께 간 남측 의원들도 후농의 이 느닷없는 일갈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크게 당황했다고 하는데, 정작 후농 자신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마주앉은 리종혁 아태..
스누피란 놈 - 성미정 스누피란 놈은 찰리 브라운이 점찍어 둔 예쁜 소녀를 늘 자신이 차지한다 차지한다고 해야 고작 그 애의 집에서 쿠키를 나눠 먹는 것뿐이지만 그게 스누피에겐 중요한 거다 찰리 브라운은 한이 맺혀서 나간다 난 걔를 진짜 사랑해 넌 쿠키나 얻어먹으려고 찾아간 것뿐이잖아 진짜 사랑을 원하는 사람에게 진짜 사랑을 주는 건 쿠키를 나눠 먹는 것보다 힘든 일이다 그래서 소녀들은 쿠키를 먹으러 오는 스누피가 부담 없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진짜 사랑 보다는 쿠키를 나누며 싹트는 사랑이 더 깊어질 수 있다 스누피는 그걸 아는 놈이다 그래서 개집에 사는 게 아니라 개집 지붕 꼭대기에 누워서 빈둥거리는 거다 13/06/16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