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있듯이, 각자 자기만의 '국민'을 갖고 있다. 비슷하게 쓰이는 낱말로 '민중'도 있다. 가끔 '민족'이나 '역사'도 비슷한 용법으로 쓰인다. 주로 자신의 욕망이 만인을 위한 선이라고 우기고 싶을 때 사용된다. 박근혜 씨를 지지하는 사람도 국민이고, 문재인 씨를 지지하는 사람도 국민이고, 안철수 씨를 지지하는 사람도 국민이고, 셋 다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국민이지만, 각자 내심 국민이라 생각하는 진짜 '국민'은 따로 있다. 정파의 이해에 따라 애꿎게 불려다니던 '민중'이 떠오른다. 이제 '민중'은 퇴장했고, '국민'이 이쪽저쪽으로 불려다니느라 바쁘다. 국민의 염원이니, 소망이니, 명령이니, 민족의 역적이니, 역사의 요구니.. 나는 '비국민'인 것 같다. 어느 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