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절망 (8)
모험러의 책방
「그들은 이미 희망은 잃었지만 절망을 가지고 있었다. 베르길리우스가 절망이 때로는 승리를 안겨 줄 최후의 병기가 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모든 것이 끝나는 순간 최후의 결심에서 생겨난다. 때로는 죽음이라는 배에 타는 것이 난파를 피하는 법이 되기도 하고, 관 뚜껑이 구명의 판자가 되기도 한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수많은 사람들이 자포자기 상태로 조용히 살아간다. 소위 사람들의 놀이와 오락이라는 것들에도 진부하면서도 무의식적인 절망이 감춰져 있다. 그 안에 진정한 유희란 없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1장에서 15/04/09 * 수잔 모샤트. (2012). 로그아웃에 도전한 우리의 겨울. (안진환 & 박아람, Trans.). 민음인. 재인용. 2014/04/09 - 봄날은 가고 있다 외로워지는 사람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청춘은 개인적 향유와 개인적 불쾌에 전적으로 몰두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민감한 쾌락과 민감한 고통, 민감한 웃음과 민감한 눈물, 민감한 배려의 부재와 민감한 사양, 민감한 용기와 민감한 두려움 등은 모두 청춘의 특징이다. 다시 말하면, 청춘은 그 자신의 일에 즉시즉시 열중한다. 이러한 측면의 청춘은 너무나 변화무쌍하여 행복한 시기라고 부르기 어렵다. 그 시기는 행복하다기보다 생기 발랄하다고 해야 한다. 청춘을 기억하면서 사는 것이 청춘 그 자체보다 더 좋다.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기억은 즐거웠던 날들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청춘은 일상적인 의미로 평화로운 것이 아니다. 청춘에서는 절망이 압도적이다. 거기에는 내일이 없으며, 남아 있는 재난의 기억도 없다.」* 14/11/21 * 화이..
"The brutish dog-eat-dog existence of a slum dweller is a far cry from the quiet desperation and existential nothingness of a corporate wage-slave. Yet after your time at Telestrian Industries, it's unclear which is more bleak."* (밑바닥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야수 같은 삶은 회사에 다니는 임금노예들의 조용한 절망의 삶,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공허한 삶과는 전혀 다르다. 그런데 '텔레스트리안 인더스트리'를 겪고 나면 어느 쪽이 더 암울한 삶인지 말하기 어려워진다.) 14/09/27 *
를 읽고 있다. 요즘 여기저기서 '희망'이니 '절망'이니 '멘붕'이니 '힐링'이니 하는데, 조선의 해군 사령관 이순신 앞에 놓였던 상황은 그야말로 참담하다. 관산의 달 아래 통곡하고 압록강 바람에 마음이 슬퍼지네 신하들이여! 오늘 이후에도 여전히 또다시 동과 서로 다투겠는가 (1593년 9월 15일) 관리들은 부패하고, 장교들은 무능하고, 백성은 굶어 죽거나 학살당하고, 징병을 하면 태반이 징역을 피해 도망가고, 전염병이 극성이고, 공사간의 재물은 탕진되고, 기껏 모아놓은 군량을 관에서 털어가고, 본인은 어깨에 총을 맞아 고름이 나오며 부서져라 아프고, 명나라 군사는 철수하고, 병사들은 싸우라 하면 도망치기 일쑤고, 조정의 대신들은 임금에게 상소해 백전백승하는 자기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고, 모함을 당해 ..
"희망이나 전망이 없이도 살아야 되는 게 삶이다. 그리고 그게 현실이기도 하다. 희망을 전제하지 않고 어떻게 사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나는 희망 없이도 역사가 가능하다고 본다. 오히려 헛된 희망이 인간을 타락시킨다. 인간은 헛된 희망 때문에 무지몽매해진다. 결정적으로 인간이 무지몽매해지는 것은 어설픈 희망 때문이다." - 김훈, 남재일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오직 내 몸에만 기대어 이 공허 속 어둔 밤에 육박해 들어간다. 설령 내 몸 밖의 청춘을 찾을 수 없다 해도, 결국 스스로 몸 속의 황혼도 던져버려야 하리라. 그러나 어둔 밤은 또 어디에 있는가? 지금은 별빛도 달빛도 없고 미소의 미망과 사랑의 춤도 없지만, 청년들은 참 평온하다. 그러나 게다가 내 앞에는 진정한 어둔 밤도 없다. 절망이 허망하..
3개월에 걸쳐 을 다 읽었다. 마지막 장에서 폴라니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자유란 공허한 말장난이며, 그저 인간과 그의 활동을 파멸시키도록 고안된 치명적 유혹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인간은 사회 실재의 현실에 대한 깨달음에 직면해서도 다시 자신의 자유를 내세우고, 도덕적 망상에 현혹되는 일 없이 자유를 사회 내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분투할 수 있을까? 이는 실로 우리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애간장을 태우는 질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폴라니는 에서 "영혼을 잃어버린 상태"가 죽음보다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죽음보다 못한 상태에 이르게 하는 병이 바로 '절망'이다(키에르케고르). 자유의 종말, 문명의 붕괴, 영혼의 상실.. 파시즘이 주는 절망 앞에 섰던 한 지식인의 고뇌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