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아니마 (6)
모험러의 책방
* 스포일러 경고 * 인간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 실현의 역사라고 카를 구스타프 융은 말했다. 남녀가 서로를 그리워하는 것도 서로가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하는 자기 실현의 욕망이다. 연인을 통해 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이상적인 남녀 관계에서 둘은 만나 하나가 되는 게 아니라, 온전한 둘이 된다. 그런데 다른 성과 관계 맺는 방식은 자기 내면의 다른 성과 관계 맺는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 남자와 여자라는 생물학적 성 너머에, 우리 내면에는 아니마(여성성)와 아니무스(남성성)라는 반대편 성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이 내면의 다른 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우리는 끊임없이 허전함, 허무함, 외로움,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시달린다. 타키와 미츠하가 그랬던 것처럼. 반대로 서로의 성이 서로..
「우리 내면에서는 끊임없이 불가피한 대립이 일어나고 있다. 남성성과 여성성, 아니마와 아니무스, 음과 양, 뭐라고 부르든지 간에 서로 대립되는 두 가지 특성은 영원히 긴장 관계를 이루면서 또한 결합을 추구한다. 인간의 영혼은 그 안에서 능동성과 수동성, 빛과 어둠, 양과 음이 만나 통일된 인격을 구축하는 위대한 경기장이다. 사회심리학자이며 정신분석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이러한 원리를 『사랑의 기술』에서 인간 내면의 '부성적 양심'과 '모성적 양심'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간은 이러한 두 가지의 양심을 내면에 간직한다. 부성적 양심을 통해서는 복종, 성실성, 절제, 인내, 책임 등을 배우고, 모성적 양심을 통해서는 자비, 동정심, 연민 등을 배운다. 즉, 모성적 양심과 부..
「한 여자가 자신을 여신처럼 떠받드는 남자에게 부담을 느낀다고 고백한 편지를 받고 융은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낸 적이 있다. "그가 당신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신비롭게 생각하는 이유는 아니마의 투사로 인해 당신을 현실의 여자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가 풀어야 하는 수수께끼는 바로 그 자신의 영혼입니다. 그 후에 그는 비로소 당신과 인간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15/07/17 * 존 샌포드, 칼 구스타프 융
「남자 내면의 아니마와 여자 내면의 아니무스는 결국 우리의 인격이 성별에 의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우리의 삶에 생명력과 활기를 부여하며 궁극적으로 온전한 인격과 개성을 발견하도록 인도한다. 융은 아니마와 아니무스라는 이름을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의미의 라틴어 '아니마레Animare'에서 가져왔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억압된 기억으로 간주하고 무의식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도모했다면, 융은 무의식이 우리의 의식에 활력을 주고 창조적 기능을 하는 삶의 원천으로 여기고 무의식과의 소통과 화해를 추구한 것이다.」* 15/07/14 * 존 샌포드, . 2015/05/13 - 남성성과 여성성, 아니무스와 아니마2015/07/10 - 무의식의..
남성성(masculine, 양)은 긍정적으로 발현되면 적극성, 절제력, 사려 깊은 합리성, 관용을 아는 강인함 등의 모습을 띤다. 부정적으로 발현되면 맹목적 주장, 잔인함, 파괴적 충동, 일방적 최후통첩 등의 모습을 띤다. 여성성(feminine, 음)은 긍정적으로 발현되면 상냥함, 인내, 배려, 자애로움 등의 모습을 띤다. 부정적으로 발현되면 허영, 변덕, 옹졸함, 쉽게 상처받는 예민함 등의 모습을 띤다. 남자에게도 내면에 여성성이 깃들어 있으며(아니마anima), 여자에게도 내면에 남성성이 깃들어 있다(아니무스animus). 남성성과 여성성에 우열과 옳고 그름, 선악은 없으며 각자 양면성이 있을 뿐이다. 필요한 것은 균형과 조화다. 이것이 칼 구스타프 융의 통찰. 그러니 남자와 여자들이여, 서로의 성..
「위와 같은 하강적 과정에 반해서, 사람이 일생동안에 생명력이 '거슬러 흐르는'(역행의) 상승운동을 이끌어 들일 수만 있다면, 다시 말해서 아니무스(혼魂)로 하여금 아니마(백魄)의 힘을 자유로이 지배할 수 있게 한다면, 심령은 외면적인 사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 된다. 외계의 사물은 인식의 대상은 되지만 이미 욕망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이로써 미망은 그 힘을 잃어버리게 되고, 여기에 내면적이면서도 상승하여 가는 힘의 회전이 일어난다. 자아는 세계의 사물과의 갈등 상태로부터 벗어나며 그래서 사후에도 이어 살아간다. 그것은 내면화에 따라서 생명력이 밖으로 새어나감을 막기 때문이다. 그것은 누출 대신에 신체적 존재양식에 의존하지 않는 생명의 중심이 일자一者(모나드)의 내적인 회전운동 안에서 만들어 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