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순수한 학문연구는 환영받지 못한다
「한국에서 학문을 한다면 역설적이게도 진정성 있는 학문적 자세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왜? 서구이론을 비판하고 넘어서려는 노력을 해본들 현학적입네, 추상적입네 하는 핀잔을 듣기 일쑤이고, '현실 적합성 부재'나 '실천할 수 없는 현학'이라는 난도질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구이론을 비판하고 넘어서려는 끈질긴 노력은 결국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일 수밖에 없다. 바로 이것이 부르디외가 '글로벌 상징공간에서의 투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읽고 또 읽고,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고, 행간의 심연을 응시하고, 궁극적으로 '비판적 이해'에 도달하는 과정, 이 모들 것들이 시간과 투자를 요하는 작업이다. 이런 진입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는 글로벌 상징공간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그들과 게임을 할 수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