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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Q. 인생에서 삶의 방향을 트는 일은 매우 중대한 결정일 텐데, 선택에 있어 가장 우선순위에 둔 것은 무엇인가요? "삶의 주도성과 행복입니다. 내게는 언제나 주도성이 우선입니다. 내가 가진 아이디어가 하나씩 구체화될 때 기분이 짜릿하고, 사는 맛을 느끼지만 그 반대 경우에는 버틸 수가 없더라고요."- 도시 양봉가 박진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면 내 마음속을 깊이 들여다본다. 내 마음이 더 끌리는 일, 내가 더 자유로워지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솔직히 어릴 때는 내가 더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더 자유로워지는 일이 무엇인지가 조금씩 더 분명해졌다. 그래서 결단을 내리기 조금은 더 쉬워졌다."- 서촌 옥상화가 김미경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
「지금까지 나는 교수가 강의실에서 자기 개인의 가치관적 입장의 강요를 피해야 할 실제적 이유에 대해서만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확고하게 주어진 것으로 전제된 목적에 대한 수단을 논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천적 입장을 옹호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훨씬 더 깊은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란 세계의 다양한 가치질서들이 서로 해소될 수 없는 투쟁 속에 있기 때문에 실천적 입장의 학문적 옹호는 원칙적으로 무의미하다는 사실이 바로 그 더 깊은 이유입니다. 제임스 밀이 언젠가, "만일 우리가 순수한 경험에서 출발한다면, 우리는 다신교에 도달할 것이다"라고 말하였는데, 나는 그의 철학을 다른 점에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이 점에서는 그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
「피에르 부르디외가 『세계의 비참(La Misère du monde)』의 독자들에게 일깨우는 바, 아주 먼 옛날의 것이긴 하지만 지금도 유효한 히포크라테스 전통에 따르면 진정 효염 있는 치료약은 보이지 않는 질병 ― "환자들이 이에 대해 말하지 않거나 말하는 것을 잊어버린 사실들" ― 을 간파할 때 시작된다. 사회학의 경우 꼭 해야만 하는 일은 "외견상의 징후를 보고 이를 논의하여 결국 그 구조적 원인들을 왜곡하여 드러내는 경우를 밝혀내는 것이다." 우리는 "의심할 바 없이 이 크나큰 불행을(종종 격퇴했다는 주장을 하지만 그 정도로 기여는 못했던) 격퇴시켰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온갖 소소하고 잡다한 불행들이 전례 없이 급증할 조건들을 부여하는 사회적 공간들을 엄청나게 양산한 이 사회 질서에 특징적인 고통..
「'사사화'(사유화, 민영화)는 사회적으로 양산된 문제들에 맞서 싸워 해결하려는 과제를 개별적인 남녀의 어깨 위로 옮겨놓습니다. 대부분 불충분한 기술과 부족한 자원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러한 목적을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취약한 형편입니다. 이에 반해 '사회적 국가'는 도덕적으로 대단히 파괴적인 경쟁 만능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과 '남보다 한발 앞섬'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노력 속에서 구성원을 단결시키려고 합니다. 개인적 불행과 그 결과들에 공동체가 나서 집단적으로 보호 수단을 제공한다는 원리를 촉진할 때 국가는 '사회적'입니다. '상상된' 사회를 '현실적 공동체' ― 이것은 뚜렷이 느껴지며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습니다 ― 수준으로 격상시킵니다. 그리하여 불신과 의심을 낳는 (존 던John Dunn의 용어..
"잘못된 결정이라 하다라도 오랫동안 결정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다. 오랫동안 결정하지 못하는 문제는 당신 내면의 힘을 약화시킨다."* 15/05/25 * 기 코르노, . 수정. 2015/02/06 - 뭘 해야 할지, 뭘 선택할지 모르겠으면 고민하지 말고 차라리 찍어라 2013/12/03 - 그저 다를 뿐이다 나는 왜 이유 없이 아픈 걸까
「광고는 '선택과 자유', '한계 없는 세상', '모든 가능성을 정복하라' 등 소비하는 자아의 온갖 의기양양한 실존주의적 구호들을 규율 체계와 비슷할 정도로 집요하게 들먹인다. 하지만 어찌된 이유인지 자아실현과 자유는 항상 새로운 것을 사게 할 뿐, 절대로 오래된 것을 아껴 쓰게 하지는 않는다.」* 15/04/15 * 매튜 크로포드. (2010).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손으로 생각하기. (정희은, Trans.). 이음. 2012/07/04 - 을 보고 2013/12/22 - TV 광고의 도덕적 세계 2015/03/28 - 사람과 사물의 전도 2013/02/06 - 상품 소유자 종족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소비주의
「아이러니컬하게도 선택권이 지나치게 많아도 따분함 또는 어느 정도의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치 과부하 감지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처럼 말이다. 자주 인용되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것은 '선택권의 과부화'가 야기할 수 있는 마비 효과를 달콤하게 예증하는 셈이다. 30년 전 케이블 텔레비전이 처음 나왔을 때, 채널은 100개로 늘어났는데 '여전히' 볼 게 없다는 농담은 아이러니의 극치인 듯했다. 오늘날 그것은 뻔한 얘기가 되었다. 이러한 딜레마는 많은 연구자들이 주목해 왔는데, 그 가운데 오린 클랩은 자신의 저서 『과부하와 권태』(Overload and Boredom)에서 "여가와 부의 증대, 정보와 자극의 증가가······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권태로 이어진다는 심각한 역설"을 지적한다. 다..
「라스베이거스의 슬롯 머신 도박에 대한 연구에서, 인류학자 나타샤 스컬(Natasha Schull)을 미국인들은 너무도 많은 선택의 기회에 직면하지만, 그것들이 진짜 선택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선택의 환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과부하의 느낌을 주기엔 충분하나 목적의식 있는 삶을 가능케 하기엔 모자란 환상. 벗어나기 위해, 도박사들은 목표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것인 기계 구역으로 도망간다. 도박 중독자는 다른 것들은 차단되는 패턴에 편안함을 느끼면서 게임에 머물고만 싶어한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컬은 비디오 게임의 심리에 대한 내 연구를 인용한다. 초창기부터 비디오 게임 플레이어들은 이기는 것보다는 늘 조금 다르지만 늘 같은 새로운 심리적 장소에 가는 것에 더 관심을 두었다. 도박사와 ..
염구가 말했다. "선생님의 도(道)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힘이 부족합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힘이 부족한 자는 중도에서 포기하는데 지금 너는 스스로 한계를 긋고 있다."(옹야/12) 「즉, 그는 모든 인간의 미흡한 상태를 소여(所與: 주어진 바)가 아니라 하나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모든 인간의 불완전한 상태가 어쩔 수 없는 운명에 의해 주어진 것인가, 스스로에 의한 그때 그때의 선택인가 하는 것은 객관적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현재 상태를 위대한 지향에 의해 조성된 의미망 속에서 재인식할 때 그것이 선택으로 인식된다는 사실이다. 아무런 지향이 없는 자에게 있어서 삶은 지루한 일련의 소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향은 소여를 자기 책임속으로 끌어들이고, 결국..
「결정을 내리는 일이 버거운가? 지극히 사소한 일에서조차 말이다. 우유부단한 사람은 옷, 모자, 자동차, 가구, 샐러드 드레싱, 애피타이저, 책, 대학, 일 등의 모든 것들에 대해 딱 들어맞는 것을 찾느라 조바심을 낸다. 그 결과 우유부단함과 불확실성만 품게 된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이분법적 성향이 낳은 직접적인 부산물이다. 우유부단은 옳고 싶다는 바람에서 비롯된다. 결정을 뒤로 미루면, 틀렸다고 생각될 때마다 느끼는 불안에 대처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결정을 내릴 때 일단 옳고 그름의 기준을 내던지면 훨씬 쉽고 명쾌해진다. 옳은 선택이란 없다. 다른 선택만 있을 뿐이다. 어떤 결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결과를 옳고 그름, 선악, 심지어는 우열로 판단하지 않는다면 우유부단이라는 노이로제에서 벗어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