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과거, 현재, 미래의 동시성, 그리고 초고대문명| '시간의 그림자' by 러브크래프트 본문

모험러의 독서기

과거, 현재, 미래의 동시성, 그리고 초고대문명| '시간의 그림자' by 러브크래프트

모험러


"그들은 인간이 출현하기 5천만 년 전까지 생존했다. 전설에 따르면, 그들이야말로 시간의 비밀을 정복한 유일한 종족이자 가장 위대한 존재였다.


그들은 예리한 정신과 함께 그 자신을 과거와 미래에 투사함으로써 인간에게 전수되고 앞으로 그럴만한 지식들을 이미 완벽히 습득한 상태였다. 심지어 영겁의 시간을 통과했으며, 모든 시대의 지식을 연구했다. 인간의 신화를 포함해 예언자들의 전설은 모두 그 종족이 성취한 지식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은 방대한 도서관 시설에 지구의 모든 연대기와 과거에 생존했던 종족과 미래에 도래할 종족들을 기록한 엄청난 양의 문서와 그림을 축적해 놓았으며, 각 종족의 예술과 업적, 언어, 정신세계까지 완벽하게 구현해 냈다."


"나는 과거에서 은폐된 비밀에 전율하고, 미래에 다가올 위협에 몸서리쳤다. 인류의 멸망 이후 도래한 존재들이 암시한 인류의 운명이 너무도 충격적이어서 나는 감히 이 자리에 밝힐 수가 없다."


"나는 녹슬지 않는 직사각형의 지하 공간에 보관된 방대한 기록물을 떠올리며 또 다시 집요하고 치명적인 유혹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꿈과 전설에 따르면, 바로 그곳에 4차원 우주 공간의 과거와 미래를 포함하는 모든 역사가 간직되어 있었다. 태양계의 모든 천체와 시공을 망라해 불려온 정신체들이 기록한 역사였다. 미친 소리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미 나처럼 미쳐 버린 밤의 세계로 비틀거리며 들어와 있지 않은가?"


"나는 그때 막 떠오르기 시작한 서고의 기원과 실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 인간이 서고에 접근해도 괜찮을까? 영겁의 세월 동안 방치된 문을 인간의 손으로 열 수 있을까? 잠금 장치는 여태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그리고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며, 찾아내려고 애쓰면서도 두려워하는 그것은 무엇인가? 머리가 터질 듯 무시무시한 과거의 진실일까, 아니면 그 모든 것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 증거일까?"


"나는 알 수 없다. 그 심연과 그 속의 존재들이 실재한다면, 희망은 없다. 그렇다면 인간의 세계에 이미 시간을 초월한 무수한 그림자와 가상의 형체가 드리워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다행히 그 모든 것이 신화에서 잉태된 또 다른 꿈이 아니라고 할 만한 증거도 없다."


참조한 책: H.P. 러브크래프트, 러브크래프트 전집 2권, 정진영 옮김. 황금가지.

리뷰. 서평.

모험러의 책방

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