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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도, 사람도..| 야수는 죽어야 한다 독서기 #3(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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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도, 사람도..| 야수는 죽어야 한다 독서기 #3(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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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꾸물거리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이런 말로 설명이 되리라 생각한다. 연인이 수줍어서라기보다는 이제 사랑을 이루리라는 달콤한 기대를 오래도록 맛보고 싶어 꾸물거리는 것처럼, 증오심을 간직한 사람은 자신의 증오심을 음미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희생자를 흡족하게 바라보고, 그러고 나서 자신의 증오를 완성시켜 줄 행동에 착수하는 것이다.


햄릿의 지루한 '우유부단함'도 이렇게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혹시 햄릿의 우유부단함이 복수에 대한 기대감을 오래 즐기고,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달콤하고도 위험스러운 증오라는 음료를 한 방울 한 방울씩 아껴 가면서 먹고 싶어서라는 말을 한 학자는 없었던가? 없을 것이다.


햄릿은 우유부단하고 소심하고 변덕스러운 신경증 환자가 아니었다. 그는 증오에 있어 비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뛰어난 예술로 바꾼 사람이다. 늘 무언가를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적의 몸뚱이를 속속들이 빨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최후에 왕의 죽음은 빈껍데기, 알맹이가 모조리 빠져나간 껍데기가 버려진 것에 지나지 않았다."


"야수는 죽어야 할 운명에 있고, 인간 또한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야수도 사람도 모두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참조: Nicholas Blake, The Beast Must Die, Agora Books.(kindle edition)

번역문 참조: 황금가지판. 이순영 옮김. 야수는 죽어야 한다, 니콜라스 블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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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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