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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산골짜기에 살고 계신 선생님 댁에 놀러 갔을 때이다. 선생님께서 손수 지은 황토집 앞마당에 둘러앉아 역시 선생님께서 손수 담근 술과 손수 준비한 생선요리를 먹으며 우리는 이야기를 나눴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별은 빛을 보내주고, 개구리는 개골개골 노래해 주며, 산 기운을 머금은 청량한 바람은 아예 같이 한잔하자며 동석했다. 어느새 나타나 따로 그릇에 담아 놓은 생선 머리를 낚아채 구석에서 열심히 냠냠거리는 고양이 친구를 느긋하게 기대앉아 바라보고 있는데, 마당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정태춘 아저씨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소리 없이 어둠이 내리고
길손처럼 또 밤이 찾아오면···.

그렇게 기척도 없이 찾아온 그날의 마지막 친구를,
우리는 반갑게 맞이하였다. 

12/07/24

* 정태춘, <촛불>


http://youtu.be/Qhx1drFl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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