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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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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제국)의 정의와 대의를 위한 활동에 따르는 부수적 피해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저 영웅 간의 심리치료와 위로만 있을 뿐. 그러나 부수적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반발과 저항은 철저히 응징된다. 극 중 악당은 "제국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고자 했으나 영웅(제국)은 붕괴하지 않는다. 대립은 표면적이었을 뿐, 영웅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적 앞에서 그들은 다시 일치단결한다. 힘없는 자들은 복종하고 순응할 때는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나 목소리를 내고 떨쳐 일어나면 혐오와 박멸의 대상이다. 영웅등록법을 반대하는 선봉에 캡틴 아메리카가 선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힘이 선이다. 제국은 언제나 옳다. 우리는 그 누구에게서도 통제될 수 없다. 며칠 전, 42명의 사망자를 낸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병원 오폭 사건과 관련해 미군 16명이 징계를 받으나 형사처벌은 없을 것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부수적 피해는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고의는 아닌" 방식으로,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부수적이고 우연적이지 않은 확고하고 구조적이고 불평등한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다.** 이달의 부수적 피해: 42, 총합 ㅇ명, 보고 끝. 기대하고 봐서인지 기대를 안 하고 본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보다 더 재미있었다.


16/05/01


* 뉴시스, 16-04-29, <미 아프간 민간병원 오폭 16명 징계..형사처벌 없어> 

** 지그문트 바우만, <부수적 피해: 지구화 시대의 사회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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