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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소설가를 꿈꾸는 사람은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책이고, 소설가의 정신 세계가 궁금한 사람도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이 책은 소설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좌절과 희망을 동시에 준다. 좌절은 소설가가 되는 건 운이라는 것이다. 타고나야 한다,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너무 운명론적인 느낌이 드니 일단 운이라고만 해두자. 하루키는 야구 경기를 보며 맥주를 마시다 생각한다. '그래, 소설을 써야 겠다.' 이것은 하루키 본인도 영어의 에피퍼니(epiphany)라는 단어를 빌려 말하는 바, 일종의 계시다. 사도 바울이 느닷없이 계시를 받아 사도의 삶을 살기 시작했듯, 하루키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와 소설가의 삶을 시작한 것이다. 계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종의 예언도 이루어진다. 생애 처음으로 ..
https://youtu.be/a5LD31hp1EE 나는 정채산의 눈을 바라보았다아니, 저절로 그의 눈에 빨려들어갔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이미 기운 배다 조선은나는 알지 못한다대체 조선에 목숨 걸고 지켜야 할만한 고귀한 것이 뭐가 있었나오히려 황국은 나의 눈을 뜨이게 하고 나의 능력을 일깨워주지 않았나 대체 무엇이 이 사내의 눈빛에이토록 강렬한 신념이 깃들게 했는지 나는영원히 알 수 없을 것만 같다 대한독립만세?웃기는 소리다 역사?승리한 자들은 선지자 항목에 이름 올리고패배한 자들은 반란자, 테러리스트의 항목에 이름을 올릴 뿐이다 아, 그러나 내 마음은 왜 이토록 동요하는가 그가 내게 시계를 주며 말한다"앞으로 내 시간을 이동지에게 맡깁니다." 나는 나 자신도 믿지 못하는데어째서 이 자는 자..
영웅(제국)의 정의와 대의를 위한 활동에 따르는 부수적 피해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저 영웅 간의 심리치료와 위로만 있을 뿐. 그러나 부수적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반발과 저항은 철저히 응징된다. 극 중 악당은 "제국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고자 했으나 영웅(제국)은 붕괴하지 않는다. 대립은 표면적이었을 뿐, 영웅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적 앞에서 그들은 다시 일치단결한다. 힘없는 자들은 복종하고 순응할 때는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나 목소리를 내고 떨쳐 일어나면 혐오와 박멸의 대상이다. 영웅등록법을 반대하는 선봉에 캡틴 아메리카가 선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힘이 선이다. 제국은 언제나 옳다. 우리는 그 누구에게서도 통제될 수 없다. 며칠 전, 42명의 사망자를 낸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병원 오폭 사건과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