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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는 숨-에너지 하나만을 중시한다 본문
「인간의 삶은 숨-기(氣)의 집중이다. 이러한 기의 집중으로부터 삶이 나오고, 그 기가 소산되면 죽음이 다가온다. ······ 이러한 사실에 근거해, 장자는 “세계 전체를 관통하며 그것을 교통하게 만드는 것은 모든 것을 단일하게 묶어주는 바로 이러한 기이다”라고 말한다(22장, 곽경번 판, p.733).
이 간결한 경구는 매우 중요한데, 그 이유는 그것이 무엇보다도 우선 서구인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급진적으로 관념론과 유물론의 대립을 해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언명은 그것이 지닌 철저한 자연주의적 특징 ― 현상계를 넘어서고, 그것과 단절된 다른 세계에 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도입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 때문에, 쉽사리 유물론적이라고 규정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규정하는 것은 여기에서의 원인이 원자 상태로 환원되는 물질들(입자들)을 설명하는 “인과론적” ― 총체적으로 결정론적인 ― 원인이 아니라, “정신적 차원”에 의해 자기조절되는 숨”(에너지)의 창발적 원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숨(에너지)을 통해 근원적인 흐름과 연결되는바, 나는 이 관대하고 만물 생성적인 흐름으로부터 생명력을 직접적으로 그리고 항구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마치 서구인이 [관념론적인 관점에서] 생명력을 신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생각하듯이 말이다.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지혜”(“도덕적인 것”, “영적인 것” 또는 “가치들”) ― 이러한 용어들의 차이점은 목표의 이념으로부터 가장 완벽하게 벗어난 정점에서 사라진다 ― 는 “오직” 원초적 흐름으로 되돌아갈 때만 성립하게 된다. 사실 나는 나라는 존재를 현실화하는 가운데 개별화하는 나 자신을 응집시키느라 생겨나게 된 불투명성을 뛰어넘어 바로 이 원초적 흐름으로 되돌아가게 되는바, 이 흐름은 총체적으로 끊임없는 실현과 그 실현의 해체를 통해, 바로 그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생명력을 유리한 방향으로 새롭게 활성화한다. 이와 같은 지혜는 나의 삶을 새롭게 자극한다.
좀 더 간결하게 말하자면, 지혜는 모든 내면적 장애물과 고착된 집중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 자기 세계에 둘러싸여 정체되지 않고 깨어 있음의 상태[覺]를 유지함으로써, 기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재결합하는 것이다. 장자는 이를 좀 더 고상하게 한마디로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현자는 [숨-에너지] 하나만을 중시한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16/03/10
* 프랑수아 줄리앙. (2014). 장자, 삶의 도를 묻다. (박희영, Trans.). 파주: 한울. 에서 발췌, 수정.
2015/04/04 - 2500년 전부터 집중력의 비밀을 파헤쳐온 불교
2014/11/25 - 기(氣)만이 발하고 이(理)는 거기에 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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