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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신은 죽었다

모험러

「(일라이) "현대사회에는 신비가 남아있지 않아. 과학의 세례를 받은 세대가 신비를 모두 죽여버렸지. 합리주의자는 불확실성과 미지를 숙청하고 쫓아냈어. 지난 수백 년간 속 빈 종교가 어떻게 되어 갔는가를 봐. 신은 죽었다 ― 사람들은 말하지. 맞는 말이야. 그는 살해당하고, 암살당했어. ... 그리하여 종교도 사라졌어. 종교는 이제 끝이야. 그리고 우리가 내팽개쳐진 곳을 봐. 끔찍한 하늘 밑에서 외톨이가 되어, 그저 삶의 종말을 기다리고 있잖아. 그저 종말만을."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이 여전히 교회에 가." 티모시가 말했다.


"습관적으로. 두려움에서. 사회적 필요에 따라. 그들이 자신의 영혼을 신에게 내보이던가? 네가 신에게 네 영혼을 열어 보였던 적이 언제야, 티모시? 올리버 너는? 네드는? 그리고 나는? 우리가 그런 생각을 한번 해보기라도 한 게 대체 언제이지? 우스꽝스럽게 여겨질 뿐이잖아. 신은 전도사들과 고고학자들과 신학자들과 사이비 신도들에 의해 너무 오염되어서 그가 죽은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야. 어쩌면 자살이지.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되었지? 우리 모두 과학자가 되어 삼라만상을 중성자와 양자와 DNA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나? 신비는 어디로 갔지? 심원함은 어디로 갔지? 이제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스스로 찾아야만 해." 일라이가 말했다.」*


(Eli) "There's no mystery left in modern life. The scientific generation killed it all. The rationalist purge, driving out the unlikely and the inexplicable. Look how hollow religion has become in the last hundred years. God's dead, they say. Sure he is: murdered, assassinated. ... So religion's gone. It's over. And where does that leave us? Alone under an awful sky, waiting for the end. Waiting for the end."


"Plenty of people still go to church," Timothy pointed out. 


"Out of habit. Out of fear. Out of social necessity. Do they open their souls to God? When did you last open your soul to God, Timothy? Oliver? Ned? When did I? When did we even think of doing anything like that? It sounds absurd. God's been so polluted by the evangelists and the archaeologists and the thelogists and the fake-devout that it's no wonder He's dead. Suicide. But where does that leave us? Are we all going to be scientists and explain everything in terms of neutrons and protons and DNA? Where's mystery? Where's depth? We have to do it all ourselves," Eli said.


「우리는 어떻게 바닷물을 다 마셔 없앨 수 있었을까? 지평선을 송두리째 지워버리도록 우리에게 지우개를 준 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우리가 이 지구를 태양으로부터 떼어버렸을 때, 우리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이제 지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모든 태양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지금 계속 추락하고 있는 것 아닌가? 뒤로, 옆으로, 앞으로, 즉 모든 방향으로? 아니 도대체 '위'나 '아래'가 있기난 한 것인가? 우리는 지금 무한한 무(無) 속을 방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텅 빈 공간이 우리에게 입김을 불어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더 추워지지 않았는가? 줄곧 밤이 오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또 더 많은 밤이?」**


- 니체


15/09/01


* Robert Silverberg, <The Book of Skulls>에서 대충 번역.

** 막스 베버. (2006). 직업으로서의 학문. (전성우, Trans.). 나남출판. 옮긴이 보론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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