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15)
모험러의 책방
「에서 좋은 설문 조사를 하나 했다고 한다. 엘모어 레너드(Elmore Leonard)의 『글쓰기의 10가지 규칙』(10 Rules of Writing)에서 영감을 받아 영어권 작가들에게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팁이나 규칙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는 것이다. 설문 조사에 응한 로디 도일(Roddy Doyle)은 '웹사이트는 하루에 정해 둔 몇 군데만 접속할 것! 자료 조사를 위해 정말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평소 좋아하는 웹사이트 근처에 접근도 하지 말 것!'을 자신의 우선순위로 꼽았고, 재디 스미스(Zadie Smith)는 자신의 7번째 규칙을 '인터넷 설치가 안 된 컴퓨터로 작업할 것!'으로 꼽았다. 조너선 프랜즌(Jonathan Franzen)은 "인터넷 설치가 되어 있는 컴퓨터로 작업..
"훌륭한 작가는 3퍼센트의 재능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97퍼센트는 인터넷에 휘둘리지 않는 능력이다."* - 사이러스 파리바르 15/04/05 * 크리스토프 코흐. (2011). 아날로그로 살아보기. (김정민, Trans.). 율리시즈. 2015/02/13 - 작가는 그냥 쓴다 2014/02/16 - 창작자들의 보물 2015/04/07 -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우리 주의는 중독을 끊고, 자신의 소중한 가치와 목표를 위협하는 유혹을 물리치고, 끝까지 노력을 경주해 나가고, 인간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가며, 자신의 이기적인 동기를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 있다. 이런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윌터 미셸) ... 마시멜로 과자 수백 개를 들여 실험을 한 뒤에, 미셸은 자제력의 비밀을 밝혀 나가기 시작했다. 윌리엄 제임스는 자제력을 인간성의 핵심 개념으로 생각했지만 20세기가 다 지나도록 주된 연구의 대상이 되지 못했었다. 한편 고대 그리스인에게는 충동성을 가리키는 말이 있었다. 바로 akarasia인데, 의지력 박약을 뜻하기도 한다.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과 안젤라 리 덕워스(Angela Lee Duck..
"우리는 인간적 성질은 사물에 주고, 서로는 물건 취급하기로 결심한 듯 보인다."* 15/03/28 * 셰리 터클. (2012). 외로워지는 사람들. (이은주, Trans.). 청림출판. 수정. 2013/04/06 - 마음이 그 도리를 잃으면 2013/12/22 - TV 광고의 도덕적 세계 외로워지는 사람들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경고할 때, 보통 과학이나 기술의 경쟁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사상이나 가치가 아니라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더 많은 엔지니어, 생화학자, 나노역학자와 창업자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문화 경험이 풍부한 국민도 길러내야 한다. 정책입안자, 명문장가, 정책가······.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을 길러내는 데는 오랜 독서와 작문 기간, 옳은 행동을 칭찬해주고 잘못된 행동을 질책해줄 멘토, 사교생활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부모, 어려운 단어에 이상한 눈길을 보내는 대신 그들의 지적 능력을 존중해줄 또래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가정과 학교, 마을과 시장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가장 멍청한 세대와 이들의 실패는 현재 진행형이며, 이를 해결하는 데 민주..
「여류 정치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에서 자동화가 내세우는 유토피아의 약속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그 결과는 천국보다는 잔혹한 장난처럼 느껴질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그녀는 "현대 사회는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하고, 그 번 돈을 쓰는 게 자신을 정의하고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인 '노동하는 사회'(laboring society)로서 조직되어왔다"라면서 "먼 과거에 꿈꿨던 고차원적이면서 더 의미 있는 활동들은 주변부로 밀려났거나 기억 속에서 사라졌고, 외로운 개인들만 남아서 자신들이 생계를 꾸리고 있는 게 아니라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 기술이 노동의 고역과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인류의 일관된 바람을 이뤄준다는 시각은 왜곡됐다. 기술은 우리를 여러 가지 문제들로 가득..
"The fact is the sweetest dream that labor knows." (실재는 노동이 알고 있는 제일 달콤한 꿈이다.) - Robert Frost, 중 「이 구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수수께끼이다. ... 하지만 이 구절과 이 시에서 프로스트가 찾아낸 것은 삶과 앎을 위해서는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이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일을 통해서만 우리는 존재, 즉 '실재'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이해가 아니다. 이것을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 이것은 속삭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속삭임을 듣기 위해서는 그 속삭임이 들리는 곳에 아주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 15/03/24 * 니콜라스 카. (2014). 유리감옥: 생각을 통제하..
"학습은 비효율성을 요구한다."* 15/03/24 * 니콜라스 카. (2014). 유리감옥: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이진원, Trans.). 한국경제신문. 2012/05/12 - 비효율성의 효율성 2013/05/12 - 쓸모없음의 쓸모있음 2015/03/03 - 지나친 효율은 위험을 높인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도전적인 과제, 명확한 목표, 직접적인 피드백이 지식과 기술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생성'하게 해준다. 이 과정에서 재능이 발휘되고 '몰입'하게 된다. 이렇게 오랜 시간 훈련과 연습이 쌓이면 그것은 '자동성'이 된다. 머리(의식)로 해석하기 이전에 몸(잠재의식)이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자동화는 뇌의 선천적인 자동성 능력을 확대해주기보다는 오히려 손상시킨다. 반복적인 정신 훈련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만, 더불어 심도 깊은 학습을 하지 못하게 막는다. 지식을 생성하고, 기억력을 풍부하게 하고, 기술을 쌓아주는 실제 세계에서 벌이는 연습에 참여하지 못할수록 우리 마음에는 자동화에 대한 안심과 편향이 생긴다. 이 문제는 컴퓨터 시스템들이 우리가 하는 행동에 대한 직접적이고 순간적인 피드백을..
「1970년대 후반부터 인지심리학자들은 이른바 '생성 효과'(generation effect)라는 현상을 연구해왔다. 이 현상은 어휘들을 연구하던 도중 처음으로 관찰됐는데, 사람들은 종이에 적혀 있는 단어들을 단순히 읽을 때에 비해 그 단어들을 적극적으로 기억해내려고 할 때, 즉 단어들을 머릿속에서 '생성해낼 때' 훨씬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이후로 다양한 환경 속에서 생성 효과가 기억과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여러 실험 결과, 글자와 단어의 기억뿐만 아니라 숫자, 사진, 소리, 수학문제 풀이, 사소한 질문에 대한 대답, 이해하며 읽기와 관련된 활동에도 모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최근 실시된 연구 결과들을 통해 생성 활동은 고차원적인 교습과 학습에도..
「요즘 책 읽는 게 어렵다고 느끼나? 기사 하나 끝까지 읽는 것도 힘이 드는가? 온라인으로 읽는 방법은 책을 읽는 방법과 아주 다르다. 웹상에선 읽질 않는다. 웹 사용 전문가 제이콥 니엘슨이 오랫동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그냥 훑는다.’」* 「우리는 뇌에서 과도하게 ‘빨리 생각하고 빨리 정신이 산만해지는’ 부분을 발전시키고 있고, ‘길게 생각하고, 창의적이고, 숙고하고, 고독하게 찾는, 생각을 확고히 하는’ 부분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있다.」* 「지루함은 좋은 것이다.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이 창작의 전주곡이다. 삶에서 몇 남지 않은 사치를 즐기는 것일 뿐 아니라, 외부의 세계를 흘러 보내도록 허락하며 머리 깊은 곳에 있는 것들을 탐험해 볼 수 있는 마음의 상태다. - 리처드 왓슨」* 15/03..
― 남들은 아이디어 고갈을 얘기하는데, 박 선생님은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서 글 쓸 시간이 부족하다 뭐 그런 말도 하셨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실제로 글을 쓰는 시간은 되게 짧아요, 나머지는 뭐냐면 그냥 생각하고.. 그렇게 멍하니 생각하고 있다 보면 그 사람이 되게 심심해져요. 정말 심심해지거든요. 그거 쉽지 않은 일이에요. 심심해지는 거는 되게 힘든일이에요. 왜냐하면 전화만 걸려와도 심심한 게 깨지잖아요. 방송을 듣는대거나 이래도 심심하지 않잖아요. 자기가 무슨 고민을 한다거나 이래도 심심한 거 못하거든요. 실은 그게 되게 어려워요. 그래서 메일 주고받는 용도 외에는 거의 방송 뭐 그런 것도 안보고.. 인터넷도 안하고.. 그냥 심심하게 가만히 있어요. 그러다보면은 사람이 심심하면 별생각이 다 들거든요..
니콜라스 카는 에서 인터넷이 우리의 뇌를 바꾸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클릭질에 중독되어 바보가 된다. 치밀하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끈기가 사라지고 집중력이 약해진다. 클릭질이 주는 즉각적인 보상에 맞춰 뇌의 신경세포가 재구성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접속한 채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일이든, 공부든, 대화든, 사랑이든) 온갖 유혹적인 음식을 곁에 두고 집중력을 유지하려는 것과 같다. 사랑은 대상에게 주의를 집중하는 힘이다. 집중력이 없으면 생각만 얕아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있는 능력도 약해진다. 가장 좋은 대안은 지금 당장 랜선을 뽑아버리고 스마트폰을 팔아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인터넷을 이용하며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대안을 소개한다. 지금부..
소비자 혹은 자기착취자의 삶과 거리를 두기 위해 꼭 '파이트 클럽'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 좋은 방법의 하나는 심심함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 첫걸음은 심심함이 찾아올 때, 게임, 음악, 드라마, 소설, 일거리 들에 빠지지 말고 가만히 자기 자신과만 있어 보는 것이다. 떠오르는 생각을 지켜보며. 아무것도 보지 않고, 아무것도 듣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얼마나 홀로 있을 수 있는가? 심심함과 친구가 되는 만큼 무언가를 하지 않을 힘이 세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12/07/18 * 홍신자 선생의 책 제목. 2012/03/16 - 쉼 2012/03/22 - 심심함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1969년, 23세의 존이 나바호 인디언 기숙학교 교사로 일할 때이다. 그곳 아이들은 가난하여 입은 것이 가진 것의 전부였다고 한다. 그러니 장난감 따위가 있을 리 없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심심해하지 않았는데 서로 모여 늘 우지끈 뚝딱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어 재미나게 놀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행복했다. 적어도 훗날 사회에 나가 인종차별로 상처받기 전까지는. 그 해 크리스마스, 존은 가족을 만나러 집으로 갔다.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로 선물상자가 한가득 쌓여있었고 그의 열 살짜리 동생은 장난감들이 어지러이 널려있는 거실에서 친구와 함께 TV를 보며 다음과 같이 투덜대고 있었다고 한다. "아이, 심심해." 12/03/22 * 그라프&왠&네일러, 참조.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