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력의 핵심은 상상력과 집중력

「"우리 주의는 중독을 끊고, 자신의 소중한 가치와 목표를 위협하는 유혹을 물리치고, 끝까지 노력을 경주해 나가고, 인간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가며, 자신의 이기적인 동기를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 있다. 이런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윌터 미셸)

... 마시멜로 과자 수백 개를 들여 실험을 한 뒤에, 미셸은 자제력의 비밀을 밝혀 나가기 시작했다. 윌리엄 제임스는 자제력을 인간성의 핵심 개념으로 생각했지만 20세기가 다 지나도록 주된 연구의 대상이 되지 못했었다. 한편 고대 그리스인에게는 충동성을 가리키는 말이 있었다. 바로 akarasia인데, 의지력 박약을 뜻하기도 한다.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과 안젤라 리 덕워스(Angela Lee Duckworth)는 8학년생 164명을 대상으로 한 학년 동안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학생들의 자제력 점수가 IQ에 비해 "최종 성적, 좋은 고등학교 입학, 숙제에 투자하는 시간,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시간, 숙제를 시작하는 시간"과 관련해 두 배나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 ... 마시멜로 테스트를 통해 유치원생들의 미래가 어떨지 미리 엿볼 수 있었던 것처럼 자기 조절력은 중학생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알려 주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의지력을 발휘하게 하는가? '집중력을 이용한 통제'가 바로 의지력을 움직이는 동력이자 즉각적인 만족에 저항하는 수단이다. 유치원생들이 과자의 맛있는 면에 집중하자 더 큰 보상을 잘 기다리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 보라. 아이들은 과자를 사진이나 구름 등으로 생각하며 과자의 좋은 측면들과 거리를 두지 않으면 안 되었다. 또 재미있었던 기억이나 조그만 장난감에 집중하는 등 스스로 과자에서 주의를 돌리려는 노력 역시 아이들이 10분 이상을 기다리는 데 도움을 주었다. 결국 아이들은 자기들이 가진 집중력을 활용해 유혹을 물리친 셈이다. 그리고 대체로 집중력이 좋은 어린 운동선수들이 인내심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셸과 그의 동료인 오즈렘 에이덕(Ozlem Ayduk)은 이 아이들은 "지속적인 동기 부여를 위해 상황 속에서 감정을 자극하는 특성들에 잠깐 집중한다. 그러다 금세 상황을 다시 냉정하게 바라보고 거리를 두어 지나친 자극과 절망감을 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한다. 

이 대목에서도 우리는 집중력이 어떤 식으로 우리 마음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우리는 집중력을 통해 마음속의 목표와 견해를 유지해 나가면서 단기적 소망이나 생각지 못한 감정적 반응에서 비롯되는 들뜨는 마음을 가라앉힌다. 나아가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와 외부 세계를 자세히 살펴 자신이 가진 목표를 성취하고, 거기서 생기는 방해물을 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자기 조절력은 단순히 "무엇을 하지 못하게 막는" 기술만은 아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상황을 미리 가정해 보는 힘"도 얻을 수 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연구하는 러셀 바클리(Russell Barkley)는 내면의 정신 활동을 이용하면 "실수를 저질러 현실에서 고통받지 않고도" 미래를 미리 시험해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자기 조절력은 (인식적 차원에서든 물리적 차원에서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게 해 주는 본질적인 힘이다.」*

15/04/03

* 매기 잭슨. (2010). 집중력의 탄생. (왕수민, Trans.). 다산북스. 발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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