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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는 사회가 갈구하는 형태로 일어난다 본문
-일본의 대표적인 사회파 추리소설작가인 미야베 미유키가 < 모방범 > 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오해를 각오하고 말하자면, 범죄란 사회가 갈구하는 형태로 일어나기 마련이다." 추리소설은 읽으세요?
"읽습니다. 뭘 읽는지는 얘기할 수 없구요. 1980년대엔 생계형 범죄나 원한, 치정 문제가 많았어요. 그런데 90년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지존파, 막가파 같은 부류들이 '부자는 다 죽어야 한다, 세상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이런 투사 같은 얼굴로 사회저항적인 얘길 하면서 등장하죠. 그러다 2000년 초반에 유영철, 정남규 같은 연쇄살인범들이 나타납니다. 지금은 분노하는 범죄가 가장 많아요. 외국에선 그걸 'hate crime'이라고 하고, 한국에선 무동기 범죄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어요. 이 배경에는 경제적인 요인이 있어요. 미국의 연쇄살인범들이 나타났던 시기도 신자유주의의 영향이 있습니다. 정부가 축소되고 자유경쟁에 맡기자는 정책으로 경제발전을 했지만 그 이면에 엄청난 대가가 있었고, 그게 연쇄살인이에요. 제가 800명의 범죄자들을 만나보면 엄청난 분노가 있어요. 사회적으로 배제되었고, 노력해도 잉여인간이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사실 이건 인류 전체가 겪고 있는 현상이에요. 하지만 그들은 이 문제를 왜곡된 형태로 내면화한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사람을 시기합니다. 빼앗고 파괴하는 것으로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거죠. 범죄자들에게 왜 죽였어라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해요. 나는 불행한데 너무 행복하게 웃길래 화가 나서 그랬다고."*
- 프로파일러 권일용
잉여인간이 되는 삶들..
1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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